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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구속...멈춰선 삼성]당분간 미전실 중심 비상경영...'2008년 체제' 재가동 관측도

[삼성 경영공백 어떻게 메꾸나]

1심까진 현상유지 하며 법리적 대응전략 모색

최지성·장충기 기소 땐 '2인자 리더십'도 무너져

지배구조 개편·인사·신규 채용 등 올스톱 우려도

이부진 구원등판 소문엔 "소설 같은 이야기" 일축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이 결정된 17일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은 최지성 실장(부회장) 주재로 긴급회의를 열고 대책을 숙고했다. 이날 새벽부터 삼성 직원들은 바쁘게 서초사옥을 오갔지만 분위기는 침통했다. 지난 1938년 창립 이후 79년 만에 처음으로 총수가 구속된 삼성은 초유의 위기를 돌파할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미전실 고위관계자들은 “법리적 대응에 주력할 뿐 그 무엇도 결정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이 구속되면서 삼성 쇄신안과 중장기 지배구조 개편은 ‘올스톱’됐다.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와 임원 인사를 비롯해 신규채용 일정도 더 불투명해졌다. 결국 전문경영인들 중심의 비상경영체제가 불가피해 보이지만 아직은 섣부른 얘기라는 게 삼성 측의 입장이다. 현재로서는 특검의 동향을 파악하며 법정 싸움에 주력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오너십을 잃어버린 대한민국 1위 기업 삼성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은 당분간 미전실 체제를 유지하면서 비상경영에 돌입한다. 이 부회장이 미전실 해체를 약속했지만 당장 미전실까지 해체되면 삼성은 컨트롤타워를 잃게 된다. 이에 따라 적어도 이 부회장 1심 재판까지는 미전실 중심으로 법정 대응에 주력할 가능성이 높다. 삼성 고위관계자는 “아무것도 결정된 것은 없다”면서도 “현실적으로 미전실 없이는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다만 그룹의 ‘두뇌’인 미전실 기능은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미전실을 이끌던 삼성의 2인자 최 실장과 3인자 장충기 차장(사장) 역시 피의자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들마저 기소될 경우 오너 공백을 대체할 2인자 리더십도 기대하기 어려워진다. 특검은 이날 브리핑에서 삼성의 다른 수뇌부에 대해서도 신병처리를 검토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결국 오너가 부재하고 미전실까지 흔들리는 상황에서 삼성 계열사들은 ‘현상 유지’에 주력할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삼성전자가 추진하던 지주회사 도입도 보류될 공산이 크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이사회에서 이를 공식화했다. 지주회사 전환 여부를 확정 짓는 시점은 다음달 정기 주주총회 전후였지만 이 부회장 구속으로 일정 전체가 헝클어졌다. 삼성생명을 정점으로 한 금융지주회사 설립 방안 역시 특검 수사로 ‘로비 의혹’에 휘말리며 상처를 입었다. 10년을 내다봐야 하는 중장기 지배구조 개편이 딱 멈춰선 셈이다.



삼성은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습이지만 조만간 비상경영체제를 구체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재계에서는 ‘전문경영인 중심의 집단지도체제’가 부활할 것으로 관측한다. 삼성은 2008년 조준웅 특별검사팀의 삼성 비자금 의혹 수사 직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을 때 이 체제를 도입했다. 삼성은 당시 전략기획실(현 미래전략실)을 공식 해체하고 같은 해 7월2일 열린 수요사장단 회의부터 사장단협의체로 전환했다.

이 협의체는 의장인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과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 등이 중심이 돼 그룹 주요 사안들을 결정했다. 사장단협의체 산하에는 ‘투자조정위원회’와 ‘브랜드관리위원회’ 등 비상설 기구를 뒀고 이듬해인 2009년 1월 ‘인사위원회’까지 추가돼 3개 위원회가 그룹 전체 의사결정을 조율했다. 이 체제는 이 회장이 공식 복귀한 2010년 3월까지 1년8개월 동안 유지됐다.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의 여동생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나 어머니인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등 삼성가의 역할이 커지지 않겠느냐는 분석도 나오지만 삼성 측은 “소설 같은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삼성의 비상경영체제가 구체적인 모습을 드러내는 시점은 특검의 수사 기간 연장 문제와도 맞닿아 있다.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 수사와 삼성 수뇌부에 대한 추가 수사가 계속될 경우 삼성그룹이 운신할 폭은 극히 제한된다.

/윤홍우기자 seoulbir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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