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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멀어지는 日, 따라잡는 中>日 '잃어버린 20년' 더이상 비웃지 말라

한국, 중국에 기술우위도 옛말

세계 GDP '부가가치율' 差

8.5%P→11.6%P로 더 커져

日 과학기술·문화 분야 등

소프트파워 높은수준 유지





앞으로는 일본의 장기 경기침체를 빗댄 ‘잃어버린 20년’이라는 말을 쉽게 쓰기 어려울 것 같다. 우리나라와 일본의 경제 격차가 다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6일 ‘한국 경제, 얼마나 일본을 따라잡았나’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현대연은 산업경쟁력과 과학·기술경쟁력 등에서 양국의 차이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봤다.

현대연에 따르면 지난 1980년 한국과 일본이 세계 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0.6%, 9.8%로 양국 간 격차는 9.2%포인트였지만 지난해에는 한국(1.9%)과 일본(6.3%)의 격차가 4.4%포인트로 좁혀졌다. 그러나 실제 산업경쟁력을 보면 한일 격차가 다시 커지고 있다. 국내 최종수요에서 자국이 차지하는 부가가치율의 경우 일본은 2000년 53.6%에서 2014년 51.8%로 1.8%포인트 떨어졌지만 우리는 45.1%에서 40.2%로 4.9%포인트 낮아졌다. 두 나라의 부가가치율 격차는 8.5%포인트에서 11.6%포인트로 확대됐다. 잠재성장률도 우리는 점차 하락하는 반면 일본은 미약하나마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국제경영개발원(IMD)에 따르면 한국의 세계 과학경쟁력은 2009년 3위를 차지하며 일본(2위)을 위협했지만 지난해에는 우리(8위)와 일본(2위)의 격차가 커졌다. IMD 기준 기술경쟁력도 한국은 2005년 2위까지 올라가 일본을 앞섰지만 이후 하락세를 보이며 지난해에는 15위로 일본(10위)에 재역전됐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은 10대 국가전략기술 전체 수준에서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2.8년 뒤진 것으로 평가했다.

4차 산업혁명 대응력도 일본과 비교하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시장 유연성과 기술 수준, 교육시스템, 사회간접자본(SOC) 수준, 법적 보호 등 5개 부문에 대해 평가한 결과 기술 수준은 한국과 일본이 유사하게 평가받았지만 나머지 부문은 일본과 큰 격차를 보여 한국은 전체 25위, 일본은 전체 12위였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동북아연구실장은 “한국은 경제 규모나 산업경쟁력 측면에서 일본을 빠르게 추격해왔지만 여전히 일본과는 상당한 격차를 보이고 국내 여건 악화로 향후 격차 재확대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일본은 잃어버린 20년을 지났다는 것을 고려하면 우리나라 경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와 전략 재설정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일본은 과학기술과 문화 같은 ‘소프트파워’에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이날 내놓은 ‘글로벌 경제에서 일본의 위상과 시사점’에 따르면 주요 조사기관이 평가한 일본의 소프트파워 수준은 전 세계 3∼7위 수준이며 과학기술·문화·기업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구체적으로 보면 일본의 2015년 연구개발(R&D) 투자 규모는 국내총생산 대비 3.5%인 1,700억달러 수준이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2위다. 일본은 또 문화 분야에서 캐릭터·게임산업 등 성장 가능성이 큰 콘텐츠 시장 규모가 세계 2∼3위이고 학력과 노동시장·안전 등 주요 사회지표에서는 OECD 상위권을 점하고 있다. 일본은 해외 영향력 확대를 위해 기업의 해외 진출을 늘리고 공적개발원조(ODA)도 적극 추진해왔다.



/김영필기자 susopa@sedaily.com



우리나라의 산업경쟁력이 중국에 뒤진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연구원은 26일 ‘수출 빅데이터를 이용한 한국 산업의 경쟁력 평가’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산업경쟁력 지수가 1995년 16위에서 2015년 13위로 세 계단 올랐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는 순위가 약간 상승하며 20위권 안에서 주춤하는 사이 중국은 20위에서 3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산업경쟁력은 숙련기술 수준이 높은 상품을 얼마나 많이 수출했는지로 판단한다. 우리나라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수출 실적 개선 등에 힘입어 소폭 등급이 올라갔다. 하지만 경쟁력 우세 품목의 비중은 6.0%에 불과해 미국(22.1%)에 비해 크게 뒤떨어졌다. 반도체·디스플레이 같은 특정 항목에 수출 실적이 몰려 있기 때문이다. 독일은 1995년과 2015년 모두 1위를 차지했고 중국은 20위에서 3위로 큰 폭으로 상승했다. 20년 동안 중국의 산업경쟁력이 우리를 앞서게 된 것이다.

반면 산업 간 연계 정도에 따라 미래의 산업발전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산업응집력 지수는 21위에서 25위로 네 계단 하락했다. 산업응집력 지수는 어느 수출상품의 주위에 다른 경쟁력 있는 상품이 얼마나 밀집돼 있는가를 계산한 수치다. 이탈리아(2위→1위), 독일(1위→2위), 미국(4위→5위) 등 선진 산업 강국이 굳건히 5위권 내 포진했고 신흥시장국에서는 중국(18위→3위)과 폴란드(19위→8위)의 도약이 두드러졌다. 특히 우리나라는 산업응집력 부문에서도 중국에 뒤졌다. 국내 산업생태계를 숲에 비유하면 우리나라 산업은 키가 큰 나무이지만 다양한 종류의 나무가 자라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윤우진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산업생태계는 개별 업종이나 산업의 발전과 함께 전체 산업이 균형을 이루면서 시너지 효과를 보는 것이 중요하다”며 “기업 역동성 유지를 위해 산업생태계를 파괴하는 좀비기업의 퇴출은 촉진하되 신생기업의 도전을 장려하는 기업정책 추진이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세종=강광우기자 press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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