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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내 집 사느라...작년 가계 여유자금 급감

가계·비영리단체 순자금운용액

70.5조로 4년 만에 가장 적어

지난해 가계가 금융거래를 할 수 있는 여유자금이 대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구입이나 생활비 마련을 위해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늘린 탓이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2016년 중 자금순환(잠정)’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 및 가계에 봉사하는 비영리단체의 순자금운용액은 70조5,160억원으로 지난 2012년(69조5,250억원) 이후 4년 만에 가장 적았다. 지난해 가계의 순자금운용액도 2015년보다 23조7,280억원(25.2%) 줄어든 금액으로 2년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순자금운용액은 가계가 예금과 보험·주식투자 등으로 굴린 돈(운용자금)에서 금융기관 등에서 빌린 돈(조달자금)을 뺀 금액이다. 비영리단체는 소비자단체와 자선·구호단체, 종교단체, 노동조합, 학술단체 등 가계에 봉사하는 민간단체를 의미한다.





지난해 가계가 운용한 자금은 213조5,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9조5,000억원(4.3%) 축소됐다. 하지만 금융기관으로부터 빌린 돈인 조달자금은 2015년보다 14조3,000억원(11.1%) 늘어난 143조원이었다. 이는 저금리에 영향을 받아 부동산 경기가 호조를 보이면서 대출이 늘었기 때문이다. 한은 국민계정 통계를 보면 지난해 주거용 건물 투자액은 91조8,000억원으로 2015년보다 17조1,000억원(22.9%) 늘었다. 박동준 한은 자금순환팀장은 “가계가 지난해 신규주택을 구입하느라 금융기관 등에서 자금조달을 많이 했다”며 “특히 여유자금이 부족해지면서 운용자금도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가계의 운용자금을 보면 예금이 급증했지만 채권은 감소했다. 금융기관에 예치한 돈은 109조5,000억원으로 12조4,000억원(12.8%) 증가했다. 반면 주식과 투자펀드는 2015년 14조8,000억원에서 지난해 6조1,000억원으로 큰 폭으로 하락했고 채권 투자도 2조원 감소했다.



기업(비금융법인)의 순자금조달(운용-조달) 규모는 약 1조원으로 2015년(11조5,000억원)에 비해 크게 줄었다. 기업의 순자금조달은 1973년(1조990억원) 이후 43년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이다. 한은은 국내 공기업들이 경영 효율화를 위해 부채를 줄이면서 순자금조달액이 축소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영업이익이 늘어난 일부 대기업이 현금성 자산을 쌓아두는 추세에도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말 기준 총금융자산은 2015년보다 843조원(5.8%) 증가한 1경5,439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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