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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 사이언스]산소 없이 18분 생존...벌거숭이 두더지쥐의 놀라운 능력

-산소농도 5%에서는 5시간 이상 생존...사이언스에 발표

-산소 필요 없는 과당 에너지 대사로 스위치 전환

-터널 속 낮은 산소 농도에 적응하며 진화한 것으로 추측

벌거숭이 두더지 쥐가 산소 없이 18분이나 생존한다는 사실이 발견됐다./사진=뉴욕타임스




가장 기괴한 동물을 뽑는 올림픽이 열린다면 챔피언은? 아마도 벌거숭이 두더지쥐가 차지할 것이다.

첫 번째로 괴상한 외모에서 찾을 수 있다. 이름 그대로 털이 거의 없는 벌거숭이다. 다 자라도 갓 태어난 어린 새끼처럼 분홍색, 주름투성이 외모를 갖고 있다.

또한 수많은 포유 동물과는 달리 냉혈 동물이다.

벌거숭이 두더지쥐는 동 아프리카에 주로 서식하며 수명은 약 30년으로 일반 쥐에 비해 10배 더 오래 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암에도 걸리지 않는다. 때문에 구글이 지난 2013년 9월 설립한 칼리코(Calico)는 두더지 쥐를 이용해 질병 예방과 장수 요인을 알아내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그 들은 땅 속 터널속에서 수백 마리가 무리를 이뤄서 산다. 여왕 두더지쥐가 몇 마리의 수컷 남편과 수 많은 일꾼과 군대 두더지쥐로 이뤄진 복잡한 사회를 이끈다.

뉴욕타임스(NYT)는 21일 최근 연구에서는 벌거숭이 두더지 쥐에서 또 하나의 특이함 점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바로 산소 없이 18분이나 견디는 괴력을 가졌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그 들은 산소 농도가 5%로 떨어졌을 때도 5시간 이상 생존했다. 이에 비해 보통의 쥐는 산소가 없으면 1분, 5%의 산소 농도에서 겨우 15분만 살 수 있다.

일리노이 대학의 토마스 파크 박사는 ”벌거숭이 두더지 쥐가 산소 농도가 5%일 때 얼마나 오래 사는지는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면서 “실험을 하다가 5시간 만에 중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1999년부터 벌거숭이 두더지 쥐를 연구해온 파크 박사는 국제 연구진과 함께 팀을 구성해서 두더지 쥐의 비밀을 풀기 위한 연구를 시작했다. 미국과 독일, 아프리카 연구진이 참여한 연구 결과는 최근 사이언스에 발표됐다.

연구진들은 벌거숭이 두더지 쥐의 생리를 알기 위해 두뇌와 다른 기관에서 다양한 실험을 실시했다. 그 결과 벌거숭이 두더지 쥐가 전기나 휘발유로 에너지 원을 바꾸는 하이브리드 자동차 처럼 에너지 대사를 전환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벌거숭이 두더지 쥐는 보통의 쥐들과 사람, 포유류들 처럼 포도당을 이용해서 에너지를 얻는다. 포도당을 이용한 에너지 대사에는 산소가 필요하다. 그래서 숨을 쉬어야 한다.

하지만 두더지쥐는 상황에 따라 과당을 이용하는 다른 생화학 과정을 통해 에너지를 얻는다. 과당은 과일이나 액상과당에 들어있다. 과당을 이용한 에너지 대사에는 산소가 필요없다.

에너지 대사를 포도당에서 과당으로 바꾸면, 포도당 대사 때처럼 움직임이 활발하지 않다. 그들은 가사 상태에 빠진다. 1분당 200회였던 심장 박동 수가 50회로 뚝 떨어지고 숨 쉬는 수도 줄어든다. 산소 없이 18분이 지난 뒤 갑작스럽게 의식을 잃는 증상이 나타나지만 다시 산소를 공급하자 완전히 회복했다.

사람이나 쥐와 같은 포유류 역시 과당을 이용해서 에너지를 얻는다. 하지만 창자와 같은 극히 일부에서만 사용한다.

하지만 벌거숭이 두더지쥐는 모든 기관에 과당을 에너지로 사용하는 메커니즘과 효소를 갖고 있다. 특히 두뇌와 심장의 에너지원으로 과당을 쓸 수 있다.

벌거숭이 두더지쥐에서 이 같은 능력이 진화한 이유는 그들이 사는 땅 속 터널의 산소 농도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들이 모여서 잠을 잘 때 가운데 있는 개체는 산소가 부족할 수 있다.

벌거숭이 두더지쥐가 가진 이 같은 다양한 특징을 더 많이 연구할 필요가 있다.

산소 부족으로 인한 심장 마비나 졸도로 인해 인간은 치유 불가능한 상처를 입곤 한다. 인간 역시 일부 조직에서는 산소 없이 과당을 이용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 파크 박사는 “이론적으로 우리는 이 같은 능력을 필요할 때 끌어다 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병도기자 d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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