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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확산되는 사드 후폭풍]"여신 중단·회수로 이어지나"...中 진출 기업들 '조마조마'

<금융권 '롯데 中 계열사' 여신 점검>

여신 20조...모기업과 별도로 해외법인 평가 불가피

지속 투자 필요한 기업들 자금줄 막혀 경영난 우려

"해외자금 쓰는곳 많아 외국銀 여신 더 문제 "분석도





시중은행들이 중국 진출 롯데 계열사에 대한 여신 리스크 점검에 착수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현지에 진출한 다른 국내 기업들에도 불똥이 튈 것으로 전망된다. 쇼핑과 마트, 음료수 등 소비재 위주로 중국에 진출해 있는 롯데의 경우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배치를 놓고 중국과 갈등을 겪으면서 영업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아왔지만 다른 기업들이라고 해서 완전히 안전지대인 것은 아니다. 특히 중국 내 혐한 분위기가 확산될 경우 현지에서 이미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아모레퍼시픽이나 이랜드 등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더구나 아모레퍼시픽이나 이랜드 등은 현지사업 확대 등을 위해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은행들이 여신을 깐깐하게 관리할 경우 유동성에 애를 먹을 수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굴지의 대기업이라고 하더라도 해외 자회사의 여신 리스크에 대해 별도로 점검을 강화하는 추세가 심화되고 있다. 이는 금융당국이 해외 진출 계열사에 대출을 할 때 모기업이 연대보증을 해주지 못하도록 관리를 강화하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여신 건전성 관리를 위해서는 해외 법인 여신에 대해 독자적으로 평가하고 경영 실태와 실적까지 깐깐하게 들여다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국내 9개 은행의 중국 진출 한국 기업에 대한 익스포저(위험노출액)는 지난해 말 현재 191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170억~180억달러가 직접 대출인 것으로 파악된다. 한 시중은행의 여신 담당 부행장은 서울경제신문과 통화에서 “모기업과는 별도로 각 나라마다 진출한 법인들을 각자 보고 그 나라 상황, 사업 실적 등을 면밀히 봐야 하는 상황”이라며 “대출 만기가 도래하면 (국내 대기업의) 해외법인(계열사) 실적을 단독 평가해 연장 여부를 판단하기 때문에 자연스레 옥석이 가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시중은행들이 사드 리스크에 노출된 롯데의 중국 현지법인에 대한 리스크를 집중 점검하고 있지만 다른 기업들에 대한 리스크 관리도 잇따라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시중은행 여신 담당자들 사이에서는 롯데뿐 아니라 중국 진출 기업의 여신 리스크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은 아모레퍼시픽이나 이랜드, 한국콜마 등을 제외하면 현재 사업이 녹록지 않아 재투자가 지속돼야 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27일 롯데상사가 이사회를 열고 성주골프장을 사드 부지로 제공한다고 최종 결정할 예정이어서 중국의 한국 현지 기업 제재가 전방위로 확산될 수 있어 사업 여건이 악화될 수 있다. 시중은행의 글로벌 담당 부행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현재 중국의 사드 관련 보복안은 6단계 중 4단계 수준이라는 얘기가 있다”며 “사드 관련 후폭풍이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지 아직도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다른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도 “현재로서는 모기업과 별도로 중국 내 국내 기업 자회사 여신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다”며 “중국 진출 기업들이 성장을 위해 계속해서 투자해야 하는 현 단계에서는 기업 유동성이 중요한데 이런저런 제재가 가시화되면 경영 상태가 순식간에 악화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일부에서는 중국 진출 한국 기업의 경우 글로벌은행 등에서 자금을 가져다 쓰는 경우가 많아 롯데 등 국내 기업 입장에서는 오히려 글로벌 은행의 여신 관리가 더 큰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국내 은행의 경우 여신관리를 깐깐하게 한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팔이 안으로 굽을 수밖에 없어 급격한 여신회수 등의 조치를 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그러나 외국은행의 경우 주주 등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어 (실적) 수치만 놓고 바로 우산(여신)을 빼앗아 갈 수 있다는 게 한국 기업들로서는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은행들이 중국 진출 한국 기업에 대한 여신 리스크 점검에 나선 것은 한중 간 사드 갈등으로 롯데가 직접적인 피해를 입고 있는 데 따른 것이지만 대기업 계열사라는 배경만 믿고 무턱대고 대출하는 오랜 관행이 완전히 사라졌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 2015년 포스코의 포스코플랜텍이나 보광그룹의 STS반도체 등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신청하면서 시중은행들은 수천억원의 부실대출을 떠안은 경험이 있다. 은행 입장에서는 중국이 사드 보복을 강화할 경우 국내 기업들의 현지 사업이 악화될 수 있다고 보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이다.

/조권형·이주원기자 buz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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