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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정의 정치야설(野設)] 막 오른 ‘대선 포스트시즌’, 키플레이어들의 역할은?

문재인, ‘볼질’ 피해야

安 한방으로 역전 이끌까

각 당의 대통령후보가 확정되며 2017년 ‘대선 포스트시즌’의 막이 올랐다. 당내 경선으로 몸풀기를 끝낸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정의당은 포스트시즌 격인 대통령선거 본선을 맞아 이미 총력전을 시작했다. 각 당의 간판선수, 대통령후보들의 활약은 팀의 승패를 가른다. 하지만 팀의 상황이 다르고 선수들의 성격이 다른 만큼 그들이 수행해야 할 역할도 제각각이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8일 오후 강원 원주시청 지하 1층 다목적홀에서 강원도 공약을 발표했다. 문 후보가 다목적홀로 들어오며 지지자들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의 마무리투수, 문재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9회 말 팀의 승리를 지키러 올라온 마무리투수다. 민주당은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 등 걸출한 선수들의 활약으로 꾸준히 추가 점수를 내며 내내 리드를 지켰다. 문제는 경기 초반 힘을 쓰지 못하던 국민의당이 8회에 적시타를 연이어 터뜨리며 민주당을 턱밑까지 추격했다는 점이다. 팀의 위기에 올라온 문 후보의 어깨가 무거운 상황이다.

마무리투수 문재인 후보가 무엇보다 피해야 할 것은 ‘볼질’이다. 지난해 한국프로야구에서 ‘세이브왕’ 타이틀을 차지한 넥센 히어로즈의 마무리 김세현은 한 시즌 동안 기록한 볼넷이 7개 밖에 되지 않았다. 지난 시즌 세이브 2위인 임정우(36개), 공동 3위인 임창민(30개), 박희수(26개)와 비교하면 압도적인 수치다. 문 후보는 최근 아들의 취업 특혜 의혹이나 ‘지지자들의 문자폭탄은 양념’이라는 발언 등 소소한 볼질을 이어가고 있지만 결국은 1개월만 지키면 된다. 본인과 주변의 언행에 더욱 만전을 기해 주자의 출루를 최소화해야 한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8일 오전 서울 성동구 한양대학교 기상변화센터에서 열린 ‘환경이 안보다’ 미세먼지 대책간담회에서 간담회 시작에 앞서 참석자들과 미세먼지의 대책의 중요성을 알리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당 4번 타자, 안철수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팀의 역전을 이끌어야 하는 4번타자다. 국민의당의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와 박주선 국회부의장은 테이블세터로서 역할을 충실히 했다. 경선의 흥행을 이끌며 안철수 후보의 타석이 오기 전 ‘밥상’을 잘 차려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는 데 성공했다.

4번타자에게 중요한 것은 장타를 때려낼 수 있는 파워다. 안 후보는 지난 대선 때와는 달리 ‘강(强)철수’로 변모하며 파워를 과시 중이다. 대중연설에 걸맞게 발성을 바꾼 것은 물론 문재인 후보를 향해 “자신을 지지하지 않으면 ‘적폐’라는 문 후보가 청산대상”이라고 일갈하는 공격력까지 갖췄다. 안 후보의 “자기 자신도 바꾸지 못하면 나라를 바꿀 수 없다”는 발언은 야구선수에게나 정치인에게나 통용된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 후보가 8일 오후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중앙선대위발대식 및 서울ㆍ강원 필승대회에서 태극기를 흔들며 행사장으로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우완 선발투수, 홍준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팀의 우완 선발투수다. 같은 당의 정진석 전 원내대표가 6일 페이스북에서 “홍 후보는 정통보수의 재건과 통합을 (이끌) 돌직구 에이스 투수”라며 이같이 비유했다. 실제 홍준표 후보는 ‘돌직구’를 꽂을 구위를 갖춘 선수다. 문재인 후보의 아들 취업 특혜 의혹을 두고 “제2의 ‘정유라 사건’”이라고 공격하는 한편 안철수 후보를 향해서는 “얼치기 좌파”라고 하는 등 거침없는 투구를 벌이고 있다.

홍준표 후보는 선발투수로서 주도적으로 경기를 이끌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아무리 우수해도 선발투수만 잘 던져서는 경기를 이길 수 없다. 지난해 SK 와이번스는 팀ERA 3위를 기록하고도 팀득점 9위로 시즌 최종성적 6위에 머물렀다. 타자들이 점수를 내 홍 후보를 도와야 하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의 직격탄을 맞은 한국당의 상황이 여의치 않다.



바른정당 유승민 대선후보가 6일 오후 경남 창원시 성산구 태경중공업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정의당 심상정 대선후보가 7일 오후 청주시 상당구 충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내야수 유승민과 좌완 선발 심상정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수비가 훌륭하지만 타격능력이 부족한 내야수다. 내야수가 수비를 잘하면 일단 선발 라인업에 들 수는 있다. 하지만 점수를 내지 못하니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지 못한다. 올 시즌 개막전 홈런으로 존재감을 드러낸 kt 위즈의 최고참 유격수 박기혁처럼 유 후보가 포스트시즌에 ‘큰 한 방’을 날린다면 존재감은 반전될 수 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완투를 노리는 좌완 선발투수다. 노동운동가 출신인 심 후보는 현재 대선주자들 중 가장 좌파적인 공약들을 내놓고 있다. 또 “대선에서 돈 때문에 사퇴하는 일은 없다”며 “제가 사퇴하면 촛불 시민이 사퇴하고 우리 진보와 정의당이 사퇴하는 것”이라고 팀의 운명을 짊어진 선발로서 완주 의지를 재확인하기도 했다.

/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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