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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정책은 없고 '갑철수'만 남은 TV토론회

정치부 권경원기자





“이제 시청자의 기억에는 ‘MB(이명박 전 대통령) 아바타’ ‘갑철수’란 단어만 남게 된다.”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지난 23일 5당 대선후보들의 3차 합동토론회가 끝난 뒤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이같이 남겼다. 2시간 동안 펼쳐진 외교안보·정치개혁 분야 토론회가 남긴 것은 개헌 시기나 검찰개혁 방향이 아니라 ‘갑철수’뿐이라는 것이다. 이를 증명하듯 더불어민주당의 네거티브 문건이 공개됐을 때도 크게 이슈가 되지 않았던 ‘갑철수’ 단어는 토론회가 끝나자마자 순식간에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다.



관심을 모았던 19대 대선 합동토론회에 대한 기대가 싸늘하게 식어가고 있다. 일각에서는 소문난 잔칫상에 먹을 것 하나 없다는 자조적인 평가도 나온다. 첫 토론에서는 ‘세탁기’가 이슈의 중심에 서더니 사상 첫 스탠딩으로 치러진 두 번째 토론에서는 “후보들이 2시간 동안 서 있을 수 있다는 것만 확인했다”는 비아냥이 나왔다. 23일 세 번째 토론회에서도 사회자가 수차례에 걸쳐 주제에 맞는 논쟁을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소용없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문재인 민주당 후보에게 한 두 번의 질문은 “제가 갑철수인가” “제가 MB 아바타인가”가 전부였으며 이를 본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초등학생 토론도 아니고…”라고 헛웃음을 지었다.

토론회가 이 정도까지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한 이유는 뭘까. 일단 미국식 스탠딩 토론을 고민 없이 도입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미국에서는 공화당과 민주당 양자 후보 간 주고받는 설전이 치열하게 전개된 것과 달리 5자 구도에서는 꼬리에 꼬리는 무는 식의 질문과 답변이 어렵다. 1위 후보인 문 후보에게 질의가 집중되다 보니 문 후보는 방어를 하느라 공격은 전혀 못 했고 다른 후보들은 말꼬리를 잡는 모습만 보여주기도 했다. 적절하게 진행을 이어가거나 끊어내지 못한 사회자의 역할도 아쉽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무거운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은 후보 본인들이다. 다음 토론회에서는 주제에 맞지 않은 입씨름과 비아냥을 하기 전에 이번 대선이 어떤 과정을 거쳐 어렵게 만들어졌는지 한 번 더 생각해봤으면 한다. na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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