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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환의 빅배스' 충당금 1.6조 털고도 농협금융 3,210억 순익

실적 악화 부담에도 "신뢰 회복"

김용환 회장의 '통큰 결단' 결실

건전성 지표도 큰폭으로 좋아져

대우조선 '익스포저 1조'는 복병





농협금융은 조선·해운사 부실로 대규모 충당금 적립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3,210억원의 당기순이익(연결기준)을 기록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는 전년보다 20.2% 감소한 수준이지만 1조7,000억원에 달하는 충당금을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분석이다.

농협금융이 전년 대비 이익 감소를 무릅쓰고 지난해 실적에 대규모 손실을 반영한 것은 김용환 금융지주 회장의 용단이 크게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김 회장은 대규모 충당금 적립으로 적자전환 가능성까지 우려됐지만 지난해 상반기 과감히 충당금 ‘빅배스’ 카드를 꺼냈다. ‘빅배스’는 경영진 교체 등의 시기에 잠재부실을 모두 털어내는 회계 방식으로 후임자는 부담을 덜게 되지만 전임자는 실적 악화에 따른 불명예를 떠안게 되는 부담이 있다. 그런데도 김 회장은 자신의 임기 내 빅배스를 결단했다. 김 회장은 이날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지난해 상반기 빅배스를 결정할 당시만 해도 2,000억원 적자가 예상되는 등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었지만 ‘빅배스’ 없이는 시장에서 신뢰를 얻기 힘들다고 판단했다”면서 “자산건전성이 담보돼야 새로운 사업도 할 수 있어 중앙회와 임직원들을 먼저 설득했다”고 말했다.

김용환 농협금융 회장./이호재기자.


농협금융이 지난해 쌓은 충당금은 1조6,7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10억원이나 증가했다. 대부분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으로 미리 손실을 반영한 것인데 STX조선해양 4,398억원, STX중공업 1,138억원, 창명해운 2,990억원 등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김 회장은 부실을 대충 감추는 것과 달리 특별 전담반을 구성해 향후 2~3년 내 부실 가능성까지 샅샅이 파악했다. 그 결과 지난해 상반기에는 2,000억원의 적자 오명을 썼지만 하반기에는 5,100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순이익은 전년 대비 20% 감소했지만 건전성 지표는 크게 개선됐다.



농협금융의 주력 자회사인 농협은행의 경우 지난해 순이익 1,111억원을 거뒀다. 이자이익은 4조3,821억원으로 전년보다 3.7%(1,578억원) 증가했다. 비이자이익 역시 1,859억원을 시현해 전년보다 45.3% 늘었다.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이 고루 늘었지만 충당금 파고에 순이익이 전년보다 40.0% 감소했다. 충당금은 1조5,845억원으로 전년보다 25.4%(3,211억원) 증가했다. 거액의 충당금을 쌓은 덕택에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36%로 전년 말보다 0.91%포인트 낮아졌다. 연체율도 전년 말보다 0.12%포인트 개선된 0.59%를 기록했다. 다만 농협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대우조선 익스포저는 1조원으로 여전히 복병으로 남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익스포저 중 직접 대출은 1,000억원 수준으로 대부분 선수금환급보증(RG)으로 올해 건조 중인 선박만 인도될 경우 대부분 부담을 덜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또다시 충당금 적립 압박으로 현실화될 수 있는 것이다.

NH투자증권은 2,361억원의 순이익을 올려 전년 말보다 9.8%(201억원) 증가했다. 반면 보험 계열인 농협생명의 순이익은 1,545억원으로 전년보다 7.8%, 농협손해보험도 353억원으로 전년보다 6.4% 줄었다.

한편 농업지원사업비 부담 전 순이익은 6,051억원으로 전년 대비 8.8% 감소했다. 농협 브랜드 사용료의 일종인 농협지원사업비는 농협의 자회사가 농업인 지원을 위해 농협중앙회에 분기마다 납부하는 분담금이다. /김보리기자 bor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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