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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인양 다시 기로]'1073일 痛恨의 세월' 품고 떠올랐지만 암초 만나...밤샘 램프 절단 사투

■긴 기다림...긴박했던 하루

어제 새벽 첫 모습 떠오른뒤 수면위 8.5m까지 인양했지만

좌현 선미 10m 높이 램프 아래로 열려 제거 작업 추가

24일 오전까지 램프 제거 못하면 인양 실패 가능성

세월호 선체 반 정도 수면 밖으로 24일 오전 전남 진도군 사고 해역에서 세월호 막바지 인양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진도=연합뉴스




불과 20m, 12시간이었다. 지난 3년여간 온 국민이 그토록 바랐던 세월호가 수면 위로 올라서기까지는 긴 기다림에 비해 너무나 짧았다.

23일 오전3시45분께 백색과 오렌지색 불빛을 켠 채 선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던 두 대의 재킹바지선 사이로 검갈색의 물체가 처음으로 모습을 보였다. 선체의 균형을 잡기 위해 선미 쪽에 부착된 3.2m의 두 개 스태빌라이저 중 우현 쪽이었다. 전일 오후3시30분 해저면에서 1m 이격에 성공한 지 12시간 만이다. 동이 트고 사위(四圍)가 밝아지면서 선체도 시나브로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참사가 벌어진 뒤 수면 아래에서 견뎠던 1,073일이라는 세월이 그대로 묻어나게, 순백색이던 선체 외부도 녹으로 뒤덮여 있었다.

수면 위 13m 목표까지 10.6m를 앞둔 오전10시께 수면 위로 2.4m가량 모습을 드러낸 세월호가 잠시 부상을 멈췄다. 예인선을 따라 안전지대로 이동하기 위한 최적의 위치가 코 앞이었다. 인양추진단도 분주해졌다. 같은 시각 진도군청에 마련된 기자회견석에 올라선 이철조 해양수산부 세월호선체인양추진단장은 “물 위로 올라오는 과정에서 선체 자세가 변동되면서 인양줄(와이어)과 세월호 선체 간의 간섭현상이 발생했다”며 작업 중단 이유를 설명했다.

인양추진단은 선체의 균형을 맞추는 작업을 끝낸 뒤 다시 인양작업에 들어서 오후5시 선체를 수면 위 8.5m까지 인양했다. 하지만 선체의 인양을 방해하는 지장물(난간·케이블) 등 제거에 시간이 걸리면서 오후11시까지 인양 작업이 또다시 멈췄다.

작업이 멈추면서 인양추진단도 예정에 없단 긴급 브리핑을 10시에 열었다. 이 단장은 “지장물을 추가 조사하는 과정에서 10m 이상 높이의 좌현의 선미 램프의 잠금장치가 파손돼 열려 있음을 확인했다”며 “10m 이상 높이의 선미 램프가 열려있는 상태로는 수면 위 13m까지 인양은 가능하지만 반잠수선에 거치하는 것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세월호를 반잠수식에 태우기 위해 필요한 높이는 수면 위 13m다. 선체를 수면 위 13m까지 끌어올리면 수면 아래 남은 선체 높이는 9m. 여기에 1m 높이의 인양판(리프팅비)과 1.5m 높이의 거치대 높이를 감안하면 수면 밑의 높이는 11.5m가량이다. 10m 높이의 선미 램프가 아래 방향으로 열려 있는 경우 13m까지 잠수가 가능한 반잠수식 선박에 선체를 태우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게 해수부의 설명이다.

다만 해수부는 24일 아침까지 램프를 제거하면 소조기가 끝나기 전에 인양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 단장은 “오후8시부터 잠수사를 투입해 제거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수차례의 회의 끝에 램프 제거 작업이 내일 아침까지 이뤄지고 세월호가 반잠수식 선박에 내일 자정 전까지 거치된다면 24일 끝이 나는 이번 소조기에도 인양이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인양에 성공하면 세월호는 침몰 해역에서 1.8~2㎞ 떨어진 물살이 약한 ‘안전지대’로 옮겨진다. 이후 반잠수식 선박에 세월호 선체를 태우고 선박을 물 위로 부양시킨 뒤 다시 세월호를 고정하는 작업이 이어진다. 인양에 가장 중요하고 어려운 작업은 사실상 여기서 끝이 난다.

세월호 고박이 끝나면 반잠수식 선박은 87㎞(직선거리 기준) 떨어진 목포 신항으로 옮겨져 육상에 거치되는 작업이 이어진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9명 미수습자 시신을 수습하기 위한 작업에 들어서겠다는 게 해수부의 계획이다.

뒤늦게 발견된 돌발상황에 유보 가능성도 있다. 이 단장은 이어 램프 제거가 잘 안 되면 인양 작업 자체가 취소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그런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진도=이두형기자·공동취재단, 세종=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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