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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중파 람 홍콩 행정장관 당선]'반환 20년'...거세지는 中 입김, 작아지는 자치 목소리

中 중앙정부 강력한 지지 받아

과반 웃도는 777표 얻으며 승리

7월 취임식에 시진핑 참석 유력

유화조치로 화해분위기 조성할수도





친(親)중국파인 캐리 람 전 홍콩 정무사장(총리격)이 26일 실시된 차기 홍콩 행정장관 간접선거에서 승리했다.

람은 오는 7월 반환 20주년 행사에 참석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앞에서 취임 선서를 하며 5년 임기를 시작한다.

지난 1997년 영국에서 반환된 홍콩은 2047년까지 50년간 국방과 외교를 제외한 자치를 보장받았지만 행정장관 선거 등 정치는 물론 경제·사회 전반에서 중국의 입김에 휘둘리고 있다는 목소리가 크다. 더구나 올가을 중국 공산당 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와 지도부 인사와 맞물려 시 주석의 1인 지도체제가 강화되면서 ‘반환 20주년’을 앞둔 홍콩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홍콩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오전9시부터 11시까지 진행된 선거인단 투표에서 중국 중앙정부의 지지를 받은 람 전 사장이 선거인단 과반인 601표를 웃도는 777표를 얻어 365표를 획득한 온건 친중파 존 창 전 재정사 사장(재정장관)을 누르고 승리했다고 밝혔다. 람 전 사장의 득표수는 당초 예상을 훨씬 초과한 것이다.

홍콩 시민의 지지도가 경쟁자 존 창에 비해 크게 떨어졌던 람 전 사장이 압도적인 표로 당선한 것은 중국의 영향력이 알려진 것보다 홍콩 정치 전반에 걸쳐 깊숙이 미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람이 중국 지도부의 강력한 통제 압박과 서구식 규범에 익숙한 홍콩 시민들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고 지적했다.

람은 중국 당국의 승인을 거쳐 반환 20주년 기념일이기도 한 7월1일 취임식을 통해 홍콩의 첫 여성 수반으로 임기 5년의 행보를 시작한다. 새 행정장관의 임기는 2017년 7월1일부터 2022년 6월30일까지다. 2022년 임기가 끝나는 시진핑 2기 집권기와 맞물려 있다. 특히 이 자리에 시 주석의 참석이 유력하다. 연임에 성공했던 1대 둥젠화는 장쩌민 전 주석이 첫 취임식에 참석했고 3대 도널드 창과 4대 렁춘잉의 경우 후진타오 전 주석이 각각 선서를 지켜봤다.



2047년까지 30년 더 외교·국방을 제외한 자치권을 부여받은 홍콩이지만 시 주석의 절대권력 행보 강화 영향으로 홍콩의 자치 목소리는 점점 작아지고 있다. 람 전 사장은 2007년 개발국장 시절 여론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빅토리아항 퀸스피어부두 철거를 강행하고 2014년에는 행정장관 직선제를 요구하며 벌어졌던 민주화 시위인 ‘우산혁명’을 강경 진압해 ‘철의 여인’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이번 선거에서도 일찌감치 중국 지도부의 지지를 받았다. 앞서 홍콩 문제를 관장하는 중국 서열 3위 장더장 전인대 상무위원장이 람 후보를 공개 지지한다고 밝히면서 “행정장관 선거에 개입할 권리가 있다”고 발언해 홍콩 자치에 대한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중국 당국은 시 주석의 7월 홍콩 방문을 앞두고 이미 연초부터 치밀한 준비에 착수한 상태다. 이번 5대 행정장관 취임식은 2014년 우산혁명 이후 처음 치러지는 행사인데다 최근 홍콩에서 반중국 여론이 다시 고개를 들기 시작하고 있어 중국 경호 당국은 시 주석의 홍콩 방문 때 전례 없이 삼엄한 경호활동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중국 당국이 시 주석의 홍콩 방문을 앞두고 화해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유화 조치를 내릴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현지 언론들은 중국과 홍콩의 채권 교차거래 등 금융과 무역 등 경제 분야에서 홍콩에 대한 중국 정부의 지원 방안이 다양하게 발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행정장관 간선제 선거를 하루 앞둔 25일 홍콩 시내에서는 행정장관 직선제를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홍콩의 자치와 민주주의를 중시하는 범민주파 시민단체인 민간인권진선은 이날 오후 도심에서 1,000명이 참가한 가운데 중국의 홍콩 선거 개입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시위 참가자들은 “우리 정부는 스스로 결정한다” “1인1표제 도입” 등의 구호를 외치며 거리행진을 벌였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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