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한반도 내 미군의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 배치에 대한 보복으로 자국 내 여행사를 통한 한국의 단체관광을 금지하는 대신 북한과 태국 여행을 파격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는 한국 관광 금지 조치로 인해 중국인들의 손실이 커지면서 중국 여행 업계에 생긴 불만을 달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북한으로의 전세편 확대는 연이은 도발로 안보위협을 가하고 있는 북한에 외화벌이를 제공해준다는 점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에 반하는 처사라는 비판도 나온다.
29일 중국 민항국 등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이례적으로 중국 랴오닝(遼寧) 성 단둥(丹東)과 북한 평양을 오가는 고려항공 전세기 운항을 허가해 지난 28일 처음으로 취항했다.
북한의 고려항공은 영국의 항공서비스 조사기관인 스카이트랙스가 5년 연속 최악의 항공사로 선정했을 정도로 안전 기반이 취약하다. 고려항공은 심지어 중국 민항국의 관련 규정도 지키지 않아 지난해 말 행정처분 통보까지 받기도 했다.
이를 알고 있음에도 중국인들의 여행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단둥 전세편을 허용한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중국 당국은 또한 다수의 노선이 개설된 태국에 베이징-푸껫 직항 노선 등을 추가로 개설해 지난 28일부터 운항이 들어갔다.
태국은 지난 15일부터 중국인들의 한국 단체 관광이 금지되면서 대체 관광지로 중국 당국이 독려하는 곳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한국 여행이 중단되면서 손실을 보고 있는 중국 여행사들을 달래기 위해 베이징-푸껫 직항노선을 개설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중국은 북한과 태국에 항공 노선을 확장하면서도 한국행 전세편 운항은 허가를 내주지 않는 등 한국에만 불합리한 조처를 하고 있다. 이러한 중국의 비협조는 지난해 말 사드 문제가 수면 위로 오른 뒤부터 시작됐다.
우리 정부는 이러한 중국의 불공정성에 항의했지만 당국자 간 면담도 거부한 채로 답변을 주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상언 인턴기자 sangun.youn@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