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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TUNE FEATURE ¦ 지금 투자자들은 어디를 지켜봐야 하나?

이 기사는 포춘코리아 2017년 2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주식은 비싸 보이고, 채권시장의 변동성은 심해지고 있다. 그러나 포춘이 초대한 투자 전문가들은 미래에도 수익 창출 기회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미국 투자자들은 지난 7년 동안 ‘금융의 역설’ 속에 살아왔다. 주식시장의 꾸준한 성장을 지켜보면서도 더딘 경제성장에 조바심을 내왔다. 그렇다면 공화당이 집권한 새 시대는 장기 상승장을 더 이끌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종류의 불확실성을 낳을 것인가? 포춘이 2017년을 확실히 조망하기 위해 시장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연례 원탁회의(Round Table)를 개최했다.



올해 패널로는 자산 440억 달러를 운용하는 코즈웨이 캐피털 Causeway Capital CEO 세라 케터러 Sarah Ketterer, 티. 로 프라이스 T. Rowe Price에서 1,470억 달러 규모의 타깃-데이트 뮤추얼 펀드 관련 전략을 세우는 자산 배분팀 공동팀장 세바스티안 페이지 Sebastien Page, 1989년부터 기업 소프트웨어업체에 투자해 온 벤처캐피털 업체 휴머 윈블래드 벤처 파트너스 Hummer Winblad Venture Partners의 공동창업자이자 경영파트너 앤 윈블래드 Ann Winkled, 2,190억 달러 자금을 운용하는 오펜하이머펀드 OppenheimerFunds의 선임 투자책임자 크리슈나 메마니 Krishna Memani, 그리고 1조 달러 이상 자금을 운용하는 골드만삭스 자산운용(Goldman Sachs Asset Management)에서 전략 조언 솔루션 부문 글로벌 책임자를 맡고 있는 헤더 케네디 마이너 Heather Kennedy Miner가 참여했다. 본 기사는 그들의 토론 내용을 발췌한 것이다.

맷 하이머 Matt Heimer: 월가 사람들이 말하는 ‘트럼프 트레이드 Trump Trade’ 이야기부터 시작하고자 한다. 도널드 트럼프가 미 대선에서 승리해 전문가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그 후 주가가 반등하고 채권 가격은 급락했다.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것은 무엇인가? 그들은 무엇에 반응하고 있는가?

크리슈나 메마니: 이러한 현상들은 시장에서 오고 가는 이야기와 그 톤의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 우리는 매우 오랫동안 물가 상승 완화와 물가 하락에 대해 이야기해왔다. 지금은 갑자기 누군가가 나타나 세상을 다시 팽창시키고 싶어하는 격이다. 그로 인해 시장 분위기가 바뀌었다.

하이머: 헤더, 이 같은 상황에서 당신의 팀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나?

헤더 케네디 마이너: 우리는 이것이 분명한 체제 변화라고 보고 있다. 선거 후 주식시장은 성장에 대한 낙관주의를 실제로 반영하고 있다. 특히 소득증대와 감세에 낙관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크리슈나가 지적한 부분에서 금리가 회복했다는 사실은 물가 상승 기대가 진짜 높다는 것을 반영하고 있다. 긍정적인 부분은 사업 신뢰도와 소비자 신뢰도가 상승했다는 점이다.

하이머: 세바스티안, 티. 로 프라이스에선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나?

세바스티안 페이지: ‘잔이 반이나 찼다’라는 시각도 ‘잔이 반밖에 남지 않았다’는 시각도 있을 수 있다. 흥미로운 건 주식과 채권 관련 정서가 서로 반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점이다. 주식시장의 내재변동성은 선거 이후 25% 하락했다. 채권의 내재변동성은 30% 상승했다. 이 두 가지 지표는 80% 연관성을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잔이 반밖에 남지 않았다’는 시각을 견지하는 건 ’트럼프 트레이드‘ 현상을 다소 과장한 것이라 할 수 있다. 한편으론 시장이 재정지출을 위해 첫 삽을 뜰 준비가 되어 있는 프로젝트들의 숫자를 과소평가하는 것 같다. 성장에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 교역 제재와 일반적 이민 감소의 영향도 과소평가하는 것 같다.

하이머: 그렇다면 이 같은 내재변동성 변화의 의미는 무엇인가? 본질적으로 투자자들이 갑자기 주식은 덜 위험해지고, 채권은 그 반대로 더 위험해졌다고 생각한다는 걸 의미하는가?

페이지: 그렇다.

메마니: 변동성 자체가 애초에 너무 낮았기 때문에 채권 변동성이 상승한 것이다. 높은 채권 변동성은, 우리가 낮고 안정적인 금리를 기대했지만 이젠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



세라 케터러: 더욱 흥미로운 부분은 기저에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주요 소비재업체, 공익사업체, 기타 금리에 민감한 주식들-우리가 ‘장기 주식(long duration stock)’ 이라고 부르는 것으로, 오랜 기간 현금을 가져다준 주식을 의미한다-즉 경제적으로 더 방어적인 기업의 주식들을 꺼리는 구조적 변화가 나타났다. 이들 주식에 대한 선호도가 하락했고, 이 같은 현상이 선거 이후 더 뚜렷해졌다. 한편, 상대적으로 주기적인 성격이 강하고 재정적 목적이 분명한 가치주들에겐 특히 이번 선거가 또 다른 힘이 됐다. 가치주들은 이런 지원을 받을 자격이 있다.

하이머: 앤, IT 주식은 때때로 우리가 이야기한 경제 주기와 동떨어져 있는 경우가 있다. 당신이 주시하는 기업들은 이번 선거에 어떻게 반응하고 있나?

앤 윈블래드: ‘망 중립성(Net neutrality)’ 이 걱정거리가 될 수 있다. 이민 문제도 매우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데, 모든 기업들이 국제적 기업들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민자가 공동창립자인 기업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IT 부문 예산도 지켜보고 있다. 지속적으로 예산이 증가해왔는지, 이 기업들의 성장이 다른 산업 IT 부문 지출의 증가 및 유지와 연결되어 있다는 확신이 있는지 같은 것들이다. IT 투자자들은 상장 기회가 열려있는지 여부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 2016년엔 그 기회가 천천히 열렸다. 2017년에도 상장 능력을 갖추고 있는 여러 훌륭한 기업이 존재한다. 시장 역동성 덕분에 새로운 기업이 들어설 수 있는 공개시장의 모습이 실제로 생성될 것이다.

메마니: IT 기업들과 관련해 나타난 변화는 조금 더 미묘하다고 생각한다. 시장은 이들 IT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에 대해 상당한 프리미엄을 부여했는데, 앞으로 더 성장할 다른 분야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지점에 변화가 생겼다. 유일한 성장 분야로 빛나던 IT의 위상이 약간 떨어졌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 가치가 하락했다.

마이너: 세금에 대해 한마디 더하자면, 법인세율이 1% 포인트 떨어질 경우 추가적으로 S&P 기업 주당 이익은 1.50달러 증가한다. 공화당 일각에서 제시하는 것처럼 법인세율이 26%에서 20%로 내려간다고 가정하면, 올해 이익 성장 측면에서 10% 포인트 증가한다고 볼 수 있다.

케터러: 이 계산에는 해외에 묶여있는 2조 4,000억 달러의 자금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 만약 이 자금이 다시 국내로 돌아와 부채 상환, 인수합병, 자본지출에 쓰이거나 배당금 형태로 주주들에게 돌아가면, 이 또한 엄청난 경제 부양 효과를 낼 수 있다.

페이지: 흥미로운 사실은 법인세율 인하가 부분적으론 기업 차원의 금리 공제와 관계 없이 새 자금을 확보한다는 점이다. 차입금 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부채가 많지 않은 기업들에 비해 얻는 이익이 적을 것이다.

윈블래드: 나도 크리슈나가 언급했던 고속 성장 기업의 프리미엄에 대해 얘기를 하려 했었다. 분명 다른 분야의 성장률도 지켜봐야 한다. 그러면 이 같은 성장률 증가의 이유가 해당 기업들이 IT 기업에 더 가까워졌기 때문이라는 것도 알게 될 것이다. 제너럴 일렉트릭 General Electric이 좋은 예이다. GE는 사실상 소프트웨어 기업이 되어 있다. 그 변신을 5년 전부터 시작했다. 그러나 여전히 중심적인 IT 기업들에서 매우 빠른 성장세를 발견할 것이다.

하이머: 그렇다면 어떤 기업이 ‘핵심’ 기업인가?

윈블래드: 매킨지 McKinsey의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기업 중 겨우 18%만이 상당한 정도의 디지털 전환을 이뤄냈다. 지구상 대부분의 기업들이 지금도 모든 것을 디지털화하기 위해 시도를 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 상황에서 이득을 보는 기업은 어느 곳일까? 바로 소프트웨어를 판매하는 기업들이다.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모기업 알파벳), 그리고 어느 정도는 IBM도 이런 범주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클라우드 플랫폼을 제공하는 모든 기업이 여기에 포함된다. 이들의 주변부엔 아틀라시안 Atlassian 같은 젊은 기업군들도 있다. 아틀라시안은 실제로 프로그램 코드 작성 도구를 개발하는 기업이다. 골드만삭스에는 2만 명의 개발자가 있다. 이 개발자들은 금융 서비스 분야를 디지털화하는 경쟁자들과 보조를 맞추기 위해 지금보다 코드를 30% 더 빨리 작성할 필요가 있다.

하이머: 글로벌 주식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싶다. 사람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과 관련해 무엇을 할 것인지 궁금해한다. 이들 시장의 변동성이 훨씬 더 커진 게 부분적인 이유이다. 세라, 흥미롭게 지켜보는 부분이 있는가?

케터러: 가치주들이 돌아오고 있다. 부분적으론 ‘수익률 곡선(yield curve)’이 추동력을 얻은 덕분이다. 미국의 수익률 성장이 해외 수익률을 끌어올리기도 했다. 이는 금융 시스템에겐 매우 좋은 일이다. 유럽 기업들은 자국 은행들에 의존한다. 그들은 큰 부채 자본 시장도 갖고 있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은행이 건강하면 기업도 튼튼해진다. 그래서 해외에 미치는 여파는 미국이 재정 정책으로 부양 효과를 더 끌어올릴 수 있는 수준까지는-법인세 인하로 이를 뒷받침한다-매우 긍정적이라 볼 수 있다. 우리는 실제로 이런 현상을 목격했는데, 최근 해외 은행 주식이 강한 상승세를 보였다. 이제 세계에서 불확실성이 더 커진 곳은 신흥시장뿐이다. 달러화의 초강세가 부분적인 이유이다.

메마니: 신흥시장들은 현재 트럼프 정책에 대한 예상 때문에 약간의 압박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결국 신흥시장들은 가시적인 미래에 전세계 성장의 주체가 될 것이다. 신흥시장들에 접근하는 최선의 방법은 해당 국가들보다 기업 자체에 집중하는 것이다. 중국에 자금을 배정하기보단 중국 내에서 고성장하는 기업에 자금을 할당해야 한다는 얘기다. 중국 내 IT 분야는 미국 내 특정 부문 IT 분야만큼-비록 더 빠르진 않지만-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우리는 알리바바, 텐센트 같은 중국 기업들, HDFC, ICICI 같은 인도 은행들, 몇몇 러시아 석유 기업들을 비롯해 러시아 내 식료품 유통기업들을 선호하고 있다.

하이머: 헤더, 해외에 대해 어떤 관점을 갖고 있나?



마이너: 골드만삭스에는 포트폴리오 평가 도구가 있다. 우리는 미국 투자 운용사의 포트폴리오 수천 가지를 관찰해왔다. 우리가 실제로 계속 확인하고 있는 현상은 많은 포트폴리오들의 신흥시장 비중이 지나치게 미흡하다는 것이다. 현재 신흥시장에 대한 평균 자금 배정은 약 3% 가량이다. 최적화로 균형을 맞춘 모델을 보면, 이를 8% 정도로 제시할 수 있다. 친근한 것과 자국을 선호하는 편견이 미국 투자자들 사이에서 특히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하이머: 세라는 가치주들의 순환 투자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하지만 세바스티안은 미국시장에서 성장주들을 실제 더 나은 투자 대상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페이지: 그렇다. 성장주들은 미국 내 대형주 부문 가치주들과 비교하면 가격이 상당히 저렴하다. 주가가 90년대 초, 위기 직후 때와 비슷하다. 두 시기 모두 성장주들이 저평가 단계 이후 상당히 좋은 실적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한발 물러서 ‘성장주들에 대한 거시적인 스토리는 무엇인가?’라고 물어보면, 약간의 입장차가 나타날 수 있다. 2010년 13%였던 미국 내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2030년엔 20%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성장에는 좋지 않은 부분이다. 부채에 대해서도 매킨지는 가계 부채와 기업 부채를 합친 전세계 총 부채가 지난 15년간 88조 달러에서 200조 달러로 증가했다고 추정하고 있다. 부채가 많다는 것도 성장엔 좋은 일이 아니다.

메마니: 세바스티안이 정말 좋은 지적을 했다고 생각한다. 미국 경제의 주기적 상승기, 그리고 어느 정도까지의 세계 경제 상승기를 우리가 직면한 장기적인 사안들, 즉 일반적인 사안들에 대한 해결과 혼동하지 말아야 한다. 시장은 가격을 낮추는 메커니즘을 갖고 있다. 이 체계에서 일정한 형태의 성장 궤도를 기대하고 있기 때문에, 도널드 트럼프가 수조 달러를 지출할 예정이기 때문에, 이 궤도가 더 상승하면서 더 큰 성장을 가져올 것이라고 기대한다면, 우리는 자산 가치를 더 높게 설정하게 될 것이다. 시간이 흐르면 이 모든 것이 사실인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하이머: 기술과 성장 사이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어떤 측면에서 보면 모든 대기업들은 생산성 증대와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기술적인 변신을 추진하고 있다. 어떤 업계가 이득을 보고 있는가?

윈블래드: 자동차 업계를 들여다보자. 일반적으로 자동차 한 대당 매출은 약 2만 3,000달러다. 현재 모든 자동차 기업들은 실리콘밸리에 사무소를 두고 있다. 그리고 이들 모두가 자동차의 서비스 플랫폼화(더 많은 매출을 낼 수 있는 부분이다)를 바라보고 있다. 매우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이 거기서 자라고 있다. 자동차 공유 서비스 집카 Zipcar는 이미 수년 전에 등장했다. 이젠 아우디도 집카와 유사한 자체 서비스를 실리콘밸리에 보유하고 있다. 일본업체 스바루 Subaru도 새로 출시될 자동차들을 통해 여러 가지 차별화된 서비스들을 제공하고 있다. 의료보건 분야를 보면, 유나이티드헬스 UnitedHealth가 옵텀 Optum과 함께 훌륭한 변신을 이뤄내면서 전통적인 의료보건 기업과 빅데이터 기업이 공존하는 그룹으로 부상했다. 그리고 다른 업계에서도 갑자기 스스로를 ‘사물 인터넷 기업’으로 여기는 곳이 생겨났다. 캐터필러 Caterpillar가 대표적인 경우다. 존 디어 John Deere도 이젠 단순한 트랙터 업체가 아니라 ‘트랙터계의 닷컴’이라 할 만하다. 스마트 차량을 만들고 있다는 얘기다. 다국적기업들 중 또 하나의 좋은 예가 유니레버 Unilever라 할 수 있다. CIO 제인 모런 Jane Moran은 이제 스스로를 “최고통합책임자(Chief Integration Officer)”라고 부르고 있다.

하이머: 세라, 여기 있는 모든 이들 가운데 당신이 가장 세밀하게 주식을 선택하는 인물이다. 당신 생각에 기술이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말해달라.

케터러: 초기 단계이긴 하지만, 지금 같은 전반적인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많은 혁신이 이뤄지고 있다. 고마쓰 Komatsu가 좋은 예이다. 도쿄에 있는 고마쓰의 경영진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건설 장비든 채굴 장비든 모든 장비 부품 하나하나에 칩이 들어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운영자는 이를 통해 언제 장비를 수리해야 하는지, 어떤 부품이 마모되는지 파악할 수 있다. 이 모든 데이터는 중앙으로 전송돼 분석과정을 거쳐 현장에서 실행된다.

하이머: 기술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보면, 모든 사람이 기술을 최대한 활용하도록 보장하는 데 필요한 교육을 떠올리게 된다.

마이너: 이 사안은 그럴만큼 많은 이야기를 이끌어낸다. 미국에선 유형자산 소유주들에게 이익이 될 정말 거대한 인프라 계획의 큰 그림을 목격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인프라와 재정 지출이 비유형 인프라를 위한 프로그램을 포함할 것이라는 희망도 갖고 있다. [그 의미는] 실업 상태나 불완전 고용 상태에 있는 사람들도 새로운 경제에 다시 참여시킬 수 있는 재교육에 관한 생각이다. 상당한 규모의 유형 인프라 프로그램이 실제로 등장한다면, 많은 산업이 혜택을 볼 것이다. 하지만 비유형 인프라에 대한 투자도 함께 이뤄진다면, 이는 더 높은 생산성을 가져오고, 궁극적으론 생산량을 증대시키고, 통화 정책을 뒷받침할 수 있을 것이다. 바로 그것이 경제에 최고의 결과와 성장 동력을 가져다 줄 것이다.

하이머: 크리슈나, 성장을 가로막는 낮은 생산성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다. 헤더가 말한 것과 같은 방법이 불황에서 벗어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보나?

메마니: 결국에는 투자가 생산성 증가의 동력이라고 생각한다. 트럼프 트레이드, 혹은 성장률이 절망과 우울함 속에서 예상한 것보다 더 높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타나면 투자 속도가 빨라질 것이다. 그렇게 되면 생산성도 분명 높아질 수 있다. 장밋빛 시나리오가 현실화한다면 올해가 생산성 주기 상 바닥을 치는 시기가 될 수 있다.

케터러: 크리슈나가 신흥시장 성장에 대해 했던 이야기로 돌아가보자. 사례로 들고 싶은 기업이 프루덴셜 퍼블릭 리미티드 Prudential Public Limited다. 이 생명보험사는 영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기 때문에 브렉시트 Brexit와 함께 버림을 받았다. 지난해 6월 실시된 국민투표는 영국 주식들이 최악의 장소에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물론 우리는 이런 주식들을 충분히 많이 갖고 있다. 그런데 이 기업들은 수익의 70%를 아시아에서 올리고 있다. 홍콩과 싱가포르뿐만 아니라 급격하게 발전하는 인도네시아, 베트남, 태국, 중국에서도 수익을 내고 있는데, 이들 국가에서 보통 생명보험 업계 3위 안에 들어있다. 저렴하게 매수해 짭짤한 배당금 수익을 올리고 성장까지 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주식들이다.

하이머: 앤, 데이터 중심 기업들의 정체된 성장이 풀리면 신흥시장에서 이득을 보게 되나, 아니면 유럽이나 아시아에서 이득을 취하게 되나?



윈블래드: 급성장하는 기업들 모두가 가능한 한 모든 시장에서 성장을 겨냥하고 있다. 이들은 다른 시장에서 혁신적인 기업들과의 파트너십도 노리고 있다. 인도와 실리콘밸리 사이의 파트너십이 특히 강력하다. 우리는 실제로 인재 부족을 어느 정도 목격하고 있다. 점점 증가하는 교육비를 감안했을 때, 미국은 이공계 대학 졸업자를 충분히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 특정 분야 기술을 익힐 수 있도록 사람들을 재교육하는 것이 특히 어렵다. 우리는 이 기업들을 키우기 위해 말 그대로 전 세계 인재 기반에 의존하고 있다. 이민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마도 이것이 앞으로 가장 큰 도전과제이자 위험요소가 될 것이다.



페이지: 패널들 중 내가 가장 비관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하진 않았다. 하지만 트럼프 트레이드의 몇몇 요소들은 심각할 수도 있다. 그 부분을 다시 강조하고 싶다. 매파 연준위와 금리 상승에 의한 성장 중단 가능성을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

마이너: 우리가 아직 이야기를 나누지 않은 매우 중요한 부분이 있다. 미국 주식에 대한 가치평가가 특히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점이다. 역사를 돌아보면, 이 정도의 가치평가 단계에선 앞으로 한자릿수 수익률밖에 올릴 수 없다. 지난 5년 동안 거뒀던 것보다 더 낮은 수익 환경에 처하는 것이다. 그리고 변동성은 더 커졌다. 이는 투자자들의 마음가짐에 심리적 변화를 요구한다. 실제 포트폴리오에 포함시킨 리스크 요소 하나당 얻는 이익이 더 적어지기 때문이다.

페이지: 주식에 대한 가치평가는 상당히 포화된 상태다. 그렇다면 채권 부문도 포화된 것일까? 우리는 진정 채권 부문 30년 상승기의 끄트머리에 도달한 것일까? 채권은 계속 비싸지기를 거듭해왔다. 전 세계적으로 정부 채권의 3분의 1이 마이너스 액면 수익률 단계에 있다. 선거 이후 전 세계 수익률은 1.5%다. 극히 낮은 수준이다. 이는 요즘엔 금리가 조금만 인상돼도 채권 가격이 크게 하락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메마니: 한발 물러나서 보면 세상이 가장 원하는 건 건전하고 수익성 좋은 채권이다. 주변 투자자들에게 물어보면 여전히 이익과 그 이익의 원천이 그들이 직면한 가장 큰 과제다. 우리가 보기에 진정한 최고 기회는 변동금리형 선순위 담보대출채권(senior floating loans)에 있다. 기본적으로 금리 리스크가 없기 때문이다. 금리가 올라도 이 채권 가격은 떨어지지 않는다. 게다가 5%의 표면금리(coupon)까지 갖추고 있다.

하이머: 헤더, 변동금리형 담보대출채권은 당신의 전략에 포함되어 있나?

마이너: 금리가 상승하는 환경에선 은행 채권이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고객들에게 다각화된 이익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우리는 핵심적인 주식 배정부터 시작한다. 그건 배당금이 많은 주식을 의미한다. 배당금이 최고 수준인 주식은 기피하고 있는데, 사람들이 높은 배당금의 지속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우리는 수익률이 높은 고정수익 주식, 고수익 부채, 신흥시장 부채를 포함시킨다. 마스터합자회사(MLPs)와 부동산투자신탁(REITs) 같은 대용채권(bond proxies)에도 투자를 한다. 여기에 바이/라이트(buy/write) 전략을 추가해 곧바로 주식시장에서 소유권을 확보한 후 콜 프리미엄call premium을 받고 파는 형태로 포트폴리오 수익을 창출한다. 이 같은 형태의 다각화된 포트폴리오 접근법은 연간 4%의 수익률을 제공한다. 우리가 주식시장에서 기대하는 수준과 거의 일치한다.

하이머: 앤, 내가 투자를 처음 시작했을 땐 배당금을 지급하는 거대 IT 기업이 사실상 없었다. 이젠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도 지급한다. 거대 IT 기업들의 엄청난 보유 현금은 어떻게 사용돼야 가장 효율적이라고 생각하나?



윈블래드: 이런 기업들은 대부분 인수합병을 통해 덩치를 키워왔다. 인수합병 규모도 점점 커져왔다. 과거 이런 기업들은 대기업을 인수할 만큼 충분히 성장하지 못했었다. 20년 전 마이크로소프트였다면 200억 달러 이상을 주고 링크트인 Linkedin을 인수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앞으론 그런 일이 더 많이 벌어질 것이다. 정말 예상할 수 없던 조합도 보게 될 것이다. 그런 사례가 버라이즌 에이오엘 Verizon AOL을 통해 확실히 드러나기도 했다. 이 기업들에겐 막대한 연구개발 예산도 있다. 더 이상 국가 단위의 연구개발은 없다. 벤처 기반 IT 기업이 세계의 연구개발을 담당한다고 볼 수 있다. 클라우드, 빅데이터, 현재의 인공지능 기술로 이어지는 지금까지의 혁신 곡선을 보면, 그 커브가 가팔라지고 있다. 고용 또한 가속화하고 있다. 아마존 같은 기업들은 현재 30만 명의 종업원을 고용하고 있다.

케터러: 훌륭한 IT 기업들 중 다수가 미국 시장에 상장돼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국제적 선진시장 지수에서 IT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4~5% 정도에 불과하다.

메마니: 해외에도 미국 업체 못지 않은 훌륭한 IT 기업들이 있다.

케터러: 하지만 그 기업들은 지수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

메마니: 중국에도 텐센트, 시트립닷컴 Ctrip.com처럼 매수할 수 있는 기업들이 있다. 인도시장에서도 매우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IT 기업들을 매수할 수 있다. 규모 면에서 보면 IT 부문은 미국 내에서 더 큰 족적을 남겼을 수도 있다. 분명히 자리를 잘 잡았다. 그러나 미국과 비교해 다른 국가 IT 부문의 성장 궤도가 실제로 더 높을 수도 있다.

윈블래드: 지난 2년 동안 인수합병을 통해 수십억 달러를 회수한 사례를 보면, 스웨덴 주식시장의 순위가 매우 높다. 인포시스 Infosys는 최근 미국의 신생기업 한 곳에 투자했다. 중국 기업들은 엄청난 수의 미국 기업들에 투자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인수합병도 진행하고 있다. 국가 간 투자 규모가 세계적으로 엄청나게 크다.

하이머: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보건 정책에 실질적인 변화가 나타날 수도 있다. 여러분 생각에 의료보건 부문의 현재 상태는 어떠한가?

페이지: 이득을 볼 수 있는 보험사도 제약회사도 있다. 하지만 병원의 경우, 보험 가입자 수가 줄어들기 때문에 반대 방향으로 갈 것이다.

하이머: 우리도 그렇게 예상한다.

메마니: 의료보건 부문 안에서 생명공학은 성장을 추구하는 사람들에게 매우 흥미로운 분야다. 기본적으로 생명공학 기술은 ‘거대 제약회사들이 과거 추진했던 혁신의 외주화’라고 생각한다. 너무 불확실성이 커서 제약회사들은 더 이상 혁신을 하려 하지 않는다. 그래서 생명공학 기업이 새로운 기술과 제품을 개발하도록 놔두고 후에 그 기업을 사들이는 것이다.

윈블래드: IBM이 수퍼컴퓨터 왓슨 Watson에 걸고 있는 거대한 도박을 보라. IBM이 왓슨을 통해 처음 진입한 시장이 어디인가? 바로 의료보건 부문이다. 그리고 유전체학에서 나오고 있는 모든 독립된 혁신 분야다. 생명공학 연구소가 사실상 모두 소프트웨어 업체에 속하고, 빅데이터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생명공학기업 창업 비용이 훨씬 더 많이 줄어들었다.

마이너: 매출을 창출하고, 비용을 줄이고, 마진을 향상시키는 데 빅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는 건 확실한 사실이다. 자산운용사로서 우리 또한 빅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고 있다. 2016년 만든 데이터는 2013년보다 8배가 더 많았다. 빅데이터 활용을 통해 시장에 반영되기 전 투자 테마를 찾을 수 있는 자산운용사들은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수익을 돌려줄 수 있다.

하이머: 앤이 앞서 2만 명의 코드 작성 인력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그들이 하는 일이 바로 그것인가?

메마니: 효율적인 방식으로 기술을 구현할 수 있는 사람들은 어떤 업계에서든 스스로를 차별화 할 수 있다. 앤의 말이 맞다고 생각한다. 이는 차별화를 위한 가장 큰 도구가 될 것이다.

하이머: 유가가 최근 반등했지만, 2014년 가격에는 아직 한참 못 미치고 있다. 아마 전 세계 경제가 튼튼해지면 에너지 가격은 상승할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메마니: 일반적인 관점에서 보면, 에너지 부문 상황이 급격한 변화를 보였는지 궁금해할 법도 하다. 폭스바겐은 전기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3만 명을 정리 해고할 예정이다. 이것이 일반적인 경향이라면, 에너지 전망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약간 비관적으로 봐야 한다. 중국의 경제 사이클이 이미 상승한 상황에서 미국 경제 사이클까지 상승한다면, 2017년만 놓고 봤을 때 유가 전망은 당연히 긍정적이다.

케터러: 우린 석유와 가스를 과도하게 써왔다. 유가가 떨어진 후에는 더 많이 사용했다. 앞으로 10년 동안은 화석 연료를 많이 사용할 것이다. 전 세계 화석 연료 하루 공급량이 약 9,700만 배럴인데, 매일 줄어드는 수요는 몇 십만 배럴밖에 되지 않는다.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경계선에 있는 셈이다. 원유 가격은 오를 여지가 있다. 곤경에 처한 통합 석유가스 기업들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로열 더치 셸 Royal Dutch Shell을 예로 들어보자. 이 기업은 고려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삭감했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자본 지출 비율을 35% 줄였다. 자산 대비 부채 비율도 20%로 낮췄다. 배당금 수익률은 7%다.

페이지: 우리 자산팀 애널리스트들은 유가에 대해 계속 하락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그들은 모든 곳의 시추 시설 수를 실제로 세고 있는데, 시장이 공급을 과소평가하고 있다는 게 그들의 생각이다.

마이너: 전환점에 다다른 건 분명하다. 현재 수요는 상당히 안정적이다. 약 1.5%의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공급은 가격에 조금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현재 미국 셰일 산업은 생산량 측면에서 보잘것없는 수준이다. 시추 시설 수가 1,600개에서 약 320개까지 줄어들었다. 하지만 유가가 반등하면서 시추 시설이 약 500개로 회복되었다.

하이머: 유가가 현재의 수요공급 변화에 더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가?

메마니: 미국 셰일과 중동의 특정한 정치적 상황 때문에 진폭이 꽤 큰 상황이다. 어떤 상황에서든 유가가 50달러에서 100달러로 오를 가능성은 상당히 희박하다. 마찬가지로 50달러에서 10달러로 떨어질 가능성도 거의 없다.

마이너: 나도 같은 생각이다.

케터러: 에이비비 ABB 같은 기업의 경우, 주요 고객은 석유와 가스 산업이다. 이런 업체들은 탐사 및 생산 기업이 효율성을 크게 증대할 수 있도록 돕는 스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수단들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 더 이상 이들에게 100달러 수준의 유가는 필요치 않다. 이들 기업 다수는 배럴당 50달러로도 많은 돈을 벌 수 있다.

하이머: 마지막 질문으로, 2017년 가장 큰 기회와 위험은 무엇인가?

메마니: 브렉시트와 도널드 트럼프의 승리는 세상에 한 가지 개념을 심어주었다. 정부 지출로 경제를 부양하는 방식으로, 재정 부문에서 극적인 행동을 실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개념이 실제 현실로 나타나면, 오랜 기간 우리가 직면했던 구조적 문제들의 일부를 해결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게 될 것이다. 리스크에도 어느 정도 같은 측면이 있다. 성장 전망이 나아진 반면, 연준이 오랫동안 얘기해왔던 점진적인 방식보다 훨씬 더 빨리 긴축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그 결과 2018년에 침체기를 맞을 수도 있다.

하이머: 세바스티안, 당신의 생각은 어떤가?

페이지: 가장 큰 리스크는 금리다. 10년 만기 채권 수익률이 주식 배당 수익률보다 낮은 상황을 맞고 있다. 역사적인 기준에서 보면 익숙하지 않은 환경이다. 세상이 뒤집혔다. 자본이득을 위해 채권을 매수하고, 수익을 위해 주식을 사고 있다. 금리 리스크는 이런 상황이 아주 빠르게 뒤집힐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이머: 앤, 당신의 생각은?

윈블래드: ‘구경제’로 생각됐던 수많은 기업들이 신속하게 ‘신경제’로 돌아설 수 있도록 방법을 뒷받침하기 위해, 우리는 오늘 혁신과 IT가 어떻게 미국과 전세계에 진정한 동력을 만들어 줄 것인지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바로 이런 게 지속적인 기회다.

하이머: 모두에게 감사한다.

[전문가들의 선택]
에이비비 (ABB, 21달러)
알리바바 (BABA, 93달러)
알파벳 (GOOGL, 780달러)
아마존 (amzn, 780달러)
아틀라시안 (TEAM, 27달러)
시트립닷컴 (CTRP, 45달러)
HDFC 은행 (hdb, 64달러)
IBM (ibm, 163달러)
ICICI 은행 (iBn, 8달러)
고마쓰 (kmtuy, 23달러)
마이크로소프트 (msft, 61달러)
프루덴셜 퍼블릭 리미티드 (puk, 39달러)
로열 더치 셸 (rdsa, 50달러)
텐센트 (tctzf, 25달러)
2016년 11월 25일 주가 기준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By Matt Hei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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