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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TUNE FEATURE ¦ 뮤추얼 펀드 거물, 영향력을 과시하다

이 기사는 포춘코리아 2017년 2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저비용 투자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뱅가드 Vanguard가 자산 규모 3조 8,000억 달러를 보유한 진정한 금융서비스 거물로 부상했다. 이젠 그 돈으로 어떤 영향력을 발휘할 지가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뱅가드 CEO 프레더릭 윌리엄 ‘빌’ 맥냅 3세 Frederick William “Bill” McNabb III는 한 문제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갑자기 모두가 그에게 이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2010년 가을엔 계속되는 질문 공세에 시달리기까지 했다. “1위가 된 소감이 어떤가”가 그 질문이었다.

물론 자연스러운 질문이었다. 필라델피아 외곽 펜실베이니아 주 맬번 Malvern에 본사를 둔 뱅가드는 별 뉴스거리가 없는 저비용 인덱스 펀드로, 당시 800억 달러 수준의 신규 자산 유치 과정에 있었다. 펀드회사가 2년 연속 유치한 자산으론 최대 규모였다. 그 해 9월 뱅가드는 오랜 업계 리더 피델리티 Fidelity를 제치고, 세계 최대 뮤추얼 펀드기업으로 급부상했다. 좋든 싫든 뱅가드가 최정상에 오른 것이었다.

맥냅은 뱅가드의 부상이 투자자들에겐 희소식이라 여기고 있다. 저비용 자산운용사에 대한 대중의 접근성을 높여주는 기념비적 사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회사 입장에서도 같은 의미를 갖는지는 확신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맥냅은 자신의 의견을 공유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고, 2010년 12월 15일 ’빌의 블로그‘를 통해 1만 2,700명에 이르는 ‘선원’들-‘뱅가드’는 18세기 선박 이름에서 따온 것으로, 사내에선 종종 해상 용어를 사용한다-에게 보내는 내부 서한을 작성했다.

‘리더십의 대가(The Penalty of Leadership)’라는 제목의 이 서한은 들뜬 연휴 분위기나 승리를 축하하는 내용과는 거리가 멀었다. 맥냅은 뱅가드가 최고 위치에 오른 사실이 자신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고 인정했다. 그는 어렵게 얻은 기업 명성도 단 한번의 실수로 망가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젠 당국, 언론인, 경쟁기업 등이 뱅가드에 대한 감시 태세를 강화할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회사의 최대 위협으로 안일함을 지목하며, 직원들이 기억해야 할 문장 두 개를 인용했다.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The buck stops here)”와 “신뢰하되 검증하라(Trust but verify)”가 그것이었다. 그건 해리 트루먼 Harry Truman과 로널드 레이건 Ronald Reagan 전 미국 대통령의 지혜를 담은 인용구들이었다.

그리곤 전 직원에게 ‘메리 크리스마스’ 메시지를 보냈다.

6년이 지난 지금도 뱅가드는 여전히 뮤추얼 펀드 1위를 고수하고 있다. 2위와의 격차도 계속 벌어지고 있다. 운용 자산은 두 배 이상 증가한 3조 8,000억 달러 수준이고, 매일 10억 달러 수준의 증가세도 기록하고 있다. 뱅가드는 업계 총 연간 순자산흐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경쟁기업들을 가뿐히 뛰어넘고 있다.

뱅가드는 여러 부문에서 시장 지배력을 높이고 있다. 현재 인기를 끌고 있는 ‘목표시점 퇴직펀드(target-date retirement fund)’ 부문 최대 기업이며, 상장지수펀드(ETF) 사업도 업계 선구자인 스테이트스트리트 State Street를 제치고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기관투자자들을 선점한 결과다) 블랙록 BlackRock에 이어 2위를 기록하고 있다. 뱅가드의 성공에는 전공 분야인 ‘인덱스펀드’의 인지도가 높아진 것이 일부 기여하기도 했다. 그러나 개별종목에 투자하는 뱅가드의 액티브 펀드-현재 자산의 30%를 차지한다-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오랫동안 휴면 상태에 가까웠던 뱅가드의 국제사업 부문까지 최근 살아나면서, 자산 규모가 2010년 이후 66% 증가한 2,340억 달러에 달하고 있다.

펜실베이니아 주 맬번 사옥에서 포즈를 취한 뱅가드 CEO 빌 맥냅. 그는 기업의 어마어마한 성장세가 다소 ”불안하게“ 느껴진다고 인정했다.


최근 들어 뱅가드는 재무설계 분야로도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2015년 5월 출시된 뱅가드 퍼스널 어드바이저 서비스 Vanguard Personal Advisor Services-온라인 ‘로보 robo’ 플랫폼과 450명의 공인 금융 설계사가 제공하는 저비용 금융 가이던스 서비스-의 운용 자산은 470억 달러로, 최근 부상한 핀테크 신생기업 베터먼트 Betterment나 웰스프런트 Wealthfront를 가볍게 뛰어넘고 있다.

뱅가드가 계속 새로운 도전 분야를 찾고는 있지만, 정작 기업의 놀라운 성장세를 설계한 주요 인물은 성공을 불러오고 있는 결과에 여전히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맥냅은 인력 확충 필요성-작년에만 1,700명을 채용했다-이 도전과제였다고 인정했다. 그는 “쉬운 일이었다고 말하지는 않겠다”며 “그러나 조직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CEO 맥냅은 기업 규모가 거대해지면서 상당한 책임도 떠안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몇 년 전만 해도 제대로 대비하지 못했던 책임이다. 현재 뱅가드는 미국 상장기업 지분 평균의 5%를 소유하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펀드 거물 뱅가드가 통제 불가능한 수준인 CEO들의 고임금을 제한하거나, 기업의 정치자금 지출에 대한 공시 의무화 등에 영향력을 미치지 않고 있다고 비판해왔다.

하지만 새로운 종류의 리더십을 포용하려면 더욱 급진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뱅가드의 브랜드 가치는 행동주의가 아니라, 일반 투자자를 위해 끊임없이 투자 비용을 낮추는 아이디어에 바탕을 두고 있다. 그렇다면 뱅가드는 방향을 잃지 않은 채 지배구조 개선을 지지할 수 있을까? 맥냅은 이에 대해 “그건 우리의 성공이 가져온 최대 부산물 중 하나로, 반드시 해결할 필요가 있는 문제”라며 “제대로 처리해야 할 엄청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강조했다.

선선한 가을날 뱅가드의 교외 사옥에서 만난 맥냅은 목캔디를 먹고 있었다. 그 전 주말에 찰스 강에서 열린 조정 경기(Head of the Charles Regatta)에 참가했던 그는 목이 쉰 상태였다. 키가 크고 59세임에도 여전히 마른 체형인 그는 다트머스 대학 시절 조정 선수였다. 졸업 후 몇 년 동안 라틴어를 가르쳤던 펜실베이니아 주 사립학교에선 코치로 활동하기도 했다. 인터뷰에서 그는 수 조 달러를 운용하는 자신의 펀드매니저 지위를 전혀 대단하지 않은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으로 비춰졌다. 맥냅은 “내 자금이 아니다. 자금을 감독할 책임을 우리가 잠시 맡았을 뿐”이라고 말했다.

맥냅은 1986년 뱅가드에 입사했다. 워튼 스쿨Wharton School (*역주: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경영대학원) 을 졸업하고, 뉴욕의 체이스 맨해튼 뱅크 Chase Manhattan Bank에서 커리어를 쌓은 뒤였다. 당시 뱅가드는 선견지명을 지닌 창업주가 설립한 250억 달러 규모의 기업에 불과했다. 회사 번호도 수신자 부담 상담번호밖에 없었다. 하지만 맥냅은 ‘중서부 가치를 지닌 월가의 인재들’이라는 회사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다. 그는 선견지명을 지닌 창업자 존 ‘잭’ 보글 John ‘Jack’ Bogle과의 면접을 포함, 25번의 면접을 거쳐 이 회사에 입사했다.

당시 보글은 수 차례 겪은 심장마비에서 회복하던 중이었다. 그는 소파에 길게 누운 채 “당신이 왜 여기서 일하고 싶어하는지 모르겠다. 이력서가 상당히 화려한데, 우리는 작은 회사에 불과하다”며 맥냅의 자세를 탐색했다.

뱅가드는 태생적으로 다른 기업들과 달랐다. 보글은 1975년 웰링턴 매니지먼트 Wellington Management 이사회에서 해임을 당한 뒤 이 기업을 설립했다. 그는 새 회사를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꾸려나갔다. ‘상호간의 뮤추얼 펀드(mutual mutual fund)’라고 할 수 있는 구성으로, 회원 펀드가 소유하고 전적으로 주주 이익을 위해 운영되는 방식이었다. 원가에 제공하는 비영리 운영이라 할 수 있었다. 기업 유지 비용 외 금액은 주주들에게 저비용 형태로 환원되었다.

결정적으로 이 회사가 성장한 계기는 1976년 보글이 출시한 뱅가드의 첫 인덱스펀드였다. 업계 최초는 아니었지만-웰스 파고 Wells Fargo가 이미 출시했었다-보글은 인덱스펀드라는 개념을 맹신했다. 장기적으론 시장을 이길 수 없기 때문에, 모든 주식을 소량 보유하고 거래 수수료를 절약하는 것이 낫다는 게 그의 분석이었다.

그러나 이런 접근법은 비웃음을 샀다. 피델리티는 공개적으로 조롱할 정도였고, 다른 경쟁사도 ‘미국적이지 않다’고 비판을 가했다. 펀드가 출시되자, 업계에선 ‘보글의 어리석은 작품’이라고 조소를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 ‘뱅가드 500 인덱스펀드’로 알려진 이 펀드의 운용 자산 규모는 무려 2,600억 달러에 이르고 있다. 보글이 스스로 ‘보글헤드 Bogleheads’라 부르는 열성 인덱스 투자자들을 추종자로 거느리고 있을 정도다.

하지만 보글이 일궈낸 기업은 이제 매우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87세의 보글은 이미 이사진에서 은퇴한 지 오래다. 그는 자신이 창업한 회사 경영진을 공격하곤 했다. 2001년 뱅가드가 ETF 사업에 진출했을 때에도 ETF라는 개념을 질색했던 그는 여전히 그 개념을 선호하지 않고 있다. ‘뱅가드가 자신의 영향력을 통한 주주이익 제고를 충분히 하지 않고 있다’는 기관투자자들의 비판에도 가세해왔다.

그러나 아마도 가장 큰 변화는 기업의 기본적인 지향점일 것이다. 언론인 출신 금융 어드바이저 대니얼 P 위너 Daniel P. Wiener는 “잭 보글의 지휘 아래선 성장이 부수적 효과였지만 현재는 목표가 됐다”고 평가했다. 위너는 ‘뱅가드 투자자를 위한 독립 어드바이저(The Independent Adviser for Vanguard Investors)’라는 인기 뉴스레터를 26년째 발행하고 있다.

보글도 작년 9월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보글헤드 컨벤션에서 그와 비슷하게 말한 바 있다. 그는 이날 청중에게 지나친 성장을 항상 우려해 왔다고 고백했다. “지나친 성장이 더 큰 책임을 요하기 때문이다. 나에게 그건 끊임없는 우려 요인이다.”

그러나 보글은 자신과 뱅가드 경영진 간의 불화는 과거의 일이고, 현재는 그 어느 때보다 조화로운 관계를 맺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맥냅이 이끄는 경영진이 뱅가드의 ‘인간적인’ 면모를 유지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칭찬을 하기도 했다.

놀라운 뱅가드 확장세의 청사진은 2009년 9월 볼더 Boulder에서 열린 경영 대가 짐 콜린스 Jim Collins와의 워크숍에서 마련됐다. 콜린스를 추종하는 맥냅은 리더십계의 성서와도 같은 콜린스의 저서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Good to Great)’, ‘성공하는 기업들의 8가지 습관(Built to Last)’의 열성 독자다. 이런 맥냅에게 금융위기 이후 잠잠했던 당시 시장 상황은 ‘우리가 해오던 모든 것을 바꾸기’에 최적기로 비춰지기 충분했다. 그래서 그는 회사 최고임원들을 데리고 콜린스의 콜로라도 자택을 찾아갔다.



콜린스는 임원들에게 큰 틀에서 생각하고, 양면가치를 추진하라고 촉구했다(예컨대 글로벌 목표가 있는지 없는지 같은 질문을 던졌다). 그 후 뱅가드 팀은 10개의 달성목표와 확고한 목표의식을 갖고 3일 간의 워크숍을 떠났다. 당시 어젠다에서 가장 중요한 목표는 ETF 강화, 목표시점펀드 주도, 글로벌 비즈니스 확장, 통합 자문상품 추가, ‘일하기 좋은 기업’ 되기 등이었다.

콜린스는 맥냅 팀에 뱅가드의 새로운 비전도 제시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뱅가드는 플라이휠 flywheel (*역주: 회전 기계장치로 자동차 엔진 등에 사용한다)-콜린스가 수십 년간 성공한 기업들을 연구한 뒤 정립한 개념이다-과 같았다. 그는 크고 무거운 휠(바퀴)처럼, 뱅가드의 속력에도 탄력이 붙어 정말 빠르게 굴러가기 전까진 좀 더 치고 나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뱅가드의 경우, 장기실적이 우수한 저비용펀드가 고객 충성과 자산 성장으로 이어져 비용이 추가 감소하고 더 많은 성장이 이뤄질 수 있다는 얘기였다. 위기 후 비용에 민감한 환경에서, 뱅가드는 더욱 빠르게 회전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콜린스는 “그들은 이미 플라이휠을 만들고 있었다. 단지 명칭이 없었을 뿐”이었다고 설명했다.

뱅가드는 플라이휠의 모멘텀 확보를 위해 과거 시도하지 않았던 방식으로 투자를 하기 시작했다. 금융자문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전국적으로 영업인력을 배치하는 전례 없는 조치를 단행했다. 그 결과 ETF 사업이 6배나 성장할 수 있었다.



뱅가드의 최근 성공은 금융서비스업계에서 도덕적인 성공을 보여준 드물고 단순한 사례라고 생각하기 쉽다. 한 번쯤은 ‘착한 사람들’이 승리를 거두고 투자자들이 돈을 아껴 모두가 이기는 투자를 하는 사례 말이다.

물론 실제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저비용에 대한 뱅가드의 열정은 분명 투자자들에게 호재로 작용해왔다(뱅가드의 비용 하방 압력으로 ‘뱅가드 효과’라는 용어까지 생겼다). 그러나 대형 자산운용사 뱅가드에선 점점 심화하는 문제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전(前) 직원들, 외부 관찰자들과의 인터뷰 내용이 기술적 문제와 직원 의욕 저하 등 어느 정도의 기능장애 현상을 암시하고 있다.

그 결과 온라인 기업 순위에서 뱅가드의 명성이 부진을 보이고 있다. 구직사이트 글래스도어 Glassdoor에 따르면, 응답자의 51%만이 뱅가드를 ‘지인에게 추천하겠다’고 응답했다. 피델리티(81%), 블랙록(75%), 미국 교직원퇴직연금기금(TIAA)(69%) 등 다른 자산운용사보다 낮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2013년 고객의 뮤추얼 펀드와 중개 계정을 합치려 했던 뱅가드의 노력이 불운한 사례 중 하나였다. 혼란스러운 투자자들의 전화가 홍수같이 쏟아졌다. 고객 서비스 담당자들이 답변을 찾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뱅가드의 뉴스레터를 작성하는 위너는 그때의 실패가 더 큰 문제의 징후였다며 “기술 자체가 적합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제 뱅가드 플랫폼에선 스마트폰을 이용해 수표를 예치하지도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전에는 사이트에서 예치가 가능했고, 업계에서도 관행적인 부분이었다. 위너는 “저비용 서비스를 제공하면 어딘가에서 경비를 줄이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뱅가드 직원 출신들은 종종 자신들이 경비 절감의 희생양이 된 것 같다고 말하곤 했다. 직원 2,000명 이상이 근무하는 스코츠데일 Scottsdale 지점의 경우가 특히 그랬다. 이 곳 직원 대다수는 고객 문의전화 처리 업무를 맡고 있다. 일부 직원들은 인력이 부족해 휴가를 쓸 수 없고, 화장실에 다녀오는 시간까지 분 단위로 감시 받는다고 불평을 하곤 했다.

일부 전직 직원들은 직원 평가 기준에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평가 기준에는 뱅가드의 신규 자문 상품인 퍼스널 어드바이저 서비스 컨설팅에 등록된 계정 수도 포함되어 있다. 그들은 컨설팅 자체는 무료지만, 적합하지 않더라도 고객을 소개해야 하는 부담을 느끼고 있는 직원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정밀하게 설계된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고객도 기본적인 뱅가드 인덱스 펀드로 자금을 이동하라고 권유를 받을 수 있었다.

뱅가드 대변인은 회사가 신기술 도입 과정에서 “일부 문제에 부딪혔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기술에 충분히 투자하지 않았다는 의견에는 반박했다. 그는 ‘컴퓨터월드 Computerworld’, ‘인포메이션 위크 Information Week’ 등 지난 수 년간 발행한 자료 여럿을 예로 들며, 뱅가드의 IT기술이 ‘최첨단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뱅가드는 전직 직원들의 불만에 대해 개별 사례 모든 세부사항을 파악하지 않고, 특정 상황에 대해 언급할 순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기업 대변인은 상대적으로 낮은 이직률(9%)을 보면 직원 만족도가 양호하다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직원들이 상품이나 서비스 추천을 밀어붙이는 것에 대해 재정적인 보상을 받지 않고 있다”며 “주요 직원에 대한 평가 기준은 투자자와 전화 문의고객들에게 적절한 투자 솔루션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자문 상품이 ‘전반적인 저비용 다양화’라는 뱅가드의 철학을 반영하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계속 제기되어 온 또 다른 문제는 “기업 구조가 지속적인 조세 회피를 위해 짜여 있다”는 뱅가드 세무변호사 출신 내부고발자 데이비드 데이넌 David Danon의 주장이었다. 데이넌의 분석에 따르면, 뱅가드는 저비용 형태로 주주들에게 환원한 모든 수익에 대해 세금을 납부했어야 한다. 2013년 뉴욕 주에 처음 제출된 데이먼의 고소장은 그가 비밀유지특권(attorney client privilege)을 위반했다는 판결로 2015년 기각되었다. 미 국세청(IRS)이 그의 주장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IRS는 그에 대한 답변을 거부했다. 뱅가드도 이를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2,000만 명이 넘는 주주를 대변해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는 압력이 뱅가드에 더 거세게 가해지고 있다. 2015년 뱅가드의 기업 지배구조 팀은 73개국 1만 6,740회 주주회의에서 16만 표를 행사했고, 92%가 경영진을 지지했다. 그러나 시민단체들은 논란이 뜨거운 주제-기후변화 리스크 관리 등-에 대해선 기업이 주주 제안을 지원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경영진에 대한 뱅가드의 확실한 지원은 연봉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주주권익단체 애즈유소 As You Sow는 CEO 고임금을 지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뮤추얼 펀드 기업으로 뱅가드와 블랙록을 지목한 바 있다. 두 기업 모두 지지율이 각각 97%를 기록, 업계 전체 평균 78%를 크게 상회했다. 그러나 뱅가드는 CEO 임금 문제 해결에 관해 이사회 구성 변화를 선호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이 기업은 보상위원회(compensation committees)에서 활동하는 미국 내 이사 396명에 대해 반대표를 던지기도 했다.

맥냅은 요즘 지배구조 문제를 많이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기업들이 ‘점차 증가하는 단기이익 추구 현상’ 에 굴복하지 않도록 하는데 신경을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덱스 자산 비중이 높기 때문에 우리를 수동적인 운용사라고들 생각한다. 그러나 그건 사실이 아니다. 우리는 단기보다는 장기 실적을 추구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뱅가드는 ‘적극적인 개입’ 전략을 통해 소통 노력을 강화해 왔다. 지난 1년 동안 기업 회의, 통화, 비디오채팅을 전년보다 크게 늘어난 817회나 진행한 바 있다. 대리투표가 일방적인 것이라면, 적극 개입 전략은 ‘비밀외교(backdoor diplomacy)’라 할 수 있다. 후자를 선호하는 뱅가드는 그 방법이 더 효과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뱅가드는 이 전략을 통해 지난해 기업들이 ‘직접적 변화 약속’ 을 100건 이상이나 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누구로부터 어떤 약속을 이끌어냈는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맥냅은 뱅가드가 원래 조용한 기업 특성과 이목을 끄는 새로운 역할 사이에서 올바른 균형을 찾을 것이라 확신하고 있다. 또 뱅가드식 인덱스 기법으로의 전환도 지속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맥냅이 안일하다고 주장하는 건 아니다. 그는 “성공에 따르는 책임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그 성공은 단기에 그칠 위험을 안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게 바로 리더십의 부담이자 대가이다.

◆ ‘완전한’ 시장 장악
인덱스 펀드 자산을 폭넓게 축적해 온 뱅가드의 최대 인덱스 펀드 3개를 소개한다.

뱅가드 토털 스톡마켓 인덱스(VTSMX)
총 자산: 4,630억 달러중소형주, 대형주, 성장주, 가치주 등 미국 시장 내 모든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1992년 출시)로 현재 업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뱅가드 토털 본드마켓 인덱스(VBMFX)
총 자산: 1,750억 달러30년 역사를 자랑하는 펀드다. 2015년 핌코의 토털리턴을 제치고 세계 최대 채권 포트폴리오 펀드로 등극했다.

뱅가드 토털 인터내셔널스톡 인덱스(VGTSX)
총 자산: 2,240억 달러1996년 첫 선을 보인 펀드로, 전 세계 증시 지수에 투자하는 최대 규모 뮤추얼펀드다.

총 자산 2016년 10월 31일 기준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By Erika F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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