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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반값 아이패드





지난 2010년 1월27일 애플 신제품 발표회장. 창업자인 고(故) 스티브 잡스가 태블릿PC의 선구자 격인 아이패드를 이렇게 소개했다. “이 디바이스는 애플 최고의 기술로 만들어 낸, 믿을 수 없는 가격으로 선보이는 마법과 같은 혁신적 장치다. 수많은 애플리케이션과 콘텐츠가 훨씬 더 친밀하고 직관적이며 재미있는 방법으로 사용자에게 연결된다.”

두 달여 뒤인 4월3일 아이패드가 공식 출시되자 전 세계 PC 시장이 요동쳤다. 잡스의 마법이 통했는지 아이패드는 데스크톱·노트북을 줄줄이 무력화시키며 세계 곳곳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출시 3개월 만에 초기 물량 부족에도 327만대나 팔려나갔고, 9개월 만에 판매량 1,500만대를 돌파했다. 뒤이어 삼성전자가 갤럭시탭 시리즈를 내놓으면서 태블릿은 PC 시장에서 대세로 자리 잡았다.



2014년까지만 해도 태블릿의 전성기가 영원할 것처럼 보였다. 아이패드의 경우 그 해 매출이 아이폰의 3분의1에 달할 만큼 스테디셀러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던 것 같다. 이후 내리막길을 걷더니 급기야 지난해 4·4분기 세계 태블릿 PC 판매량은 5,290만대에 그쳤다. 불과 1년 새 20%나 급감한 것이다. 아이패드는 1,310만대로 3년 전 4·4분기의 2,600만대에 비해 반 토막이 났다. 삼성전자도 80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100만대 줄었다. 저가 위주인 중국의 화웨이와 레노보가 선전하고 있지만 전반적인 시장 위축은 피하기 힘든 상황이다. 올해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300만대나 감소할 거라는 전망이 나올 정도다.

태블릿이 코너에 몰린 연유는 터치스크린으로 무장한 노트북의 반격이 거센데다 갤럭시노트 등 화면이 커진 스마트폰이 태블릿 수요를 빠르게 잠식하기 때문이다. 위기를 절감한 탓일까. 애플이 엊그제 역대 최저가의 아이패드를 내놓았다. 고사양 9.7인치 아이패드를 329달러(약 43만원)에 판매한다는데 성능·크기가 비슷한 기존 모델이 729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그 절반에도 못 미치는 가격이다. 고가정책을 고집하던 애플의 변심을 보니 태블릿의 추락이 심각하기는 심각한가 보다. 노트북과 대화면 스마트폰에 낀 태블릿이 살길을 어떻게 찾아갈지 궁금하다. /임석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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