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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와치] 한달에 한번, 그녀는 '문화愛' 빠진다

<진화하는 '문화가 있는 날'>

문체부, 매달 마지막 수요일

파격할인 영화·공연·전시 등

2,600개 넘는 프로그램 운영

유료 티켓을 책으로 바꿔주는

'도깨비책방'도 시민들에 인기

청년 예술인 지원 '청춘마이크'

지역 특성 살린 콘텐츠 개발 등

문화 저변 확대 역할까지 '톡톡'





# 직장인 A씨는 최근 대학로에서 연극을 한 편 봤다. 그는 연극이 끝나고 극장을 나오면서 공연 표를 눈앞에 보이는 쓰레기통에 버리지 않고 잃어버리지 않도록 지갑 안에 고이 접어 넣었다. 평소 같으면 아무 생각 없이 버렸던 표를 A씨가 소중하게 간직한 이유는 바로 2월 중에 이용한 공연·전시·영화 유료 관람권을 도서로 교환해주는 ‘도깨비책방’이 운영된다는 기사를 보았기 때문이다. ‘도깨비책방’은 매달 마지막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을 운영해온 문화체육관광부가 송인서적 부도 사태로 피해를 입은 1인 출판사를 지원하고 문화예술 소비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도입한 사업이다. ‘문화가 있는 날’인 22일부터 25일까지 운영된다.

문체부가 문화융성위원회와 함께 지난 2014년 1월부터 시행하고 있는 ‘문화가 있는 날’이 다양한 모습으로 진화하고 있다. 영화관·공연장·미술관·스포츠시설 등 전국 주요 문화시설을 무료 또는 할인된 가격으로 이용하게 하자는 취지로 도입된 ‘문화가 있는 날’에 ‘도깨비책방’, 청년문화예술인을 지원하는 ‘청춘마이크’ 사업까지 추가되면서 전 국민 문화향유 확대 캠페인으로 제 기능을 톡톡히 하고 있다.

‘문화가 있는 날’인 지난 22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비타민스테이션에서 열린 도깨비책방 행사장이 많은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제공=문화체육관광부


◇스케이트장에서 영화·전시·뮤지컬까지…=문체부에 따르면 ‘문화가 있는 날’에 이용 가능한 프로그램은 2,600여개가 넘는다. (2016년 11월 기준)

지난 22일 ‘문화가 있는 날’에도 많은 이들이 ‘도깨비책방’에서 책을 교환하고 무료로 스케이트를 타거나 할인된 가격에 공연을 봤다. 올림픽공원 스케이트장을 포함해 전국 21개 스케이트장이 아동·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무료로 개방됐다. ‘문화가 있는 날’에 무료로 개방되는 스케이트장을 이용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네이버 검색창에 ‘문화가 있는 날 스케이트장’을 검색하고 사전 예약을 하면 당일에 기다리지 않고 바로 입장할 수 있다.

파격적인 할인가를 적용하는 공연·전시 등도 한층 다양해졌다. 서울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아이다’는 전석 30% 할인된 가격으로, 세종문화회관 엠(M)씨어터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라흐마니노프’는 1인 2매에 한해 전석 30% 할인된 가격으로,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 중인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연극 ‘인간’도 1인 4매 공연 잔여석에 한해 40% 할인된 가격으로 볼 수 있었다. 이밖에 국립중앙박물관의 ‘이집트보물전-이집트 미라 한국에 오다’ 특별전도 하루 종일 50% 할인된 가격으로, 이병헌·공효진 주연의 영화 ‘싱글라이더’, 고수·설경구 주연의 ‘루시드 드림’, 멜 깁슨 주연의 ‘핵소 고지’ 등 다수의 국내외 개봉영화도 5,000원에 제공됐다.

서울뿐 아니라 각 지역에서도 무료 또는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이 준비됐다. 인천 남동소래아트홀에서 푸치니와 베르디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마티네 콘서트 ‘마실’은 전석 1,000원으로, 경기 하남문화예술회관에서 공연 중인 청소년연극 ‘가화만사성’은 무료로, 경남 통영시민문화회관에 공연 중인 어린이 뮤지컬 ‘혹부리 장구’는 일반인은 1만원, 어린이는 5,000원으로 관람할 수 있었다.



다른 날에 비해 경제적 측면에서 부담이 없다 보니 ‘문화가 있는 날’에 문화를 즐기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실제 문화가 있는 날 영화를 즐긴 이들은 지난해 770만명으로 2015년 610만명보다 26%나 증가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기준으로 문화가 있는 날의 인지도는 57.8%, 참여율은 43.3%였다”며 “문화가 있는 날이 국민들에게 문화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문화가 있는 날’에 무료 개방된 올림픽공원 스케이트장. /사진제공=문화체육관광부


◇‘즐기는 문화’를 넘어 ‘문화 저변 확대’로=경제적인 문제 등 다양한 이유로 문화와 동떨어진 삶을 살고 있는 이들에게 다양한 즐길 거리를 제공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문화가 있는 날’ 사업은 지역에 특화된 문화를 키우고 젊은 예술인들을 지원하는 등 문화 저변을 넓히는 데도 기여하고 있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지역 특화 프로그램과 ‘청춘마이크’ 사업이다. 문체부는 지리적 여건, 문화시설 부족, 경기 불황 등으로 일부 지역의 경우 즐길 만한 문화행사 등이 없다는 지적이 있음을 감안해 올해 지역 특화 프로그램을 육성하기 위해 지난해보다 24억원 상향된 56억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지역민들도 보다 다양한 문화를 즐길 수 있게 하자는 취지다.

정부는 거리·골목·전통시장 등 특정 장소의 역사성, 공간적 특성 등을 반영한 프로그램과 지역 공동체 문화 및 이야기에 기반한 창의적이고 실험적인 소규모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개척해나갈 복안이다. 문화예술단체 간 협력을 통해 여러 지역에서 동시 또는 순회 실시가 가능한 콘텐츠 중심 프로그램을 만들겠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앞으로 우리 문화계를 이끌어 갈 청년 문화예술인들을 지원하기 위한 사업 또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처음으로 시작된 ‘청춘마이크’는 전문 문화예술인을 꿈꾸는 청년들을 대상으로 오디션을 통해 지원자를 선발해 ‘문화가 있는 날’에 공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전문 직업인으로의 성장 발판을 마련해주는 사업이다. 만 19세 이상 34세 이하라면 학력·경력·수상실적 등에 관계없이 누구나 지원을 할 수 있다. 지원 분야 역시 클래식, 전통예술, 대중음악, 무용, 마술, 마임, 융·복합 공연 등 제한이 없다. 선발된 팀은 연간 총 5~6회의 공연 기회를 얻고 팀당 1회 공연 시 인원에 따라 80만~200만원의 공연료를 지급받게 된다. 문체부는 올해 참여 프로그램 2,800개, 인지도 60%, 참여율 45%를 목표로 ‘문화가 있는 날’을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박성규기자 exculpate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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