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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빨X남녀]넘어지고 까져도 '내꿈은 축구왕'





리오넬 메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손흥민 등 축구를 모르는 사람이라도 유명한 축구선수 이름 하나쯤은 알고 있다. 국가대표 경기가 열릴 때마다 브라운관 앞에 모여 화려한 ‘입축구’를 선보이는 아버님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한국인에게 축구는 잘 아는 ‘동네 사람’ 같은 운동 종목이다.

글 쓰는 기술 하나만으로 먹고살 것만 같은 기자들에게도 축구 실력은 꼭 갖춰야 할 ‘필수 덕목’과 같다. 한해 회사의 가장 중요한 행사 중 하나가 기자들끼리 친목(말이 친목이지 총성 없는 전쟁이다)을 다지는 축구대회라 조금이라도 실력이 있으면 금세 사랑받는 후배로 ‘신분 상승’을 꿈꿀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축구의 ‘ㅊ’자도 모르는 기자들이 가장 고통스러워 하는 시간도 축구대회 기간이다.

망설일 시간은 없었다. 선배의 사랑을 쟁취하기 위한 ‘타는 목마름으로’ 축구 스킬트레이닝 레슨이 이뤄지고 있는 인천의 한 인조 잔디 구장으로 달려갔다.



◇1st Half-1, 모든 구기 종목의 핵심인 ‘공과 친해지기’부터

서울에서 1시간 30분여 달려 도착한 인천의 한 인조 잔디 구장. 운동장에서는 기자가 참여해야 할 레슨이 한창 이뤄지고 있었다. 바로 K리그 클래식 인천 유나이티드 구단 운영 중인 성인 축구 강습이었다.

“뭐하세요? 빨리 옷 갈아입고 나오세요. 어서!”



한눈에 봐도 건장한 코치의 불호령에 기자와 동료는 근처 화장실에서 서둘러 옷을 갈아입고 운동장으로 달려갔다. 운동장에는 20대 학생부터 50대 직장인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회원들이 축구 장비 ‘풀 세팅’을 하고 모여 있었다.

“자! 그럼 패스 연습부터 시작해보죠!”



모든 구기 종목들이 그러하듯, 축구의 기본도 얼마나 효과적으로 공을 목표까지 도달시킬 수 있느냐다. 특히, 손이 아닌 발로 대부분의 전달이 이뤄지는 축구는 공과 발이 얼마나 친해질 수 있느냐가 실력을 판가름한다.

패스 연습이 시작되고 운동장을 가로질러 회원들이 2명씩 짝을 지어 공을 주고받는다. 최대한 공과 발의 터치를 줄이고 상대에게 공을 패스해야 하는 훈련. 점점 거리를 벌려가며 패스를 주고받기를 20여 차례. 땅볼로 깔려오는 패스가 익숙해졌다면 다음 코스로 넘어가자.

이번에는 공을 들고 공중으로 상대에게 패스하는 훈련. 공중으로 날아오는 공을 큰 반동 없이 트래핑하고 다시 공을 집어 들어 상대에게 패스하는 것. ‘군대스리가’의 살벌한 축구를 경험한 군필자라면 ‘그게 무슨 어려운 일이냐’며 콧방귀를 뀌겠지만, 공에 대한 두려움을 가진 사람에게는 쉽지 않은 훈련이다.

◇1st Half-2, 공과 한몸이 돼 ‘폭풍 드리블’

현존하는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의 전매특허는 공과 한 몸처럼 움직이는 드리블이다. 낮은 무게중심을 유지하며 이리저리 공을 드리블해 결국 슈팅으로 마무리하는 메시의 움직임은 보는 이에게 경외감마저 심어준다.

메시까지는 아니더라도 좀 더 수준 높은 축구를 선보이기 위해서 안정적인 드리블은 필수다. 이번 축구 스킬트레이닝에서도 드리블 훈련은 빠지지 않고 이뤄졌다. 콘(훈련할 때 위치를 표시하기 위해 사용하는 도구)을 일정 간격으로 세워놓고 그 사이를 세 가지 방법으로 드리블하는 훈련이었다. 첫 번째 드리블 방법은 한 발로 공을 컨트롤하는 것. 이리저리 공을 굴려가며 훈련하다 보니 조금은 드리블에 익숙해진 느낌이었다. 두 번째 드리블은 발바닥으로 공을 굴리는 드리블. 발등으로 할 수 없는 미세한 공 컨트롤을 위한 드리블이다. 세 번째는 공을 끌 듯 양발로 굴리는 드리블. 공의 속도를 그대로 살려 진행하는 드리블이라 초보자에게는 쉽지 않은 방법이다. 역시나 우리의 ‘축.알.못’ 동료. 연신 코치의 몸놀림을 따라 해보려 노력해보지만, 마음과 달리 몸이 따라주지 않아 짜증을 폭발시킨다.



“아! 쪽(?)팔려서 못하겠어!”





◇2st Half-1, “아;; 정신없어” 쉴 새 없이 이어진 공·수교대 훈련

“자! 다들 이리로 모이세요”





어느 정도 드리블이 몸에 익었을 때, 코치가 회원들을 운동장 한쪽으로 불러 모은다. 녹색과 주황색 팀으로 나눠 공격·수비 훈련을 하겠다는 것. 양측이 번갈아가며 수비수를 돌파해 골대에 골을 넣는 훈련을 진행했다. 공격 역할을 맡은 사람이 골에 성공하든 실패하든 바로 수비 역할로 전환해 상대를 막아내는 훈련.

‘그래, 내 차례가 되면 플립플랩(공을 빠르게 두 번 터치하는 축구기술)을 보여주고 나서 마르세유턴(상대 수비수가 앞에 있을 때 순간적으로 공을 잡은 발을 축으로 자신의 몸을 한 바퀴 회전시키는 동작)으로 수비수를 돌파한 후 슈팅을 해야겠다.’

자못 비장한(?) 표정으로 수비수를 향해 드리블해갔다. 원래 마음먹은 대로 비장의 기술 ‘플립플랩’을 보여주려 하는 순간 공은 이미 상대 수비수 발로 들어간 지 오래였다. 허무하기 짝이 없었다.

그리고 이어진 ‘축.알.못’ 동료의 차례. 당연히 수비수에게 ‘농락’을 당할 것이라는 예상을 하며 마음 편히 관전 모드로 전환했다. 잠시 후 이뤄지려야 이뤄질 수 없는 일이 눈앞에서 벌어졌다. ‘축.알.못’ 동료가 말도 안 되는 ‘할리우드 액션’으로 길을 내준 수비수를 지나 골대에 골을 넣고야 말았다.

◇2st Half-2, 훈련의 마무리는 실전과 함께

뭐든 연습보다 중요한 것이 실전. 단기간의 속성 트레이닝의 결실을 연습 경기를 통해 확인해보기로 했다. ‘9대 9’로 팀을 나눠 경기에 들어갔고, 기자는 한쪽 편의 수비를 맡았다. 연습 경기를 통해 이뤄지는 훈련은 얼마나 유기적으로 팀플레이를 할 수 있는가를 시험해보고자 하는 것이다. 공격과 미드필드, 수비가 유기적으로 라인을 공격 때는 올렸다가 수비 때는 재빠르게 내리는 전술을 연습 경기를 통해 맞춰볼 수 있다.



이윽고 경기가 시작됐고, 다행히 팀 운이 좋았는지 상대 공간에서만 경기가 이뤄지는 일방적인 게임이 이뤄졌다. 공을 받으려야 받을 수 없는 환경이었지만 긴장을 늦추지 않고 상대의 반격을 기다렸다.

잠시 후 역시나 상대의 반격이 시작됐다. 공을 몰아오는 상대 공격수의 움직임을 미리 간파하고 태클로 공격의 흐름을 끊었다. 그리고 다시 반격해 올라가는 우리 편 공격수에게 패스로 내 역할을 마무리했다. 연습 경기 결과는 3대 0. 비록 경기 결과가 그리 중요하지 않은 연습 경기였지만, 승리의 기쁨은 어디에서나 마찬가지였다.

◇Time Over, 제대로 된 축구는 연구가 필요하다

축구는 공을 가지고 열심히 패스를 주고받아 상대편 골문에 넣으면 점수가 추가되는 비교적 단순한 종목이지만 생각보다 원리나 기술은 너무나 다양하다. ‘4-4-2’, ‘4-1-2-3’으로 대표되는 선수 배치 포메이션과 ‘토털사커’, ‘게겐 프레싱’ 등 경기 전술과 관련된 용어까지 막상 까보면 모르는 것이 너무 많은 스포츠가 축구다.

따라서 단기간의 스킬트레이닝으로 축구 실력을 키우는 것은 한계가 있다. 축구 메커니즘에 대한 스스로의 연구와 반복된 훈련만이 ‘축.잘.알’로 거듭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자! 이제 간단한 훈련 방법은 익혔으니, 조금만 더 연습으로 가다듬는다면 선배들의 예쁨을 독차지할 날도 얼마 남지 않았구나!”



/이종호기자 정수현기자 phillie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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