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종목 시세보기
HOME  >  오피니언  >  사외칼럼

[백상논단] 관리자 아닌 리더가 필요하다

신동엽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관리형 CEO 쿡, 변화 대응 못해
시대정신 못 읽은 애플 위기 자초
한국 근본적 혁신·재설계 필요
새 비전 제시할 리더 선출해야

  • 2017-03-19 12:59:39
  • 사외칼럼
[백상논단] 관리자 아닌 리더가 필요하다

조직이나 국가 경영자는 관리자와 리더의 두 유형이 있다. 둘 중 하나가 항상 우월한 것은 결코 아니고 각기 필요한 상황이 다르다. 지난 2000년대 초 연세대 경영학이 경영대학 체제로 분리 독립할 때 필자가 비전 수립을 맡았다. 해외 대학들의 추세와 21세기 시대 환경에 대한 분석으로 필자는 ‘창조적 리더십(Creative Leadership)’을 비전으로 제시했고 이를 뒷받침할 3대 핵심가치로 창조성, 윤리성, 글로벌 관점을 제안했다. 연세대 경영대학 건물 벽에 새겨져 있는 이 비전의 수립에 가장 영향을 미친 것은 20세기와 완전히 다른 21세기 사회로의 전환기라는 특수한 시대 환경이었다. 일반적으로 경영대학은 기업을 효율적으로 관리해 수익을 창출하는 경영관리자를 배출하는 기관으로 인식되지만 필자는 완전히 새로운 시대로의 전환기라는 특수한 역사적 시대 상황이 관리자보다 창조적으로 세상을 바꾸는 리더를 요구한다고 판단하고 창조적 리더십을 강조한 것이었다. 대부분의 환경은 좋은 관리자를 요구하지만 가끔 탁월한 리더가 필요할 때가 있다. 따라서 조직을 경영할 사람을 선발하는 채용과 국가를 경영할 사람을 선출하는 선거에서는 반드시 그 시대의 요구, 즉 시대 정신을 먼저 읽어야 한다.

얼마 전까지 압도적으로 세계 최고의 기업이던 애플이 최근 위기다. 새 제품을 출시할 때마다 전 세계인이 열광하던 과거와 딴판이다. 발 디딜 틈 없던 애플스토어는 요즘 파리가 날린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를 원인으로 지적한다. 쿡은 절대 무능한 경영자가 아니다. 스티브 잡스와 함께 애플의 전성기를 이끌었고 잡스가 후계자로 직접 낙점한 뛰어난 경영자다. 그러나 쿡이 취임한 이래 애플은 지속적으로 추락했고 무엇보다 애플에 열광하던 골수 팬들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쿡은 무능하지는 않지만 교통경찰형 관리자라서 격변하는 글로벌 정보통신산업을 선도할 애플의 CEO로는 부적절하다고 주장한다. 즉 쿡은 교통경찰처럼 기존의 시스템이 정확하고 효율적으로 작동하도록 관리하는 데는 최고지만 진정한 의미의 리더는 아니라는 것이다.

리더는 ‘리드’하는 사람, 즉 어디로인가 조직이나 사회를 이끌고 가는 사람을 뜻한다. 즉 리더십의 핵심은 그 자리를 지키는 유지나 관리가 아니라 근본적 변화다. 컴퓨터가 몇 대 없던 1970년대 잡스는 모든 사람이 손에 컴퓨터를 들고 다니는 새 세상을 만들겠다는 비전을 수립하고 결국 PC 혁명과 스마트폰 혁명을 일으켜 인류의 삶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킨 리더형 경영자였다. 이에 비해 쿡은 애플의 수익 추구에 몰두하는 관리자형 경영자인 것이다.

리더는 당장의 성과를 높이는 방법론인 전략이나 정책보다 앞으로 지향해야 할 미래 방향인 비전에 초점을 맞춘다. 비전은 리더가 그 조직이나 국가를 구체적으로 어디로 리드해나갈 것인가의 방향성이며 비전에 따라 전략이나 정책은 달라져야 한다. 따라서 추구해야 할 비전이 확실하고 구성원들의 가슴을 뛰게 만들면 전략이나 정책은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찾아 나가면 된다. 그러나 비전은 반드시 리더가 제시해야 한다. 조직이나 국가의 가슴 뛰는 미래 꿈은 결코 남에게 빌려 올 수 없는 것이다.

언제 전략과 정책 중심의 관리자형 경영자가 필요하고 언제 비전 중심의 리더형 경영자가 필요한지는 시대 환경이 결정한다. 어떤 시대 환경은 기존 체제를 효율적으로 유지·관리할 것을 요구하고 어떤 환경은 근본적 변화와 재설계를 요구한다. 따라서 어떤 경영자가 필요한지 판단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역사의 흐름에서 현재의 시대 정신을 정확하게 읽어내는 역사의식이 필요하다.

조만간 있을 대통령선거는 우리 사회의 미래 운명을 결정할 국가경영자를 뽑는 중요한 행사다. 애플의 부침에서 알 수 있듯이 시대 정신에 맞지 않는 경영자를 선출하면 대한민국호가 그대로 침몰할 수도 있다. 현명한 선택을 하기 위해서는 국가의 주인인 국민들이 먼저 21세기 초 현재의 시대 정신을 읽고 지금 이 시점에서 어떤 국가경영자가 필요한지를 정확하게 판단하는 역사의식을 가져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XC

시선집중

ad

이 기사를 공유하세요.

이메일 보내기

보내는 사람

수신 메일 주소

※ 여러명에게 보낼 경우 ‘,’로 구분하세요

메일 제목

전송 취소

메일이 정상적으로 발송되었습니다
이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