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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의 눈물…미분양 7년만에 1만가구 돌파

조선업 구조조정 속 공급과잉 겹쳐 지난달 42% 폭증

아파트 가격도 3개월째 내림세…"2년전보다 15% 하락"





조선·해운·철강 등 지역 경제를 떠받치는 주력 산업의 불황으로 경상남도 지역의 부동산 시장이 직격탄을 맞았다. 미분양 아파트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만 가구를 넘어서고 아파트 가격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29일 국토교통부는 경남 지역의 2월 미분양 아파트가 전월 대비 3,332가구(42.8%) 증가한 1만1,117가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9월(1만340가구) 이후 7년5개월 만의 최대 규모다.

2월 전국 미분양 물량이 6만1,063가구로 전월 대비 1,750가구(3.0%) 증가한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경남이 전체 미분양 수치를 끌어올렸다고 볼 수 있다.

경남 지역에서 미분양이 이처럼 급격하게 불어난 것은 지역 경기 침체와 주택 공급 과잉이 겹친 결과다. 28일 한국은행 경남본부는 ‘2017년 1·4분기 경남경제 모니터링 결과’를 발표하면서 조선업 수주 부진의 영향으로 경남 지역 경기가 좀처럼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기 악화로 주택 수요자들의 지갑을 열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지만 공급 물량은 대거 쏟아졌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경남 지역 분양 물량은 총 4만9,754가구로 2000년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2000~2013년까지 연평균 약 1만7,000가구가 분양되던 것이 2014년부터 3만 가구 이상으로 뛰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조선 및 해운 업종의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서 지역 경제가 위축된데다 지난 몇 년간 예년에 비해 공급량이 많았던 점이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남 지역 아파트 가격도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KB국민은행이 발표한 3월 전국 주택 매매 동향에 따르면 경남 아파트 가격은 전월 대비 0.21% 하락하는 등 올해 들어 3개월 연속 약세를 보이고 있다. 거제 G공인중개 관계자는 “조선 등 지역 산업이 다 죽으니 주택 경기가 전반적으로 좋지 않다”면서 “2년 전과 비교했을 때 아파트 가격이 15%가량 떨어졌다”고 말했다.

경남을 제외한 다른 지역의 미분양 물량 증가폭은 크지 않았다. 수도권의 경우 서울(-8.8%), 인천(-8.4%), 경기(-4.0%) 등 대부분의 지역에서 미분양 물량이 감소하면서 전월 대비 924가구(-4.9%) 감소한 1만8,014가구를 기록했다. 지방의 경우는 전월 대비 2,674가구(6.6%) 증가하기는 했지만 경남을 제외하면 증가폭이 크지 않았다.

경남 다음으로 미분양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곳은 대전과 제주 지역이다. 대전의 경우 전월 대비 175가구(31.8%) 증가한 726가구를 기록했으며 제주는 93가구(26.3%)가 늘어 446가구로 집계됐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제주도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인 투자 수요 감소 등 단기적인 대외변수의 영향을 받고 있다”면서도 “신규 아파트 공급 자체가 많지 않아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한편 2월 주택 인허가 실적은 전국 4만9,582가구로 전년 동월 대비 7.7% 감소했으며 분양 실적도 1만4,184가구로 전년 동월 대비 6.3% 줄었다. 지난 2~3년간 이어진 공급 과잉과 미국발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 등 복합적인 요인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고병기·이완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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