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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투자와 투기의 차이

임태순 케이프투자증권 사장




우리나라 자본시장의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다. 경영참여형사모집합투자기구(사모투자펀드, PEF)의 출자약정액은 지난해에 이미 60조원을 넘어섰고, 새롭게 부상 중인 전문투자형사모집합투자기구(한국형 헤지펀드)의 설정액도 7조원을 돌파하면서 고속성장하고 있다.

대형화 추세에 있는 증권사들은 자기자본을 3조원, 4조원, 8조원으로 계속 늘릴 예정이다. 그만큼 투자여력을 확대해 가고 있지만 투자대상은 많지 않고 시중의 자금만 넘쳐나고 있는 상황이다. 유동성이 풍부하다 보니 인기 있는 투자건이 나오기라도 하면 과도할 정도로 투자자가 몰리고 있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기관과 개인 모두 인기영합 투자로 자칫 무리한 투자가 되지 않을까 우려가 생길 정도다.

완전한 효율성을 가진 시장이라면 투자대상의 가치와 가격이 같아지기 마련이다. 초과이윤 즉 투자수익을 챙길 수 있는 기회가 상실되는 상태다. 하지만 현실은 정보의 비대칭성과 수급의 불균형 등 다양한 원인에 따라 가격 결정이 비효율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런 현실이 투자대상의 가치와 가격 괴리를 발생하게 하고 투자수익을 얻을 기회도 존재하게 만들어준다. 벤자민 그레이엄, 워렌버핏과 같은 유명한 투자 대가들의 성공비결은 이런 시장의 비효율성을 활용하는 데 있다. 즉, 싸게 사서 비싸게 판다는 투자원칙만 지키면 누구나 성공투자를 할 수 있다.



이 투자원칙을 지키기 위한 원칙이 있다. 우선 투자대상의 가치를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다. 비싼지 싼지 그 대상의 가치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판단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기다릴 수 있는 인내력이다. 비싼 경우 가격이 떨어져 싸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사야하고, 싸게 산 경우에는 비싸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팔아야 한다. 말은 쉽지만 그 ‘때’라는 게 언제 올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기다릴 수 있는 인내가 필요하다.

투자대상에 대한 가치를 판단하지 못한 채 투자를 하거나 적당한 때가 올 때까지 기다릴 수 없는데도 투자하는 것은 운에 맡기는 투자다. 운에 맡기는 투자는 투기나 다름없다. 일시적으로 큰 수익을 얻을 수 있을지라도 장기간으로 보면 큰 손실을 보게 된다. 비단 큰 기관투자가만을 대상으로 한 이야기도 아니다. 우리 주변에 일반투자자들이 주식투자를 할 때 기업의 재무제표조차 보지 않고 테마주에 휩쓸리는 경우를 수없이 목격할 수 있다. 투자대상에 대한 가치판단이 어려울 때는 투자하지 않는 것이 최선의 투자방법이다. ‘현금보유가 훌륭한 투자다’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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