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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보험산업, 혁신이 답이다] '노후파산' '하류노인' 경고 잇달아...장수국가 日의 민낯

기초생활 수준 소득 노인

600만~700만명 달해

가족 삶까지 피폐해져

"복지시스템 뒤처진 韓

대책 마련 서둘러야"





“이런 노후가 찾아오리라고는 예상도 못했지….”

지난 2014년 일본의 공영방송 NHK는 ‘노인표류사회-노후파산의 현실’이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를 방송했다. 다큐멘터리에 등장한 노인들은 몸이 아픈데도 의지할 곳 없이 가까스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현실을 보여줬다. 국가에서 지급 받는 연금은 생계비로는 턱없이 부족했다. 의료비 지출이 아까워 아픈 것도 참아야 했다. 젊은 시절부터 저소득층이어서도 아니었다. 평범한 근로자로 정년까지 열심히 일하며 적금 통장에 꼬박꼬박 돈을 넣고 집까지 장만하며 미래를 준비했지만 나이가 든 후 결국 피폐해진 삶을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은 일본 사회에 큰 충격을 던졌다.

이듬해인 2015년 여름에는 서점가에도 초고령사회의 민낯을 파헤친 문제작이 등장했다. 책 제목은 ‘하류노인(下流老人)’. 저자인 빈곤 문제 전문가 후지타 다카노리 씨는 “의지할 사람 없이 기초생활 수급자 수준의 소득으로 간신히 살아가는 노인이 600만~7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병들고 가난한 노후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고 일본 사회에 경고했다. 일본 사회의 아픈 부분을 건드린 이 책은 일본 아마존에서 베스트셀러 1위에 등극하기도 했다.



‘하류노인’이라는 단어가 일본 사회에서 신조어로 자리 잡아가는 사이 일본 정부는 50년 넘게 범국가적 전통으로 이어오던 100세 노인 생일 선물을 줄이는 방안 마련에 들어갔다. 일본은 1960년대 경제가 고속 성장 가도에 오르자 장수는 국력의 상징이라며 100세 생일을 맞이하는 노인에게 ‘고코부키(壽)’라고 새겨진 은잔을 총리 이름으로 선물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선물 도입 첫해 153명에 불과했던 100세 노인이 연간 3만 명에 육박하자 예산 부담을 이유로 선물의 단가를 낮추기로 결정했다. 더불어 일본 정부는 그해 9월 경로의 날을 앞두고 인구통계를 발표하면서 80세 이상 인구가 처음으로 1,000만명을 돌파했다는 소식을 국민들에게 전했다.

하류노인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서점에는 ‘노인지옥’이라는 책이 또 등장했다. 아사히신문이 14개월간 기획 취재한 내용을 담은 책으로 노후 빈곤은 노인 개인의 삶뿐 아니라 가족의 삶까지도 무너뜨린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고령자들을 대상으로 개호(돌봄) 서비스를 시행하고는 있지만 국가가 운영하는 특별 양호 시설 대기자 수가 50만명이 넘는 상황에서 결국 자식 등 가족들이 돌봄휴직·돌봄휴학을 하는 사례가 속출하는 현실을 지적했다. 더불어 태평양 전쟁 이후 태어난 단카이 세대가 후기 고령자인 75세가 되기 시작하는 2025년부터는 이 같은 문제가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장수가 마냥 축복이 아니라는 점을 지적하는 일본의 전문가들은 한국이 처한 상황은 더 심각할 수 있다는 경고도 잊지 않았다. 하류노인의 저자 후지타씨는 한국어 번역판을 내면서 “안타깝게도 한국의 노인복지시스템은 일본을 비롯한 다른 선진국에 비해 크게 뒤처진다”며 “한국도 서둘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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