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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환경 중시하면서 자신의 가치 추구...그녀, 지속가능 패션에 빠지다

■ 패션시장 ‘지속 가능’ 바람

친환경적 소비·가치 선호하는 시대

새 럭셔리 콘셉트로 '지속가능' 추구

'나우'브랜드 품은 블랙야크 '선두주자'

오가닉 코튼·리사이클링 다운 등

재활용·천연 소재 사용한 제품 선봬

패스트 패션까지 '슬로우 패션' 가세

국내 지속 가능 패션의 대표주자인 블랙야크 나우의 2017 봄·여름 콜렉션 제품들./사진제공=블랙야크




#. ‘나는 플라스틱 가방이 아닙니다.’ 2007년 영국 디자이너 안야 힌드마치가 한정판으로 선보인 에코백에 새겨넣은 문구다. 기존 가죽 제품 중심이던 시장에 돌연 등장한 이 에코백은 출시와 동시에 불티나게 팔려나갔고 영국 패션잡화 시장에 천 소재 돌풍을 일으켰다. 전 세계에서 600개가 넘는 매장을 운영 중인 명품 패션 디자이너인 스텔라 매카트니는 옷이나 가방을 만들 때 가죽과 모피를 쓰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식물성 인조 가죽 부츠와 인조모피로 만든 그의 제품은 이미 수많은 유명인들과 팬들을 거느린 지 오래다.

해외에서 유행하고 있는 지속가능 패션이 국내에서도 확산 되고 있다. 유명 백화점 명품관에서 10만~20만원을 호가하는 천 가방이 품귀 현상을 빚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디자인의 페이크퍼 제품이 소비자들로부터 각광 받고 있다. 업체들 역시 신소재 발굴 등 지속가능 패션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럭셔리의 또 다른 이름으로 ‘지속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을 정도”라며 “럭셔리가 더 이상 사치품이 아닌 개성과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내는 수단으로 통하는 시대가 되면서 패션업체가 차기 럭셔리 콘셉트로 슬로우 패션의 한 축인 지속 가능성을 선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슬로우 패션은 유행에 따라 스타일을 빠르게 바꿔 내놓는 패스트 패션의 반대 개념으로, 친환경 천연소재를 활용한 다양한 의류 제품을 말한다.

◇ 블랙야크, 지속가능 패션 선두주자로 = 국내에서 지속가능 패션을 대표적으로 선보이는 회사 중 하나는 블랙야크다.

블랙야크는 지난 2015년 나이키와 파타고니아 제품 개발자가 모여 설립한 포틀랜드 친환경 브랜드 ‘나우’를 인수한 데 이어 지난해 처음으로 1호 매장을 열었다. 나우는 친환경 소재를 사용해 스타일과 기능성을 모두 만족하는 제품을 만드는 브랜드다. 오가닉 코튼과 리사이클링 다운, 폴리에스터 등의 친환경 소재를 사용하고 공정무역을 통해 인권보호를 실천하고 있다.

아울러 ‘지속 가능 의류는 지루하다’는 편견을 깨기 위해 세련된 디자인을 전면에 내세운 것이 특징이며, 일상복과 운동복의 경계를 없애 낭비를 줄이고 지속 가능한 경영 철학을 통해 이미 북미와 유럽, 일본 지역에서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나우로 시작한 지속가능 패션 추구는 이 브랜드의 본체인 블랙야크로까지 확장했다. 사회공헌 활동 행사 등 일시적으로 진행하던 지속가능성 패션을 하나의 제품 카테고리로 만든 것이 그 한 예다. 블랙야크는 최근 선보인 신제품인 ‘코르셋 팬츠’에 자체 개발한 친환경 발수제를 적용해 일상 생활을 비롯해 아웃도어 활동에까지 입을 수 있게 했다.

강태선 블랙야크 회장은 나우 인수 당시 “나우는 국내 시장에 없었던 새로운 스타일의 브랜드”라며 “나우의 철학에 대한 공감대를 확장 시켜 친환경적인 삶은 느낄 수 있는 문화 트렌드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인 바 있다.



◇ 국내에 확산되는 슬로우 패션 =이 같은 흐름에 패스트 패션 브랜드들까지 슬로 패션을 외치고 있다.

글로벌 SPA 브랜드 H&M도 이달 ‘2016 지속가능성 리포트’와 새로운 목표를 발표했다. 이번에 공개한 그룹 목표는 2030년까지 재활용 혹은 지속 가능한 소재를 100% 사용하고 2040년까지 전체 가치 사슬을 기후 친화적으로 만들겠다는 내용이다.

이와 함께 오는 20일 선보이는 ‘2017 컨셔스 익스클루시브 컬렉션’은 해안 폐기물 속 플라스틱만을 재활용한 소재인 바이오닉을 사용했다. 앞서 H&M은 재활용 플라스틱, 데니마이트(데님을 압축해 만든 신소재), 재활용 유리 비즈를 활용해 시즌 제품을 선보여왔다.

안나 게다 H&M 그룹 지속가능성 부서 책임자는 “보다 더 공정하고 공평한 기업이 되는 동시에 큰 기업 규모를 활용해 보다 더 순환적이고 재생가능한 패션 업계로 향할 수 있도록 업계를 이끌어가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며 “이같은 이유에서 패션을 지속가능하게 만들고 지속가능성을 보다 패셔너블하게 만들기 위해 환경적, 사회적인 측면에서 직접 행동하면서 선도적으로 새로운 것들을 시도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명품 브랜드부터 패스트 패션 브랜드까지 슬로우 패션에 합류하고 있는 까닭은 단순히 브랜드 이미지를 좋게 하기 위해서는 아니다. 대세에 편승하지 않으면 회사의 존속 가능성이 불투명해지기 때문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소비자가 추구하는 바를 일찍이 선보임으로써 브랜드의 경쟁력을 갖춘다는 전략인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브랜드들이 미래를 대비하는 방법으로 지속 가능한 패션을 선택하고 있다”며 “음식이나 화장품에서 환경을 중시하는 소비자가 느는데다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를 실천하는 것이 ‘럭셔리’라고 생각하는 트렌드에 따라 업체들도 이들이 원하는 바를 내놓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지윤기자 lucy@sedaily.com

H&M의 친환경 재활용 소재인 ‘바이오닉’으로 제작된 드레스./사진제공=H&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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