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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ence & Market] 인공지능, 예술의 영역을 넘보다

이석중 라온피플 대표

이석중 라온피플 대표




그동안 예술은 인간의 전유물이라 여겨졌지만,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그 경계가 급속히 허물어지고 있다. 아직은 사람보다 낮은 수준이지만 여러 분야에서 인공 지능의 산물이 나오기 시작했다.

애플은 2016년 최고의 앱(App)으로 ‘프리스마(Prisma)’를 선정했다. 프리스마는 사진을 고흐나 피카소와 같은 미술가의 그림 스타일로 변환시켜주는 사진 편집 애플리케이션으로, 현재는 인상주의부터 팝아트까지 40개가 넘는 스타일을 이용해 손쉽게 사진에 다양한 효과를 줄 수 있다. 원리는 심층 신경망을 통해 사진 속에 숨어 있는 정보와 적용하고자 하는 스타일의 그림 속에 있는 정보를 추출한 후 그것들을 결합하는 방식이다. 휴대폰에 카메라가 처음 적용됐을 때만 해도 세피아, 스케치 등과 같은 아주 단순한 영상 효과뿐이었다. 하지만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하면서 약간의 상상력만 발휘하면 누구나 자신만의 예술적 감성을 표현할 수 있게 됐다.

페이스북은 지난해 10월 ‘스타일 트랜스퍼(Style Transfer)’라는 이름의 신기술을 발표했다. 프리스마처럼 인공지능을 이용해 다양한 예술가 스타일로 영상을 변환시킨다는 점은 비슷하지만, 적용은 차이가 있다. 프리스마는 스타일 변환에 필요한 높은 연산량 때문에 서버(클라우드)에서 변환을 수행하는 만큼 실시간 동영상에는 적용할 수 없고 형태도 정사각형만 가능하다는 제한이 있다.

하지만 페이스북의 스타일 트랜스퍼는 스마트폰에서 실시간 변환이라는 목표를 위해 ‘인공지능 최적화 기술’에 집중했다. 페이스북 팀은 모바일 최적화를 위해 카페투고(Caffe2Go)라는 플랫폼을 개발했는데, 기존 서버나 PC 등에서 사용하던 모델의 크기를 1/100 수준으로 줄여 모바일 환경에서 수행할 수 있도록 했다. 더 나아가 1초에 20장 처리가 가능하기 때문에 동영상에 적용할 수 있게 됐다. 앞으로 인터넷 트래픽의 70% 이상을 동영상이 차지할 전망인 만큼 창조적 스타일로 무장해 눈길을 끄는 동영상은 결국 페이스북 방문을 높이고, 결과적으로 페이스북 수익 확대에도 기여할 것이다.



지난 12월 소니 컴퓨터 사이언스 연구소의 연구원들은 ‘딥바흐(DeepBach)’라는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바흐의 스타일대로 합창곡을 작곡한 다음, 400명의 음악 전문가를 포함한 1,600명을 초대해 실제 바흐의 곡과 비교 평가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결과적으로 실제 바흐의 곡이 더 높은 수준으로 평가되기 했지만, 평가자 10명 중 4명은 딥바흐의 곡을 바흐의 곡이라 판단했고, 실제 바흐의 곡도 75% 정도만을 제대로 선택했다. 이는 합창곡의 샘플이 비교적 많고, 곡의 구조가 정형적이기 때문에 인공지능을 통해 비슷한 스타일로 작곡하기가 비교적 쉬웠다는 사실을 감안하더라도 놀라운 수치가 아닐 수 없다. 이 팀은 딥바흐의 성공에 힘입어 비틀즈 스타일의 팝송도 작곡했다.

얼마 전엔 20세기폭스사가 제작한 영화 ‘모건(Morgan)’의 예고편을 인공지능이 제작해 화제를 끌기도 했다. 100여편의 공포영화 예고편으로 IBM 인공지능 왓슨을 학습시켰더니, 왓슨은 영화에서 가장 긴장감을 줄 수 있는 10개의 장면을 골랐고, 이를 연결해 하루 만에 1분 15초짜리 예고편을 만들었다. 물론 영상의 마무리 작업은 사람의 손을 거치기는 했지만, 통상적으로 1개월 정도가 걸리던 작업을 크게 단축한 셈이다.

일본에서는 인공지능이 쓴 소설이 소설 공모전의 1차 예선을 통과하는 일도 있었다. 비록 단편이었지만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처럼 다양한 예술 분야에서 인공지능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는 인간의 창작물을 학습하고 모방하는 수준이라 예술 작품으로 인정하기 힘들지만 점차 수준이 올라가면 보는 시각이 달라질 것이다. 실제 예술가의 작업 일부에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는 일도 멀지 않은 미래에 현실이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사람의 예술 작품을 인공지능의 그것과 달리 빛나게 만드는 비결은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무언가를 창조하는 ‘독창성’이다. 이것을 위한 인내와 노력에 아낌 없는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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