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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에 부는 '왓슨' 바람] 성큼 다가온 'AI發 업무혁신'...일자리 쇼크 '양날의 칼' 우려도

보험 등 24시간 상담·맞춤형 재무설계까지 가능

텔레마케터 대체...국내 全금융권 확산 시간문제





현대카드 등 금융권이 잇따라 글로벌 최상위 인공지능(AI)인 IBM 왓슨 도입을 저울질하면서 국내 전 금융권에 왓슨 도입이 시간 문제라는 전망이 나온다. AI를 도입할 경우 24시간 고객 응대가 가능한데다 급격한 비용절감이 가능해서다. 특히 텔레마케터(전화상담원) 고용이 많은 보험사나 금융사, 카드사 등은 비용 문제 때문에라도 왓슨 등과 같은 AI 도입에 경쟁적으로 뛰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한 시중은행이 왓슨 도입을 검토했다가 IBM 측에서 사용료로 100억원을 제안하면서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IBM과 국내 왓슨 사업 협력 계약을 맺고 왓슨 기반 인공지능 플랫폼 ‘에이브릴’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SK C&C 측은 카드사와 시중은행, 보험사 등과 상담 업무 등 부분적인 적용을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들은 인터넷전문은행 출현으로 이미 모바일뱅크 등에 주력하며 지점과 인력 축소 등에 나서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고도지능을 갖춘 왓슨을 도입해 상담과 상품설명까지 확대할 가능성이 커졌다. 왓슨이 어느 정도 자연어에 도달할 수 있을지가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어서 도입 여부에는 신중한 입장이지만 오는 6월께 왓슨의 본격적인 상용화가 이뤄지면 금융권의 도입 행보도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현재 금융권이 인공지능을 실제로 사용하고 있는 분야는 자산관리 로보어드바이저(robo advisor)와 문자상담 챗봇(chatbots), 개인대출 신용평가 정도”라며 “그러나 이는 각 분야에 특화한 국내 인공지능 솔루션 업체와 손잡고 시범적으로 도입한 것으로 아직 업무 전반에 전폭적으로 도입한 사례는 없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과 금리 등의 규제에 나서면서 수익구조가 한정된 시중은행들은 인력 감축을 위해서라도 잇따라 AI 도입을 검토하거나 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당국이 금리나 대출 규제를 억제하면서 사실상 수익을 내기가 더 어려운 경영환경이 됐다”며 “수익이 축소되면 기존 주주들이 반발할 게 뻔해 인력 등 고정비를 줄여야 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국내 의료 분야는 IBM 왓슨 도입에 가장 적극적인 곳 중 하나다. 지난해 12월 인천 가천대 길병원이 국내 병원 중 처음으로 암환자 진단과 치료를 돕는 ‘왓슨 포 온콜로지(종양학)’ 진료를 시작하면서 병원 간 인공지능 도입 경쟁에 불이 붙었다. 지방 병원들이 ‘왓슨’ 도입을 통해 수도권 대형병원과의 격차를 줄이려 한다면 소위 ‘빅5’로 불리는 대형병원들은 왓슨에 대항할 ‘한국형 인공지능’ 개발에 돌입했다.



산업계도 지난해 말 롯데그룹이 왓슨을 상품 추천부터 픽업 안내까지 가능한 쇼핑 챗봇과 회사 신제품 개발, 전략 수립에 이용하기로 하는 등 왓슨 도입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AI 도입 바람은 유독 국내에서만 불고 있는 게 아니다. 해외에서는 이미 왓슨 도입을 통한 업무 혁신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싱가포르개발은행(DBS)은 왓슨을 이용해 우수 고객 대상 맞춤형 투자자문과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호주의 대형은행 ANZ도 자산관리에 왓슨을 활용해 몇 주가 걸렸던 재무설계 자문을 단 한 번의 미팅으로 끝내고 있다.

일부에서는 국내 금융권이 전사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왓슨과 같은 고도의 AI 도입을 확대하면 ‘AI발 구조조정 쇼크’가 당장 현실로 닥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 지난 2000년대 초반 미국의 최대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는 주식·외환거래에 AI를 적용해 자동화한 결과 700명에 달하던 트레이더가 2명으로 준 사례도 있다. 24시간 고객 응대라는 서비스 개선과 회사 수익구조 개선이라는 긍정적인 전망과 함께 텔레마케터의 대규모 실직으로 이어질 수 있어 AI 도입에 따른 사회적 논란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조권형기자 buz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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