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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in이슈] 박 전 대통령 검찰 출두하던 날, 삼성동 자택 앞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21일 검찰에 출두했다. 이날 서울 삼성동 자택 앞은 오전 이른 시간부터 북새통을 이뤘다. 탄핵을 반대하는 그의 지지자들과 경찰, 취재진들이 좁은 골목에 뒤엉켜 자리했다. 곳곳에서 크고 작은 소동도 이어졌다. 기자가 겪었던 당시 현장의 상황을 시간 순으로 정리해봤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 당일 오전 7시 11분. 박 전 대통령의 미용을 담당하는 정 자매가 삼성동 자택 안으로 들어가고 있다./연합뉴스.




◇오전 7시 11분, 올림머리 담당 정 자매 등장

오전 7시를 막 지난 시간.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폴리스 라인이 설치되기도 전이었다. 안전펜스만 설치돼 있는 좁은 골목으로 주황색 택시가 모습을 드러냈다. 박 전 대통령의 미용을 담당하는 정송주·매주 자매가 탄 차였다. 평소보다 20분 가량 이른 등장이었다. 오전 9시 30분으로 예정돼 있는 검찰 출두 시간을 맞추기 위함이었다. 택시에서 내린 두 자매는 황급히 자택 안으로 사라졌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지자가 탄핵을 반대하며 울부짖다 쓰러져 구급차로 이송되고 있다./정순구기자.


◇오전 7시 23분, 박 전 대통령 지지자 구급차로 이송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숫자가 조금씩 많아지기 시작할 무렵, 삼성동 자택 앞에 위치한 빌라들 사이 골목이 소란스러워졌다. 50대 후반으로 추정되는 여성 3명이 길 위에 누워 울부짖고 있었다. “살려줘 박근혜. 이 나라 살려줘”라며 통곡하는 그들을 여경들이 진정시키는 모습이었다. 한 여성이 울다 지쳐 탈진하고 구토 증세까지 보이자 결국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고 있던 구급차가 들어왔다. 여경 5명이 쓰러진 지지자를 들고 구급차로 이송했다.

이영선 전 청와대 행정관이 박 전 대통령의 삼성동 자택으로 향하고 있다./연합뉴스.


◇오전 7시 41분, 이영선 전 청와대 행정관 도착

구급차가 사라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골목이 분주해졌다. 이영선 전 청와대 행정관이 도착해서다. 박 전 대통령 자택에서 약 50m 떨어진 곳에서 내린 그는 “한 말씀만 해달라”는 취재진들의 물음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자택 안으로 들어갔다. 이 전 행정관의 방문 시간은 최근 들어 가장 빨랐다. 지난 16일에는 오후 1시 12분, 17일에는 오전 9시 18분에 이 곳을 찾았다. 19일에는 오전 11시 40분 경에 방문했다. 정 자매와 마찬가지로 박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에 맞춰 평소보다 일찍 자택을 찾은 것으로 추정된다.

오전 8시가 넘어서자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시위는 더 격렬해졌다./정순구기자.


◇오전 8시 15분, 폴리스 라인 설치되고 지지자들 시위 거세져

오전 8시가 넘어서면서 안전펜스 바깥으로 폴리스 라인이 추가로 설치되기 시작했다.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시위도 점점 격해졌다.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곳곳에서 고함을 지르고 경찰과 취재진들에게 시비를 거는 모습도 보였다. 60대 초반으로 보이는 한 남성은 폴리스 라인을 넘어와 경찰에게 “너희가 뭔데 우리를 막느냐”며 한 동안 항의를 계속하기도 했다. 경찰은 큰 충돌이 벌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각별한 주의를 기울였다. 큰 목소리를 내는 것은 막지 않았지만 경찰에게 신체 접촉을 하는 등의 행동을 하는 시위자는 그 즉시 격리하는 모습이었다.



서울 삼성동 자택에서 박 전 대통령을 태운 차가 서울중앙지검으로 이동 중이다./윤상언 인턴기자.


◇오전 9시 10분, 자택 나선 박 전 대통령

박 전 대통령은 오전 9시 15분쯤 자택에서 나왔다. 청와대에서 자택으로 복귀한 지 9일 만의 첫 외출이었다. 여느 때와 다름 없이 올림머리를 하고 남색 코트를 입은 채였다. 특별한 입장 발표는 없었다. 자택에서 나와 곧바로 입구에 대기하던 검은색 에쿠스 승용차를 타고 서울중앙지검으로 이동했다. 박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연신 태극기를 흔들며 응원의 목소리를 높였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1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고 있다./서울경제DB.


◇오전 9시 25분, 서울중앙지검 도착…“국민 여러분께 송구”

검찰 출두까지 걸린 시간은 단 10분이었다. 박 전 대통령이 탑승한 차량은 삼성동 자택을 출발해 선정릉역과 선릉역, 테헤란로를 거쳐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도착했다. 경찰은 박 전 대통령의 경호를 위해 차량과 교통 신호를 통제했다. 포토라인에 선 그는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다”라는 짧은 말만 남기고 청사 내부로 직행했다.

박 전 대통령의 조사는 오전 9시 35분께부터 서울중앙지검 10층의 1001호실에서 시작됐다. 한웅재 부장검사와 배석검사 1명, 수사관 1명이 참석했다. 검찰은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되도록 자정 이전에 조사를 끝내겠다는 방침이다. 박 전 대통령과 변호인 측이 영상녹화에 동의하지 않아 조사 과정이 녹화되지는 않는다. 역사상 4번째로 검찰에 출두한 전직 대통령이 된 박 전 대통령. 과연 그 결과가 어떻게 날지 온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순구 기자·윤상언 인턴기자 soon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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