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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매각 내년 이후로 연기] 산은 "부실 논란 씻어 제값 받고 팔겠다"

'적정의견' 회계감사 받고

신평사 등급 평가 제고 주력

대형건설사 없는 印·중동서

입맛 맞는 인수대상 물색도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은 지난해 10월 ‘낙하산 전면금지’를 내세운 쇄신안을 발표했다. 구조조정 자회사를 관리한다는 명분으로 더 이상 산은 임직원을 내려보내지 않겠다는, 과거 보여줬던 산은의 모습과 다른 다짐이었다. 그랬던 산은이 지난달 대우건설의 최고재무책임자(CFO)에 산은 부행장 출신을 앉히자 시장은 비판보다는 긍정적인 해석을 내놓았다. 쇄신안 발표 3개월 만에 말을 바꿨다는 비판을 감수하더라도 대우건설을 올해 내로 팔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풀이했다. 이 회장은 지난 16일 국회에서 “올해 매각을 적극적으로 진행하려면 대우건설과 유기적인 관계가 있고 내용을 아는 사람이 CFO를 해야 한다”며 시장의 해석을 인정했다.

그러나 이 회장의 의지와 달리 산은 내부와 시장 전반에서는 대우건설의 올해 매각에 부정적이다. 산은에서는 서두르다 헐값에 내놓을 이유가 없다며 몸을 사리고 시장에서는 살 곳이 없다는 현실론이 힘을 얻고 있다. 매각이 어려운 현 상황을 타개하려면 대우건설의 기업가치부터 올려놓는 게 우선이라는 내외부의 지적에도 무게가 실린다. “최근 대우건설을 둘러싼 관심사는 매각이 아니라 회계와 관련한 불신을 어떻게 씻어내느냐”라고 설명하는 금융 당국 관계자의 말도 매각보다는 기업가치가 우선이라는 논리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당장 대우건설은 다음달 16일 나올 안진회계법인의 감사 결과에서 적정 의견을 받는 게 급선무다. 안진은 지난해 3·4분기 대우건설의 재무제표에 대해 최악의 평가에 해당하는 ‘의견 거절’을 내놓았다. 만약 이번에도 의견 거절이 나오면 상장 폐지 요건에 해당한다. 업계 관계자는 “당시 안진은 국내 건설사가 만들지 않던 최종 계약 회의록을 요구했고 대우건설도 자료가 없으니 부실로 잡으려면 잡으라는 식의 안이한 대처를 했다”면서 “이번에는 자료를 완벽하게 갖춘 만큼 적정 의견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적정 의견이 나와도 대우건설이 넘어야 할 산은 남아 있다. 신용평가사의 대우건설 회사채 등급 평가다. 3개 신평사 중 두 곳은 대우건설의 회사채 등급을 A0에서 A-로 강등했다. 추가 신용등급 하향 조정이 나올 가능성은 낮지만 실적 악화 등이 이어질 경우 신용등급에는 부정적이다.





결국 대우건설의 운명은 올해 목표로 삼은 실적에 달려 있다. 대우건설은 올해 7,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성공이 불투명한 해외 부문을 줄이고 국내 주택 부문 매출을 확대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대우건설의 국내 아파트 건설수주 물량이 약 8조원에 달해 국내 매출에 따른 영업이익은 8,000억원까지 전망된다. 해외 건설 사업장은 불확실성이 문제다. 대우건설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신도시에 10만가구의 아파트를 짓는 계약을 수주했지만 구체적인 계약 협상은 올해 말이 돼야 완료될 예정이다. 사우디 정부가 요구한 계약 조건에는 대우건설이 자금조달에 참여해야 하고 실제 입주가 완료된 후 대금이 들어오는 등 위험 요소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우건설이 이달 9일 2016년 잠정 실적 발표에서 해외 사업장에 대한 손실 추정폭을 경쟁사보다 높였기 때문에 올해는 상대적인 부실 위험이 줄었다는 평가가 있기는 하지만 해외 수익 악화는 대우건설 실적 회복의 걸림돌이다.

아직 산은의 입맛에 맞는 인수대상이 나타나지 않은 것도 매각 연기의 이유다. 인도·중동 등 자국 내 대형 건설사가 없는 국가에서는 기술력이 뛰어난 대우건설을 인수하겠다는 의사를 산은에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바이투자청(ICD)이 쌍용건설 인수 후 동남아 이슬람권 국가에 수주를 늘려 기업 가치가 커진 사례를 염두에 둔 것이다. 중국 건설사 일부도 대우건설의 해외 수주 프로젝트를 노리고 인수에 관심이 있으나 ‘먹튀 논란’이 우려된다. 그 밖에 국내 중견 건설사들이 사모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조달해 매수하려는 생각이 있으나 힘에 부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이 때문에 대우건설 내부에서는 여러 해외 프로젝트를 수행한 설계사인 미국 플루어(Fluor)의 인수를 희망하고 있다.

/임세원기자 wh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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