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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웅 다음 창업자 "네이버를 응원합니다"

이 창업자, 전날 페북 통해 네이버 이사회 관련 응원 메시지 남겨

이재웅과 이해진, 대학 시절 같은 아파트단지에 살며 친분 쌓아.. 창업 초기 서로 도움 주기도

다음은 네이버에 포털 1위 자리 내준 역사 있지만 경제개혁에 대한 이 창업자의 소신때문이라는 지적도

이재웅 다음 창업자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이재웅 다음 창업자 페북 캡쳐 화면.


“새로운 도전을 만들어가는 네이버, 네이버 이사회와 이해진 의장, 변대규 신임의장, 한성숙 대표이사 모두를 응원합니다.“

다음 창업자로 잘 알려진 이재웅 씨가 지난 25일 본인의 페이스북에 남긴 글이다. 이 창업자는 “창업자인 이해진 의장이 이사로 남고 변대규 휴맥스홀딩스(028080) 회장이 이사회 의장을 맡게 될 것 같다”며 “네이버가 한국경제에 새로운 모범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좋다”고 밝혔다. 이어 “재벌회장이 회사를 자식에게 물려주는 것이 일반적인 것처럼 인식돼 왔지만 네이버 같은 기업이 새로운 물길을 열어가고 있다”며 “이제부터 시작이지만 첫 단추를 멋지게 잘 꿴 것 같아 보인다“고 환영했다. 네이버는 지난 23일 변대규 휴맥스홀딩스 회장을 기타비상무이사 후보로, 한성숙 네이버 대표 내정자는 신임 사내이사 후보로 각각 추천했다고 밝힌 바 있다.

사실 이 창업자 입장에서는 네이버가 이 같이 승승장구 하는 모습을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다음은 한메일과 카페서비스를 기반으로 2000년대 초반 야후를 제치고 국내 1위 포털 사업자 자리에 올랐지만 몇 년 뒤 ‘지식인(iN)’ 검색을 내세운 네이버에 1위 자리를 내준 아픈 역사가 있기 때문이다. 다음은 네이버를 뛰어 넘기 위해 2014년 모바일 메신저 시장의 1위 업체인 카카오와 합병하는 승부수를 던졌지만 합병 초 ‘다음카카오(035720)’이던 사명은 이듬해 ‘카카오’로 바뀌며 ‘다음’이라는 사명은 사라지게 된다. 합병 당시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22.23%의 지분을 가진 반면 이 창업자의 지분은 3.28%에 불과해 어느 정도 예정된 수순이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이 창업자는 당시 사명 변경과 관련해 “회사 이름은 소멸되지만 그 문화, 그 DNA 그리고 그 문화와 DNA를 갖고 있는 우리는 소멸되지 않았다“는 글을 남기며 소회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 창업자가 이런 상황에도 네이버를 응원하는 배경에는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이사회 의장과의 깊은 인연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창업자와 이 의장은 각각 연세대 전산학과와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86학번 출신으로 서울 청담동의 같은 아파트 위아래 층에 살며 대학생 때부터 친분을 쌓게 된다. 특히 이 의장이 지난 1999년 네이버의 전신인 ‘네이버컴’을 만들 당시 이 창업자의 도움을 많이 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다음은 한 때 네이버 검색 엔진을 쓰기도 했다.

이번 이슈가 네이버의 경영권 문제와 직결된 만큼 경제 개혁과 관련한 이 창업자의 관심 때문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 창업자는 트위터 등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기본소득 논쟁’ 등의 경제 이슈와 관련한 본인의 소신을 잘 드러내는 편이다.

네이버의 최근 행보에 대한 이 창업자의 지지는 이전 언급에서도 알 수 있다. 이 창업자는 지난해 10월 이 의장이 의장직에서 내려오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본인의 페이스북에 “존재하지도 않는 경영권을 세습하기 위해 온갖 편법을 일삼는 것이 일상인데 의장직을 사외이사에게 넘기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데 전념하겠다는 결단은 결코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우리나라 공개회사들의 승계와 경영구조 변화에 좋은 선례를 남길 것으로 보인다”고 응원의 메시지를 남긴바 있다.

한편 이 창업자는 지난 2007년 다음 대표 자리에서 물러난 이후 이듬해 소셜벤처 육성 기업인 ‘소풍(sopoong)’을 창업했다. 소풍은 이후 차량공유 업체 ‘쏘카’, 크라우드펀딩사 ‘텀블벅’, 친환경 의류제작사 ‘오르그닷’ 등 23곳의 업체에 투자하며 국내 벤처 생태계를 활성화 시키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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