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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톡] ‘효리네 민박’, ‘신혼일기’·‘윤식당’ 답습?…“新 ‘부부+힐링’ 보여줄 때”

  • 양지연 기자
  • 2017-04-21 06:26:05
  • TV·방송
‘핫’해도 너무 ‘핫’하다. 촬영에 돌입하지도 않았는데, 관심의 정도가 기대 이상이다. 론칭 소식만으로 방송계를 들썩이게 했고, 홈페이지 오픈으로 실시간 검색어를 지배했다. 지난 17일 JTBC가 새 예능프로그램 ‘효리네 민박’을 예고한 후, 이틀 내내 이 특별한 민박은 화제의 중심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다.

생각해보면 이런 관심은 당연하다. 이효리는 지난 2013년 가수 이상순과 결혼하면서 제주도에 신혼집을 차렸다. 이후 SBS ‘매직아이’에 출연했던 것을 제외하면 별다른 방송활동을 하지 않았다. 가요계를 주름잡던 그가 자유롭고 소박한 제주 라이프를 즐긴다는 소식은 많은 사람들에게 호기심을 안겼고, 결국 집까지 찾아오는 관광객들에 이효리는 고통을 호소하며 새 보금자리로 이주했다.

[예능톡] ‘효리네 민박’, ‘신혼일기’·‘윤식당’ 답습?…“新 ‘부부+힐링’ 보여줄 때”
/사진=JTBC ‘효리네 민박’
그랬던 이효리가 부부의 자연스러운 일상을 공개한다. 끝이 아니다. 집이 아닌 민박 콘셉트를 차용해 일반인들을 초대한다. 연예인과 함께 천혜의 경관을 지닌 제주 여행을 할 수 있다니!(게다가 비용도 무료다) 신선한 볼거리에 대한 흥미는 직접 체험이 가능하다는 기대로 확장됐다. 덕분에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은 최고조에 오른 상태다.

‘효리네 민박’은 시청자들의 수요를 정확하게 파악했다. 미션이나 게임 등 여러 요소가 포함된 리얼 버라이어티를 추구하던 과거와 다르게 요즘의 시청자들은 인위적이지 않고 편안한 관찰 예능, 힐링 예능을 원한다. 이 같은 맥락에서 ‘효리네 민박’은 이효리 부부의 자연스러운 일상을 보여주기에 적합한 포맷이다. 부부에게 익숙한 공간에서 평소 지내던 대로 일하고 요리하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만으로 충분하니 말이다.

이쯤에서 떠오르는 예능프로그램이 있다. 최근 나영석 PD가 기획한 tvN ‘신혼일기’와 ‘윤식당’이다. 먼저 ‘신혼일기’는 ‘효리네 민박’과 부부예능이라는 점에서 닮았다. ‘신혼일기’는 8개월 차 부부 구혜선과 안재현이 강원도 인제의 시골집에서 도란도란 펼쳐 나가는 신혼 이야기를 담은 프로그램이다. 가상 부부가 아닌 진짜 부부의 생활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를 끌었고 ‘효리네 민박’ 역시 같은 지점에서 대중의 이목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부부예능에는 한계가 있다. 오직 두 사람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는 만큼, 회를 거듭할수록 새로운 매력이나 에피소드가 등장하지 않으면 시청자들은 지루함을 느낀다. 실제로 ‘신혼일기’는 첫 회 5% 시청률로 시작했으나 마지막 회에서 3%대를 기록했다. 애초에 나영석 PD도 ‘신혼일기’를 감독판 포함 6회로만 기획했다. 그의 다른 예능프로그램과 비교할 때 확연히 짧다.

그래서 ‘효리네 민박’은 손님을 초대한다. 두 사람을 중심으로 보여주되, 여러 쌍의 여행객들을 출연시켜 다채로운 이야기를 펼치겠다는 계획이다. 여기서 나영석 PD의 또 다른 예능프로그램이 오버랩된다. 최근 11%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예능계에 또 다른 역사를 쓰고 있는 ‘윤식당’이다. 과거 예능프로그램들이 매번 새로운 곳을 방문하며 신선함을 추구하던 것과 다르게, ‘윤식당’과 ‘효리네 민박’은 연예인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다. 이효리가 출연했던 SBS ‘패밀리가 떴다’만 생각해봐도 게스트와 호스트의 대상이 바뀌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예능톡] ‘효리네 민박’, ‘신혼일기’·‘윤식당’ 답습?…“新 ‘부부+힐링’ 보여줄 때”
/사진=tvN ‘신혼일기’, ‘윤식당’
단, ‘윤식당’과 비교할 때 ‘효리네 민박’은 참가하는 일반인의 성격이 다르다. ‘윤식당’은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불특정 다수의 손님을 대상으로 한다. 그 중에는 외국인들이 대부분이며 ‘윤식당’이라는 프로그램은커녕 서빙하는 사람이 한국의 연예인이라는 것도 모르는 사람이 많다.

이와 비교해 ‘효리네 민박’은 처음부터 신청자를 받는다. 홈페이지를 통해 ‘결혼 여부, 방송 출연 경험, 자기소개, 민박 신청 이유, 기타 사항, 사진’ 등 여러 항목을 꼼꼼하게 따져 방송에 적합한 대상을 고른다. ‘윤식당’에 출연하는 일반인들과 비교해 방송을 의식하는 모습이 더 두드러질 수 있고, 혹시나 사연 팔이로 흘러가지는 않을까하는 우려가 들기도 한다. 이 점을 경계해야 본래 추구했던 ‘자연스러움’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걱정과 기대가 함께 되는 부분도 있다. JTBC 측에 따르면 민박집으로 사용되는 곳이 실제 이효리의 자택일 수도 있다는 것. 새로운 장소를 섭외할 가능성도 적지 않지만, 만약 실제 집이 공개된다면 그만큼 시청자들의 구미를 당기는 것이 또 있을까. 부부의 손길이 곳곳에 묻어있는 곳에서 손님을 맞이하고 추억을 쌓아나가는 것은 상상만 해도 따뜻한 그림이다. 물론 일전에 이효리가 집 공개로 곤혹을 치렀던 것을 생각하면, 방송이 끝난 후 그들이 겪게 될 불편함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면 ‘효리네 민박’은 이미 시청자들에게 선보여진 ‘신혼일기’나 ‘윤식당’과 비교해 어떤 차별점을 가져야 할까. 우선 관광이다. 신청 대상을 살펴보면 ‘민박집에서 머물며’ ‘제주도를 즐기고 싶은 사람’을 전제로 하고 있다. 부부가 어느덧 5년 이상 머물고 있는 제주도 주민인 만큼, 유명한 관광지가 아니라 나만 알고 싶은 명소를 소개하는 것이다. 복작대는 인파를 벗어나 잠깐의 여유로움을 즐기는 것이 진정한 힐링아닐까.

또한 이효리는 채식주의자로 유명하다. 과거 다른 리얼리티 프로그램에서 채식을 바탕으로 한 색다른 요리들을 공개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본래 여행의 꽃은 식도락 아니던가. ‘먹방’과 ‘쿡방’은 웬만하면 기본 이상은 하는 대중적 아이템이다. 현실감 넘치면서도 새로운 식단으로 시청자들의 오감을 자극해보는 것도 기대할만하다.

촬영은 5월, 방송은 6월을 예정으로 하고 있지만 이미 ‘효리네 민박’은 개시 완료다. 신장개업한 집 임에도 아주 성공적인 출발이다. 숙박 신청 건수가 벌써 5,000개를 넘었다. 야심찬 기획으로 예비 손님들의 눈을 끌었다면, 내실 있는 서비스로 장기 고객을 유치할 차례다. ‘효리네 민박’은 최근 트렌드를 센스 있게 따르면서도, 타 방송에서 볼 수 없는 그들만의 장기를 유감없이 발휘할 수 있을까.

/서경스타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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