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美 보호무역 비판 자제하나

미국의 보호무역 기조에 날을 세운던 주요국들이 비판을 자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2일(현지시간) 미국을 의식한 세계 재무장관들과 중앙은행장들이 보호무역을 비판하는 서약을 자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 정책 입안자들은 이날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및 국제통화기금(IMF) 국제통화금융위원회(IMFC) 춘계회의를 마친 뒤 공동성명에서 “국제무역에서 기울어지지 않은 운동장을 촉진한다”고 선언했다.

성명에서 보호무역에 저항한다는 표현 대신 공정무역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넣었다. 카르스텐스 총재는 “우리의 최종 목표는 무역을 이롭게 이용하는 것”이라며 “누구도 이를 부인하지 않고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한다”고 밝혔다. IMFC 위원장을 맡은 아구스틴 카르스텐스 멕시코 은행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보호무역이라는 말이 모호해 보호무역에 저항한다는 문구를 뺐다”고 경위를 설명했다.

FT는 “IMF 회원국들이 기존 입장과 달리 이번 성명에서 ‘모든 형태의 보호무역에 저항한다’는 문구를 제외했다”며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끄는 미국 새 행정부의 태도 때문에 국제통상 논의의 초점이 바뀌고 있다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IMF 회원국들은 지난 3월 독일 바덴바덴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동에서도 미국의 보호주의에 반발했지만 미국의 완강한 반대로 보호무역을 배격한다는 문구를 선언문에 넣지 못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국경세를 검토하거나 외국산 철강에 반덤핑·상계관세를 부과하거나 안보를 이유로 수입을 제한하려고 하는 등 무역장벽을 높여가고 있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전날 성명을 통해 “미국은 시장경쟁에 헌신하는 동반자들과의 무역확대를 계속 촉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