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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in이슈] ‘포경(고래잡이) 도시’ 울산 장생포에 걸린 저주?!

지난 14일 울산시 남구 고래생태체험관 앞에서 폐사한 돌고래의 사체가 초록색 천에 싸인 채 화물차로 옮겨지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3일 울산 남구청이 장생포 고래생태체험관에 전시하기 위해 일본 와카야마현 다이지에서 들여온 큰돌고래 두 마리 중 한 마리가 폐사했다. 고래생태체험관 측은 돌고래가 갑자기 호흡곤란을 일으켜 사망에 이르렀고 정확한 폐사 원인을 알아내기 위해 부검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부검을 맡은 경북대 수의대 병원 관계자는 “호흡곤란을 유발하는 ‘혈흉(폐에 피가 고이는 현상)’이 죽은 돌고래의 폐와 심장 쪽에서 발견됐다”며 “정확한 폐사 원인을 알아내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동물보호단체들은 반대를 무릅쓰고 돌고래 수입을 강행한 울산 남구청을 비난하고 나섰다. 핫핑크돌핀스와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 등 동물보호단체는 “하루 160㎞를 이동하며 살아가는 돌고래를 고작 15m 크기의 수족관에 가두었다”며 “밀실 행정으로 전시작전 치르듯 돌고래를 수입하고 5일 만에 죽게 한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생포 고래생태체험관에서 돌고래가 폐사한 것은 이번을 포함해 총 6마리다. 지난 2009년 체험관이 개장하면서 일본에서 4마리의 돌고래를 들여왔으나 암컷 1마리가 2개월여 만에 폐사했다. 2012년 3월 암컷 2마리를 추가로 들여왔는데, 이 중 한 마리가 전염병으로 죽었다. 2014년 3월에도 암컷 한 마리가 새끼를 낳았지만 수족관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3일 만에 폐사했다. 또 이 어미 돌고래가 이듬해 6월에 다시 출산했으나, 새끼가 이번에도 6일 만에 죽었다. 2015년 8월에는 수컷 1마리가 패혈증으로 폐사했다. 이렇게 많은 돌고래가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채 죽어갔지만 울산 남구청은 일본에서 돌고래 수입을 강행했다.

지난 14일 오후 울산시 남구청 앞에서 동물보호단체 회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남구의 돌고래 수입을 규탄하고 있다. /연합뉴스




동물보호단체들은 돌고래 죽음의 원인이 울산 남구청이 돌고래의 생태적 가치와 동물복지에 무지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돌고래를 들여오면서 고래생태체험관 측이 약속한 ‘사육환경개선’이 현실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고래생태체험관은 이번 돌고래 수입에 대한 반대 여론이 커지자 돌고래가 바다와 같은 환경에서 편안하게 지낼 수 있도록 사육환경을 개선하기로 약속하고 수입을 추진했다. 고래생태체험관에서 약속한 사육환경개선 방안에는 ▲돌고래가 물 위로 뛰어오르게 하는 등의 쇼를 진행하지 않고 먹이 주기, 장난감 놀이 등의 프로그램만 진행 ▲공연도 기존에 하루 4회씩 하던 것을 3회로 줄이고 ▲돌고래 쇼 동작도 기존의 13가지에서 9가지로 줄이는 돌고래 쇼 개선 부분과 ▲바닷속 풍경을 그림으로 그려 넣고, 인공 바위 등도 설치 등의 수족관 내부 환경 개선 계획이 담겨있다. 하지만 동물보호단체 측은 이런 약속이 동물에 대한 배려가 아닌 지극히 인간중심적 방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동물보호단체 관계자는 “자연환경에서 돌고래는 하루 100㎞가 넘는 거리를 헤엄치고 30∼50년가량 살지만 좁은 수족관에서 이리저리 부딪치며 얻는 스트레스 때문에 20년 정도로 수명이 줄어든다”며 “특히 새끼들의 경우 1년 생존율이 전 세계적으로 30∼50% 수준이고, 우리나라의 17%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일본에서 울산으로 들어온 지 5일 만에 돌고래가 또 다시 폐사했지만 고래생태체험관 측은 “정확한 폐사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며 체험관 운영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종호기자 phillie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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