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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술남녀’PD 사망 사건①] “바라는 것은 CJ E&M의 책임감 있는 사과 뿐”

“너무나 안타까운 것이 사회는 꼭 누군가가 죽어야만 바꾸려고 노력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보다 더 안타까운 것은 죽었는데도 바꾸려 하지 않고 있어요. 형이 남긴 메시지나 아픔들이 좀 더 구체화되는 과정으로 풀렸으면 좋겠습니다.” (故 이한빛 PD 동생 이한솔씨)

19일 오후 12시 마포구 CJ E&M 본사 앞에서 피켓을 들고 선 청년이 있었다. 티켓을 든 청년은 故 이한빛 PD의 동생 이한솔 씨였다.

사진=CJ E&M




tvN 드라마 ‘혼술남녀’의 조연출로 활동했던 이한빛 PD는 지난해 10월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이 됐다. 이는 작년 1월 CJ E&M에 입사한지 9개월 만이며, 자신이 출연했던 드라마 종영 바로 다음날 발행한 일이었다.

이한빛 PD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CJE&M 측이 이 조연출의 과거 운동권 경력을 문제 삼았다” “이 조연출이 비정규직의 열악한 처우에 대해 개선을 요구했으나 묵살 당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으나, 당시 유가족은 언론과의 접초을 피하면서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여왔었다. 하지만 그로부터 6개월 뒤 유가족은 스스로 이한빛 PD의 억울한 죽음을 알리기 시작했다.

◇ 입사 9개월 만에 날아든 비보…무엇이 신입 PD를 죽음으로 내몰았는가



사진=금빛나 기자


이한빛 PD의 사망소식이 대중에게 정확하게 알려진 것은 17일 이한솔 씨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형의 억울한 죽음을 알리면서부터였다. 이후 다음날인 18일 tvN ‘혼술남녀’ 이한솔 PD의 사망사건 대책위원회의 기자간담회가 진행되면서 본격적으로 대중에 알려졌다.

대책위원회 측은 이 같이 늦은 대응에 대해 “작년 이한빛 PD의 자살과 관련해 면담하는 과정에서 CJ가 책임 있게 나와 줬다면 그 방식으로 갔을 것 같은데, 나중에 판단하기로는 이렇게 진행해서는 CJ 본사의 구조적 책임, 이 PD가 말하고 싶었던 것을 알릴 수 없다는 결론이 자체적 나왔다. 결국 CJ와의 면담을 중단 시키고 어제자로 기자회견을 통해 이 사건을 알리게 됐다”고 전했다.

사건이 커지자 처음 침묵을 지키고 있었던 CJ E&M는 논란이 가중되자 결국 이날 저녁 “故 이한빛 PD의 죽음을 애도하며 당사 및 임직원들은 경찰과 공적인 관련 기관 등이 조사에 나선다면 적극 임할 것이며, 조사결과를 수용하고 지적된 문제에 대한 개선방안을 마련하는 등 책임질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CJ E&M의 공식입장에 유가족 및 대책위원회는 “이전에 내놨던 공식입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 기업으로써 tvN ‘혼술남녀’ 신입조연출 이한빛PD 사망’의 원인과 책임을 인정하는지, 제2의 한빛이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방지대책’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입장을 밝혀 달라”는 공식입장을 내놓으며, 그때까지 1인 시위를 계속 이어갈 것임을 알렸다.



◇ “원하는 것은 CJ E&M의 책임 인정과 진정한 사과”



1인 시위의 첫 주자는 이한빛 PD의 안타까운 죽음을 세상에 제일 먼저 알렸던 이한솔 씨였다. 많은 사람들이 이동하는 12시부터 1시 사이 이한빛 PD의 안타까운 죽음과 드라마 제작환경의 문제점을 알리며 1인 시위를 진행한 것이다. 이후 이한솔 씨와 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시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자신들이 원하는 것 것에 대해 “진정한 사과와 드라마 제작환경의 개선”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인간의 탈을 뒤집어 쓴 기업으로서 고인이 일을 하며 느꼈을 좌절에 대해 공감 하면서 책임을 인정했으면 시위까지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대책위원회 관계자는 “만약 이한빛님의 사망 소식이 전해졌을 때 당시 ‘시청률만 바라보며 정신없이 달려오는 과정에서 구성원들이 얼마나 상처받고 고통 받았을지 우리도 헤아리지 못했다. 미안하다. 우리들의 책임을 인정한다. 고인은 없지만, 그가 만들고 싶어 했던 회사가 될 수 있도록 한 번이 되지는 않더라도 점진적으로 같이 노력하자’ 이렇게 이야기만 나왔어도 이렇게까지 나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한빛 PD가 회사와 어떠한 갈등이 있었는지, 그리고 그 곳에서 어떠한 역할을 했는지에 대해 남은 이들은 잘 알지 못한다. 이를 증언해 줄 고인이 더 이상 없기 때문이다. 이 같은 점에 대해 유가족과 대책위 측 역시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저희가 바라는 것은 사실관계에 대한 파악이 아닌, 고인이 얼마나 힘들었고 고통을 받았는지를 중심으로 이해해 주시길 바란다”고 입장을 전했다.

짧은 대화 속에서도 이들이 가장 강력하게 요구하는 것은 한 사람을 죽음으로 몰고 간 기업의 책임의식과 함께 제2의 한빛이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방지대책’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입장 발표였다.

대책위원회는 “지금이라도 사건에 대해 ‘개별적인 팩트’보다는 ‘CJ E&M 본사에 구조적 책임이 있음을 인정’하고, 지금이라도 본사의 책임 있는 사람들이 와서 유족들에게 사죄를 하라. 저희가 바라는 것은 사과 할 것은 사과하고, 순리대로 일을 풀자 이거다”고 거듭 강조했다.

/서경스타 금빛나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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