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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직원 휴식·사기진작에 40억 선뜻 … 파격경영 이어가는 정지선

[S-STORY 人]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의 소통 리더십

국내외 호텔·리조트 이용권 무료·70% 지원

결과보다 과정 보고 평가…업계 최고수준 대우

상품기획 등 새 시도 후 실패한 직원들도 포상





# 정지선(사진)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직원들을 위해 통 큰 지원을 했다.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에다 경기침체로 유통업계가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이달부터 직원들의 사기진작을 위해 전 직원을 대상으로 휴식 지원에 나선 것이다. 국내는 물론 해외 등 7,000여곳의 호텔 및 리조트 이용권에 대해 무료나 70% 비용을 지원하는 것이 그것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객실 지원 비용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호텔의 인터넷 최저가가 100만원(2박3일 기준) 안팎임을 고려할 때 총비용은 연간 약 4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사실 여러 총수들이 조직문화 개선에 나서고 있지만 실제로 이를 위해 돈과 시간을 쏟아붓는 최고경영자(CEO)는 찾기 힘들다. 정 회장의 이번 파격 지원은 그런 면에서 더욱 눈에 띈다. 흥미로운 점은 ‘40억원의 통 큰 휴가 지원’이 그간 정 회장이 보여온 경영 스타일의 일환으로 해석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007년 역대 재벌총수 가운데 가장 어린 나이인 36세로 회장직에 오른 그는 10여년간 “당장의 매출에 연연해 조직문화 개선을 게을리하면 되레 경쟁력이 뒤처진다”는 지론을 내세우며 새로운 경영모델을 제시해나가고 있다.



◇유통업계에서 보기 힘든 파격 지원=통 큰 휴가 지원은 유통업계에서 더더욱 드문 일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숙박비의 100%가 지원되는 곳은 객실 지원 물량의 절반 이상인 3,700곳으로 강릉 씨마크호텔과 인재개발원 등이 포함됐다. 현대백화점그룹 직원이 3,700여명인 점을 고려하면 1년에 한 번은 무료로 호텔을 사용할 수 있는 셈이다. 나머지 3,300곳도 70%의 비용이 지원돼 모든 직원이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다. 국내뿐 아니라 하와이와 싱가포르·태국 등 해외 7개 나라, 10개 도시의 특급호텔과 리조트가 포함돼 있으며 여름·겨울 성수기를 제외하고도 다달이 20개 이상의 호텔 숙박권이 제공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유통업계에서 직원을 대상으로 이처럼 대대적인 지원을 펼친 사례는 현대백화점그룹이 유일하다”며 “다른 업종에 비해 필요한 인력이 많은 유통업 특성상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결과보다 과정, 인재에 최고의 대우= 2007년 회장 자리에 오른 이래 그는 ‘결과보다 과정 중시, 보텀업 문화, 직원 최고 대우’ 등 여러 부문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11월 정 회장은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세 번째 면세점 사업자 선정 발표를 한 달 앞둔 시점이었다. 1차와 2차 면세점 사업자 선정에서 고배를 마신 현대백화점 입장에서 3차 사업자 최종 선정은 절박한 상황이었지만 정 회장은 당락과 상관없이 과정을 평가해 인사를 단행했다. 그리고 다음달, 현대백화점은 3차 사업자 선정에서 가장 높은 점수로 면세사업권을 쥘 수 있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그는 2003년 부회장에 취임한 후 ‘주니어보드’ 제도도 도입했다. 부장에서 사원급까지 다양한 직급의 직원들을 선발해 한 달에 한 번 격의 없이 대화하는 자리를 갖는 것이다. 이 전통은 그의 동생인 정교선 부회장이 이어가고 있다.

이외에도 2010년 팀장급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안식월’ 제도를 도입한 데 이어 올해부터는 팀장을 제외한 나머지 직원을 대상으로 ‘안식주’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아예 조직문화 전담팀을 만들었다. 직원 대우 역시 동급에서 최고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여타 재벌과 달리 전문경영인 체제가 잘 구축돼 있는 것으로 유명한데 이 이면에는 이 같은 정 회장의 경영 스타일이 한몫하고 있다.

◇실패하면 상 준다…도전정신 강조=이들 외에도 정 회장이 강조하는 조직문화 키워드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과감한 도전이다. 이에 따라 현대백화점은 실패한 사람을 위한 포상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마케터·상품기획자 등이 새롭게 시도했다가 실패한 사례를 선정해 포상하는 ‘베스트 챌린저 제도’가 그것이다.

이 같은 ‘현대백화점만의 조직문화’를 바탕으로 2012년 패션기업 한섬을 인수한 후부터는 1년에 하나꼴로 인수합병(M&A)을 할 정도로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한섬에 이어 같은 해 가구업체 현대리바트를 인수하고 2013년 경북 지역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새로넷방송과 씨엔에스푸드를 사들였다. 2015년에는 건설·중장비 업체 에버다임을 인수했다. 패션업이 오랜 불황을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서도 올해 3월에는 SK네트웍스 패션 부문을 인수하면서 단숨에 이랜드, 삼성물산 패션 부문, LF와 더불어 패션 빅4 기업으로 발돋움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그의 도전은 올해도 계속된다. 한섬이 중국과 유럽 진출을 본격화하고 현대백화점은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를 취급하는 패션 전문점을 통해 ‘로드숍’이라는 새로운 사업에 진출한다. 연말에는 면세점 사업에 첫발을 내딛는다.

/박윤선기자 sep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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