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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뮤지컬 '스모크', 천재시인 이상이 전하는 한 줄기 희망(종합)

시대를 앞서간 시인 이상의 삶과 작품이 뮤지컬로 재탄생됐다.

23일 오후 3시 대학로 유니플렉스 2관에서는 창작 뮤지컬 ‘스모크’의 프레스콜이 개최됐다.

23일 열린 뮤지컬 ‘스모크’ 프레스콜에서 배우들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사진=오훈 기자




지난해 12월 프로듀서 김수로가 큐레이터로 활동 중인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트라이아웃 공연을 선보인 뮤지컬 ‘스모크’는 이상의 시 ‘오감도(烏瞰圖)’에서 모티브를 얻어 제작되었다. 당시 극의 비밀스러운 분위기와 캐릭터의 강렬한 감정이 관객들에게 강한 울림을 전하며 또 한편의 웰메이드 창작 뮤지컬 탄생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 바 있다.

연출 추정화가 23일 열린 뮤지컬 ‘스모크’ 프레스콜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오훈 기자


추정화 연출은 “윤동주, 백석 시인의 시는 읽기만 해도 좋은 것 같지만, 이상 시인의 작품은 너무 어려워서 무슨 말인지 잘 모를 때가 많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를 잡아준 것은 소설 ‘날개’의 ‘날자 날자 딱 한번만 날아보자’라는 구절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하고 싶은 것들이 많아서 그런지 좌절도 굉장히 많은 사람이었다. 그런 좌절 속에 있다 보니 저는 그 구절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며 “이상은 시대를 앞서간 예술가보다, 시대와 발이 맞지 않아서 절름발이 같은 인생을 살아간 예술가 같았다. 고통과 절망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았던 한 시인의 삶을 통해서 보시는 관객들이 치유를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작곡을 맡은 허수현 음악감독은 “전체적으로 미스터리하고 어두운 드라마이기 때문에 마이너 풍의 곡들이 많다”며 “본 공연에 오면서 스무 곡 중 열곡을 다시 썼다. 그만큼 드라마도 어려웠고, 이상의 시를 섞어 만든 가사들이 많아서 제가 그것을 캐치하기가 처음에는 많이 힘들었다. 연출님과 배우들의 도움으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소회를 전했다.

뮤지컬 ‘스모크’는 모든 걸 포기하고 세상을 떠나려는 ‘초(超)’, 순수하고 바다를 꿈꾸는 ‘해(海)’, 그들에게 납치된 여인 ‘홍(紅)’ 세 사람이 함께 머무르며 일어나는 이야기를 다루는 작품으로, 천재 시인 이상의 위대하고 불가해한 시가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와 감각적인 음악과 만나 새롭게 태어났다.



특히, ‘스모크’는 미스터리 스릴러라는 장르적 특색을 살리는 동시에 시대 배경인 식민지 사회의 암울한 시대상을 드러낸다. 시대를 앞서가는 천재성, 식민지 조국에서 살아야만 했던 예술가의 불안, 고독, 절망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이겨내고 싶었던 열망까지. 세 명의 등장인물과 상징적 소품을 통해 세상과 동떨어진 절름발이 이상의 고달픈 영혼을 깊이 녹여냈다.

이번 3월 정식 공연에 시를 쓰는 남자 ‘초’ 역에는 김재범, 김경수, 박은석이 캐스팅 되었으며, 그림을 그리는 소년 ‘해’ 역에는 정원영, 고은성, 윤소호가, 부서질 듯 아픈 고통을 가진 여인 ‘홍’ 역은 정연과 김여진, 유주혜가 출연하는 등 공연계의 블루칩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며 극에 힘을 불어 넣는다.

트라이아웃 공연에 이어 본 공연에도 출연한 윤소호는 “트라이아웃 때는 모든 이야기를 담아대는 데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며 “이전에는 해, 초, 홍의 캐릭터와 극의 흐름이 조금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면 이번 본 공연에는 이상이라는 사람이 어떻게 자라왔는지에 대한 설명 등이 더해지면서 관객들이 이해하기 쉬워진 것 같다”고 이전과 달라진 부분에 대해 언급했다.

최근 방송된 JTBC ‘팬텀싱어’를 통해 대중에게 이름을 알린 고은성은 “‘팬텀싱어’ 이후 ‘로미오와 줄리엣’을 끝내고 ‘스모크’를 하는 일정으로 본의 아니게 작품 연습에 100% 할애를 못한 것 같았다”고 고충을 토로하며 “많은 분들이 예전보다 관심을 많이 가져주신 만큼 잘해야 하는데 ‘못하면 어떡하지?’라는 불안감이 동시에 생겼다”고 밝혔다.

또 그는 “컨디션 관리도 열심히 하고 있다. 불안감과 잘해야겠다는 욕심을 버리고 최대한 주어진 것 안에서 잘하자는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한편, 뮤지컬 ‘스모크’는 오는 5월 28일까지 대학로 유니플렉스 2관에서 공연된다.

/서경스타 이하나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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