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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Story] "창의력과 끼를 사업으로 이어갈 수 있도록 인프라 만들 것"

이재석 카페24 대표

창업인생 비결 "휘둘리지 않는 뚝심"

쇼핑몰 호스팅 주력, 성공가도

회원사 400만개, 부가가치 5조2,000억원

아버지와 아들이 당나귀를 팔러 가고 있었다. 당나귀에 아무것도 싣지 않은 모습을 보고 사람들이 손가락질하자 아버지는 아들을 당나귀에 태웠다. 곧 다른 사람들이 아들을 보고 불효자라고 말했고 아버지는 자신이 올라탔다. 이번에는 어린 아들을 걷게 한다는 수군거림이 들려왔다.

결국 둘 다 당나귀에 탄 채 길을 가는데 당나귀를 학대한다며 사람들이 한마디씩 했다. 그러자 아버지와 아들은 당나귀를 막대에 묶어 메고 갔다고 한다.

이재석 카페24(심플렉스인터넷) 대표가 20일 서울 동작구 보라매로에 있는 본사에서 기자와 만나 사업을 소개하고 있다. /송은석기자




20일 서울 동작구 보라매로 본사에서 만난 이재석(49·사진) 카페24(법인명 심플렉스인터넷) 대표는 18년 동안 달려온 창업인생의 비결을 묻자 대뜸 이솝 우화의 ‘부자와 당나귀’ 이야기를 들려줬다. 이 대표는 “가는 길에 확신이 있어야 한다. 다른 사람들 이야기 하나하나에 휘둘리면 안 된다”며 “내 인생에 이솝 우화의 부자(父子)처럼 당나귀를 메는 일은 없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그는 인터넷 호스팅 플랫폼 서비스 한길만 고집스럽게 팠다. 그는 지난 1990년대 후반부터 PC통신을 거쳐 초기 인터넷 시대를 지나면서 미래 먹거리는 ‘다자간 통신과 데이터’라고 생각했다. 1999년 5월 ‘심플렉스인터넷’을 창업했을 때만 해도 벤처 붐과 맞물리면서 인터넷 커뮤니티 사업의 성장세는 가팔랐다.

채팅방과 뉴스, 증권 정보를 제공하다가 플랫폼에 인터넷쇼핑몰 서비스를 얹으면서 페이지뷰 수는 갈수록 늘어났다. 하지만 2000년대 초반 닷컴으로 대표되는 인터넷 산업의 거품이 빠지면서 벤처 빙하기가 찾아왔다. 위기의 순간에 이 대표는 본인의 철학대로 인터넷 인프라를 끝까지 붙잡았다. 그는 “미래 산업으로서 인터넷 인프라는 성공한다는 확신이 있었다”며 “세상사에는 흥망성쇠가 있듯 벤처 빙하기도 그런 흐름 중 하나라고 봤다”고 설명했다.

이 시기 이후 이 대표는 다른 서비스는 모두 중단하고 웹·서버 호스팅과 쇼핑몰 호스팅에 주력하며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쳤다. 고객 확보를 위해 기본 서비스는 모두 무료였다. 주변 사람들은 걱정했지만, 그는 시장이 커질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고 사업을 그대로 밀고 나갔다.

흔들리지 않는 그의 뚝심은 성공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1,3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심플렉스인터넷 ‘카페24’의 회원사는 400만개에 육박하고 이들이 창출하는 부가가치(거래액 기준)는 5조2,000억원이 훌쩍 넘는다. 시장도 계속 커지는 추세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한 해 동안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64조9,134억원으로 이 가운데 전문몰이 차지하는 거래액은 13조4,093억원에 달한다. 이 대표는 “미국의 테슬라가 지금 잘나가게 된 건 전기자동차 시장이 반드시 열릴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베팅했기 때문”이라며 “쇼핑몰 호스팅 시장이 성장할 것이라는 믿음 없이는 사용료 무료 정책을 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창업하기 전인 대학생 시절에도 본인이 한 번 마음먹은 일은 신념으로 밀어붙이는 사람이었다. 졸업 직전 위성안테나 영업·판매 일을 하며 번 돈으로 졸업 후에 작은 옥탑방 하나를 얻어 1년 동안 녹즙기와 자동차 브레이크 발명에 매진하기도 했다.

“재료를 갈아낸 후 씻기 쉬운 녹즙기를 만들어보려고 했지만 실패했습니다. 자동차 브레이크를 연구할 때는 당시 대우·기아·현대자동차 연구소에 전화해 물어본 적도 많아요. 대학 졸업하고 뭐 하고 있느냐는 말을 많이 들었지만 그때도 내 삶에 확신이 강했습니다.”

떠오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새로운 것을 발명하고 사업화하려던 이 대표의 경험은 카페24의 비즈니스 모델이자 비전이 됐다. 창의력만 있으면 누구나 사업을 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솔루션으로 카페24를 키워나가겠다는 포부다.



“카페24는 사용료를 받지 않음으로써 초기비용은 거의 없고 회원들이 운영하는 온라인쇼핑몰의 매출이 늘어나는 만큼 다른 거래업체로부터 수수료를 받는 구조예요. 고객들이 (사업 외에) 다른 것은 신경 쓰지 않고 아이디어를 손쉽게 사업화할 수 있도록 다양한 서비스를 더 늘려나갈 것입니다”

이재석 카페24(심플렉스인터넷) 대표.


최근에는 사업 영토를 전 세계로 확장하고 있다. 카페24 회원들은 국내에서 카페24를 통해 쇼핑몰을 만들면 해외에 있는 고객들에게도 쉽고 저렴하게 상품을 배송할 수 있다.

DHL과 UPS 등 유명한 글로벌 특송 업체와 네트워크를 구축한 카페24의 글로벌 물류 서비스는 공동집하 방식을 통해 1㎏당 1만3,000~1만5,000원대로 배송비를 낮췄다. 일반 우체국 배송보다 절반 이상 저렴한 가격이다. 또 지금은 국내 고객사 위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해외 고객사를 포함해 전 세계 전자상거래의 연결망으로 성장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카페24는 매년 매출이 15~20%씩 성장하고 있다. 2015년 약 900억원이었던 매출은 지난해에 1,30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에는 1,7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표는 “돈을 좇으며 매출을 목표로 삼는 것은 우리 회사의 철학과 거리가 있다”며 “비즈니스 모델 강화에 초점을 맞춰 사업을 운영해나가고 있다”고 경영 노하우를 소개했다. 그는 “카페24 시스템을 활용하는 쇼핑몰 회원들이 계속해서 성장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개발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수많은 고객이 카페24를 활용해 아이디어와 재능 하나만으로 성공하게 되면 국내에 일자리 수도 증가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최근 계속 논의되는 청년실업 문제도 다른 관점에서 생각해보면 개개인의 잠재적인 재능을 살려내지 못하는 사회 분위기가 문제”라면서 “창의력과 흔히 말하는 ‘끼’를 살려 그것이 콘텐츠가 되고 세상의 비즈니스가 돼야 하는데 공부만 잘하면 된다고 하다 보니 천편일률적인 인재만 나오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카페24 플랫폼의 인프라와 서비스 수준을 더 높이고 다양화해서 재능 있는 사람들의 꿈을 이뤄주는 것뿐 아니라 국내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되도록 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백주연기자 nice89@sedaily.com

이재석 대표는...

△1968년 대구 출생 △1989년 대구 경신고 졸업 △1993년 포스텍(포항공대) 물리학과 졸업 △1995년 한국코트렐 연구원 입사 △1996년 한국네트워크비즈니스컨설팅 설립 △1999년 심플렉스인터넷 설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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