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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이어 미국 시장 공략 포문 연 삼성바이오에피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미국 바이오시밀러 진출은 삼성의 바이오 경쟁력을 가늠하는 시험대이자 국산 바이오기업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를 이끄는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바이오의약품 허가가 까다로운 미국 시장을 열어젖혔다는 점에서 향후 선보일 바이오의약품 출시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우선 세계 최대 바이오의약품 시장이자 상대적으로 바이오시밀러에 보수적인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는 것이 가장 큰 성과다. 현재 유럽에서는 28종의 바이오시밀러가 판매되고 있지만 미국은 2015년부터 바이오시밀러 판매를 허가해 최근까지 4종에 불과했다. 국산 바이오시밀러의 대표주자인 셀트리온(068270)도 지난해 미국 시장에 진출해 불과 2년 만에 미국에 판매되는 바이오시밀러 5종 중 2종을 국산 제품이 차지하게 됐다.

허가 신청에서 승인에 이르는 시간을 대폭 단축시켰다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해 3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렌플렉시스’의 판매 허가를 신청한 뒤 13개월 만에 승인받았다. 통상 FDA에 신규 의약품 허가를 신청한 뒤 최종 승인을 받기까지 짧게는 1년 반에서 길게는 2년 이상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앞서 국산 바이오시밀러 1호로 미국에 먼저 진출한 셀트리온의 ‘인플렉트라’는 지난 2014년 8월 FDA에 허가를 신청한 뒤 2016년 4월에 승인을 받아 20개월이 걸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승인기간 단축은 천문학적인 연구개발 비용이 투입되는 바이오의약품의 경쟁력을 가늠하는 중요한 척도 중 하나”라며 “아무리 우수한 제품을 개발했더라도 출시를 제때 하지 못하면 후속 제품 개발에 차질이 뒤따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바이오시밀러 후발주자로 출발한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이번에 승인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킬 수 있었던 것은 경쟁사와 차별화한 연구개발 전략이 주효했기 때문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12년 회사 설립 당시부터 대내외 프로세스를 대폭 간소화해 연구개발과 제품승인을 동시에 진행하는 전략을 도입했다. 기존 수탁기관에 대행하지 않고 전 세계 각국에 인력을 파견해 글로벌 임상시험을 실시하고 다국적제약사와 업무협력을 체결함으로써 유통망을 사전에 확보한 것이 대표적이다.

각국 의약품 규제기관의 추가적인 질문이나 자료 요청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것도 승인기간 단축을 앞당기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기존 바이오기업들은 판매 허가를 신청한 뒤에 각종 질문과 자료를 준비하느라 불가피하게 승인기간 길어지는 문제를 겪었지만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예상 질문과 자료를 미리 마련해 적재적소에 대응하는 전략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시험을 앞두고 예상 문제를 최대한 뽑아보는 학습법이 통했다는 얘기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조기에 미국 시장 진출에 성공하면서 후속 제품 출시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가장 유력한 제품은 당뇨병 치료제(개발명 SB9)로 앞서 지난 1월 유럽에서 ‘루두수나’라는 제품명으로 시판 허가를 받았다. 루두수나는 다국적제약사 사노피가 개발한 ‘란투스’의 바이오시밀러로 연간 시장만 10조원에 이른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해 8월 미국 FDA에 루두수나의 허가를 신청했다. 렌플렉시스의 승인기간에 비춰보면 이르면 연내에 허가를 받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본격적으로 미국 시장에 출사표를 내밀면서 미국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주도권을 둘러싼 셀트리온과의 정면승부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해 말 미국 시장에 뛰어든 셀트리온은 다국적제약사 화이자를 현지 협력사로 정하고 올 초부터 활발하게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앞서 유럽에 출시한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 ‘램시마’가 유럽 시장에서 40% 이상 점유율을 차지하고 누적 환자가 15만명을 넘어섰다는 점이 가장 큰 경쟁력이다. 레미케이드를 개발한 얀센도 텃밭인 미국에서 시장 수성의 의지를 대대적으로 내비치고 있어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합류로 한치도 양보할 수 없는 3파전 구도가 달아오를 것으로 보인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이번 미국 진출은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세계 최대 바이오의약품 시장인 미국에서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하는 초석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향후 유럽과 미국을 양대 거점으로 삼아 글로벌 바이오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본연적인 경쟁력 확보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지성기자 engine@sedaily.com



◇미국 FDA가 승인한 바이오시밀러 현황

회사 제품 승인 시기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회사) 구분

산도스 작시오 2015. 3 뉴포젠(암젠) 호중구 감소증 치료제

셀트리온 인플렉트라 2016. 4 레미케이드(얀센)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산도스 에렐지 2016. 8 엔브렐(화이자)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암젠 암젠비타 2016. 9 휴미라(애브비)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삼성바이오에피스 렌플렉시스 2017. 4 레미케이드(얀센)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자료:F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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