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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타는 만남]"플랫폼 벗어난 영업의 달인" MJ를 아십니까

완판남 MJ '케빈황', '광득이' 인터뷰
쇼호스트와는 다른
상품기획부터 영상홍보, 소비자대응까지
영업의 AtoZ 보여줘

  • 정혜진 기자
  • 2017-04-18 10:00:20
  • 경제동향
물건을 파는 사람에 대한 당신의 상상력은 어디까지인가.

노점상, 가게 주인, 백화점 판매원, 홈쇼핑 쇼호스트, 온라인 쇼핑몰 운영자……

모두 오프라인 공간이든 온라인 공간이든 플랫폼에 기반을 두고 물건을 판매하는 사람들이다.

이 경계가 흐려지면서 나타난 사람들이 있다.

바로 상품을 구입·기획하는 머천다이저(MD) 역할부터 모바일 기반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물건을 소개하고 이를 판매, 고객 대응까지 담당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MJ(멀티 자키)’로 불린다. 1인 크리에이터가 직접 상품을 판다고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들은 1,500만명의 회원을 보유한 중고나라에서 운영하는 폐쇄형 공동구매 플랫폼 ‘비밀의 공구’에서 활동을 시작했다. 이 플랫폼은 모바일 SNS 네이버 밴드를 통해 초대받은 사람만 참여할 수 있지만 알음알음 입소문을 통해 회원수를 10만명 가까이 확보했다. 물건을 파는 영상을 올리기만 하면 모두 완판 행렬을 이룬다는 MJ들을 직접 만나봤다.

케빈황 VS 광득이 ‘MJ 영업 배틀’

◆ MJ ‘케빈황’ : 본명 황현석(35). 국내 1호 MJ. 전(前) 중고나라 직원. ‘형태만 있으면 다 판다’
◆ MJ ‘광득이’ : 본명 이광득(34). SBS 공채 개그맨 출신. 새내기 MJ. ‘먹는 건 다 판다’
# 쇼호스트와 가장 다른 점이 있다면?
케빈 황 “정해진 각본이 없습니다. 저희가 MJ인 이유는 상품을 섭외하는 것부터 상품의 특장점을 포인트로 잡아서 영상으로 소개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실시간으로 고객과 소통을 한다는 점이죠. 판매의 A부터 Z까지 담당을 하고 있어요”
광득이 “정형화된 세트장에서 많은 사람들이 촬영을 하고 카메라도 정말 많잖아요. 이분들과는 소비자들이 직접 소통을 하기가 쉽지 않잖아요. 상담을 하려 해도 상담원으로 연결되고요. 그런데 MJ는 직접 영상을 촬영하고 회원들과 댓글로 실시간 소통하니까 ‘1인 크리에이터’ 같은 거죠”
이들은 최저가를 보장하는데 물건 고르는 방식이 좀 특별하다. 고객들과 소통하면서 미리 팔 물건 리스트를 올리고 소비자들의 수요에 따라 최종적인 상품을 정하기도 한다. 하지만 직접 체험하고 만족하지 않는 한 물건을 팔지 않는다는 원칙이다.
케빈황 “(한 동안 말을 잇지 못함) 제가 사실 여성청결제를 팔아달라고 의뢰가 들어온 적이 있어요……. 근데 남자다 보니 이건 체험해볼 수 있는 방법이 없어서 심지어 그 당시에 여자친구가 있었던 것도 아니었어요. 그렇다고 어머니께 부탁할 수도 없고. 정말 친한 ‘여자사람친구(여사친)’ 몇 명에게 부탁해서 후기를 듣고 팔았는데 잘 되진 않았습니다. 생생하지가 않았던 거죠. (숙연) 그다음에 내가 직접 경험할 수 없는 걸 함부로 팔면 안 되겠다 싶더라고요
#절박함이 무기가 될 수 있을까
[썸타는 만남]
지난 해 한 방범창 제조 업체의 한 직원이 올린 방범창 시험 영상이 유튜브 상에서 화제가 됐다. 몸을 아끼지 않고 방범창을 테스트해서 누리꾼들 사이에서 ‘절박함을 배워야겠다’ 등 찬사를 받았다. /출처=유튜브 ‘스마트락스마트락’ 채널
최근 누리꾼 사이에 ‘절박한 영업’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스마트락 테스트 영상처럼 절박함이 담겨야 하는 걸까. 이들 MJ에게 물었다.

케빈황 “중요하죠. 사실 절박함이 그렇게 나와야 하는 건데 MJ라는 위치에서 그 절박함을 보여주기가 쉽지 않아요. 이 상품이 많이 팔리면 좋지만 이게 안 팔린다고 저희가 당장 부도가 난다거나 위기를 맞는 것은 아니잖아요. 제조사에 계신 분들만큼 절박하기가 쉽지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MJ에게는 ‘공감능력’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사실 기존의 유통 채널이 아니라 MJ들에게 물건을 팔게 된 업체들이라 사연이 있는 경우가 많았다. 계약을 체결하고 수량을 맞춰서 만들어 놨지만 물건을 넘기기 직전 계약이 파기되거나 갑작스러운 협력사의 부도, 유통채널의 거부 등으로 물건을 팔길이 없어진 업체들이 많다.

케빈황 “사실 지난 겨울에 재고가 쌓이게 된 업체 사장님이 SOS를 보내셨어요. 남성 보정속옷이 히트친 적이 있는데 남성용 발열 내의를 만들었다가 팔리지가 않게 된 거죠. 아무리 가격을 낮춰도 반응이 없더라고요.

제조사 사장님이 절박한데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되더라고요. 이때는 영상으로 물건을 팔기 전이었는데 제가 한겨울 영하 10도쯤 되던 날 발열이 된다는 걸 보여주고 속옷만 입고 한강공원을 뛰었어요. 물론 잘 팔리지는 않았습니다만(숙연) 제조사 사장님과 직원들이 ‘저렇게까지 우리 물건 팔아주려는 사람이 있는데 다시 한 번 의기투합해보자’ 마음먹었다고 하더라고요”

# MJ의 앞날은

‘개그맨, MJ’ 어느 쪽이 더 잘 맞으세요. MJ 광득이에게 조금 어려운 질문을 던졌다

광득이 “사실 저 같은 경우는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를 하기는 했지만 개그맨들이 벌 땐 버는데 수익이 안정적이지가 않아요. 그래서 7년 전부터 알음알음 대게도 팔아보고 아프리카TV에서 시도하던 ‘SHOP프리카’로 실시간 라이브로 물건 파는 일도 해봤죠. 진짜 저희 개그맨 후배들도 정말 어렵습니다. 제가 처음 개그를 시작했을 때 공개 코미디는 시청률이 30%가 넘었어요. (그는 SBS 웃찾사 ‘형님뉴스’로 데뷔를 했다) 그런데 지금은 시청률이 5%도 안 나와요. 공개코미디 인기가 하락하면서 후배들이 설자리가 없어진거죠. 이 일이 무례하지 않은 선에서 개그적인 요소로 소비자들과 친해지려고 하는데 개그맨들에게도 잘 맞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들은 MJ의 미래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케빈황 “커머스 업계의 트렌드가 처음에는 오픈 마켓이 있었고 소셜 커머스가 엄청난 유행을 하지 않았습니까. 그게 워낙 널리 퍼지니까 식상해진 거고 1인 크리에이터, 1인 미디어가 부각되는 상황입니다. 커머스가 결합이 돼서 앞으로 수천명의 MJ가 나올 수 있는 큰 시장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광득이 “공부를 많이 하고 있는데 유튜브에서 가업을 이어 받아 와인을 파는 미국인이 있는데 매출이 상당하더라고요(엄지척) 우리나라도 곧 이런 시장이 열릴 것 같아요”

#영업비밀이겠지만 꿀팁좀!!

큐딜리온에서는 본격적으로 MJ들을 육성하는 프로그램도 계획 중이다. 타고난 게 아니라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게 MJ라는 것. 어떤 식으로 하면 제2의 케빈황, 광득이가 될 수 있을까.

광득이 “사실 만만하게 보는 사람들이 많아요. ‘영상 찍어서 올리면 되는 거 아니냐’... 절대 아닙니다. 온라인에 대한 이해를 하려면 수능 공부하는 것만큼 공부를 해야 합니다. 온라인에서 공부할 게 워낙 많아요. 쉽게 보면 안 됩니다. 저도 온라인 강의에 돈 많이 썼습니다”

팁을 더 물어봤다.

광득이 “모바일 특성상 10초까지가 중요한 것 같아요. 보통 사람에게 생수를 주고 찍어보라고 하면 아마 쭉 설명을 할 거에요. 근데 이 물건의 본질이 뭡니까. 마시는 거잖아요. 저라면 1초부터 10초까지 물을 보여주고 마실 것 같아요. 중요한 건 이 물건을 사고 싶게 만드는 겁니다. 사람들이 이게 생수인지 모르겠어요? 진짜 알고 싶은 것을 첫 장면에게 보여줘야 합니다”

케빈황 “앞으로 MJ를 준비하시는 분들은 특히 10대, 20대라면 감성적으로 충만해질 수 있는 부분들을 많이 해두실 걸 권하고 싶어요. 여행을 간다거나 음악활동을 한다거나 ... 이런 부분들이 충만해질 수록 자신만의 색깔로 전환해서 표현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정혜진기자 ·성윤지인턴기자made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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