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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안철수의 급회전이 걱정되는 이유

정치부 김현상기자





“요즘 안철수 후보를 보고 있노라면 보수정당 후보와의 차이점을 잘 모르겠어요. 이전에는 진보성향을 보이다가 태도가 바뀌니까 유권자는 헷갈려요.”

최근 대북·안보 문제에 대해 연일 강경 발언을 쏟아내고 있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를 바라보는 유권자의 평가다. 실제로 안 후보는 안보 이슈에서만큼은 확실한 우클릭 행보로 경쟁자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의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20일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토론회에서 안 후보는 ‘북한을 주적이라고 하는 건 대통령이 될 사람이 할 말은 아니다’는 문 후보의 발언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 북한은 우리의 주적”이라며 대립각을 세웠다. 안 후보는 작심한 듯 북한을 겨냥한 강경 발언을 잇따라 쏟아냈다. 그는 북한 도발 시 대응 방안에 대해 “연평도에 포격을 가했던 북한 포대에 우리가 보복을 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 계승에 대해서도 “공(功)과 과(過)가 모두 있는 만큼 실패한 부분에서는 교훈을 얻고 잘된 점이 있다면 계승해야 한다”며 모호한 태도를 보였다.

전날 대선후보 TV 토론회에서도 그는 “여러 상황을 보면 우리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를 배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론과 배치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대선후보로 당이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 당론도 사드 배치로 변경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 후보의 우클릭 행보는 다분히 보수층 유권자들을 의식한 것이다. 실제 이 같은 전략은 보수성향 유권자들의 지지를 이끌어내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서울경제신문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11일 8.0%에 불과했던 보수성향 유권자들의 지지율은 이달 16일에는 50.4%로 올랐다.

문제는 안 후보의 변신이 보수층의 표심을 얻는 데 성공했을지는 몰라도 오락가락하는 태도는 정치인으로서의 신뢰를 잃을 수 있다는 점이다. 먼저 지난해 7월 정부가 사드 배치를 발표했을 때만 해도 안 후보는 ‘국민투표 및 국회비준’을 주장하며 강력 반대했지만 올 들어 슬그머니 태도를 바꿨다. 햇볕정책 역시 기존 입장에서 한발 물러섰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그의 변신이 지나치게 표심만 의식한 기회주의적 발상이라는 쓴소리를 듣는 이유다. 진보와 보수층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분산투자’ 전략은 역설적으로 언제든 양측 모두의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을 안 후보는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진보 또는 보수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니라 표심을 겨냥해 진보와 보수 사이에서 정체성을 상실하고 있는 것이 나쁜 것이다. kim012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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