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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훔쳐보기] 국민의당을 옥죄는 ‘2·5·9’ 덫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2일, 5일, 9일. 지난해 박 전 대통령 탄핵 소추안의 표결 D-Day를 놓고 정치권에서 논의된 날짜다.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의결된 지 3개월이 지났고 박 전 대통령이 파면됐지만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 등 국민의당 지도부가 탄핵의 공치사를 지금까지 논하면서 쉽게 잊히지 않는 날짜다. 국민의당이 탄핵에 대한 공을 필사적으로 언급하는 까닭은 지난해 12월 국회 탄핵소추안 투표 일자를 12월 9일로 하자고 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은 게 억울해서다. 당시 국민의당은 12월 2일로 표결을 하면 당시 새누리당 비박계가 불참할 수 있다며 촛불집회를 보고 12월 9일 표결을 하자고 주장했다. 지금에서야 합리적이었다는 자평을 내놓을 수 있지만 당시엔 국민의당이 새누리당 내 비박계의 눈치를 보는 것처럼 비치면서 지지율 하락까지 겪었다. 결국 국민의당은 5일을 중재안으로 내놨다가 민주당이 거부하면서 표결일은 9일로 정해졌다.

2일, 5일, 9일. 국민의당을 옥죄던 이 날짜가 국민의당 경선 협상 속에서도 등장했다. 현재 국민의당은 국회에 자리를 튼 5당 중 유일하게 경선 일정을 정하지 못했다. 경선 방식을 가지고도 안철수 전 대표와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심각한 갈등을 보이더니 이제 딱 하나 남은 최종 후보 선출 일자를 가지고 마무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 안 전 대표는 4월 2일 최종후보 선출을, 손 전 대표는 9일 선출을 원한다. 문재인 전 대표가 민주당 경선에서 과반을 득표한다면 4월 3일에 최종 후보에 선출되는데 국민의당이 하루 먼저 후보를 선출해 문재인과 안철수의 구도로 만들어야 한다는 안 전 대표의 주장과 당세가 약한 국민의당은 세를 최대한 불릴 수 있도록 후보 선출을 9일로 연장해야 한다는 손 전 대표의 주장이 맞서는 형국이다. 당은 5일을 중재안으로 내놨지만 두 캠프에선 받아들일 수 없다며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우연의 일치지만, 탄핵 표결과 경선 룰 협상에서 맞닥뜨리고 있는 국민의당의 현실은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다. 당 내 갈등을 표출하는 데 있어 큰 두려움이 없다는 점이다. 탄핵 표결 날짜를 정하던 때에도 안 전 대표와 정동영 의원은 2일을 주장 했지만 당시 박지원 원내대표의 일방통행식 결정으로 잡음이 발생했다. 경선 협상도 마찬가지다. 물론 경선 협상 과정에 대해 당 지도부와 대다수 지지층이 손 전 대표가 너무 과도한 요구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당의 경선 룰을 위임한 문재인 전 대표처럼 안 전 대표가 당내 경선 룰 협상에 초연해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형윤기자 man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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