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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컬처-별별만남]'진짜 바쁜 사나이' 서경석 "자영업 회장? 본업은 방송이죠"

MC·강연자·작가·라디오DJ…

다방면서 왕성한 활동 보여줘

스크린골프장·카페·짬뽕점 등

3개 사업체 운영하는 '회장님'

"사장은 고통스럽고 멋 없는 직책

사명감 없으면 하지 말아야" 단언

올 어머니 팔순…가족여행이 목표





서울대 출신으로 1993년 데뷔 때부터 주목받았던 개그맨 서경석(45·사진)은 재주가 아주 많은 팔방미인이다. 당시 MBC 개그콘테스트를 통해 데뷔한 이후 그는 공부 비법을 담은 책 등을 펴내는가 하면, MC로, 강연자로, 사업가로, 라디오 DJ로 다방면에서 왕성하게 활동해 왔다.

‘진짜 바쁜 사나이’ 서경석을 서울경제신문이 서울 상암동 그가 운영하는 한 음식점에서 만났다. 그에게 본업이 뭐냐고 물었더니 “제 본업은 방송이죠”라고 답했다.

인터뷰를 위해 마주앉자 서경석은 그동안 몸소 경험해온 일들을 술술 풀어냈다. 육사에 수석 합격했지만 중퇴하고 3개월을 공부해서 서울대 불문과에 입학한 그에게는 늘 ‘수재’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었다는 얘기 등이다. 그러나 개그맨을 하든 사업을 하든 머리가 좋은 건 성패를 좌우하는 요소는 아니라고 그는 잘라 말했다. “데뷔 때는 ‘코미디언인데 서울대 나왔어? 어디 한번 보자’ 이런 식으로 주목을 받은 게 사실이지만 길게 보면 공부 잘했던 건 큰 도움은 못 됐어요. 아주 오래된 이야기지만 이윤석 씨랑 제가 처음에 ‘좌심방우심실’ 이런 걸로 웃기다가 나중에는 의도적으로 몸을 쓰는 ‘울 엄마’ 같은 개그를 했어요. 무리해서 높이 뛰고, 저도 보통 개그맨이 선사하는 그런 개그를 선보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죠.”

서경석은 “사업은 머리 좋은 것과는 별로 관련이 없는 것 같다”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9년째 스크린 골프장을 운영하고 있고, 지난해 짬뽕 전문점과 카페를 개업한 사장님으로, ‘자영업 회장’인 그는 “사업은 사명감이 없으면 하지 말아야 한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사장은 정말 고통스러운 자리이고 멋없는 직책”이라며 “사장은 사업장에서 직원들이 즐겁게 일하고, 아르바이트 학생은 용돈, 가장은 생활비를 벌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뿌듯함을 느끼는데 이게 바로 사장의 사명감이라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사장이라면 직원들의 월급을 제때 주는 것이야말로 반드시 지켜야 할 임무라고도 했다. “대학생 때 과외 아르바이트하면 학생 어머니가 깜빡하고 과외비를 못 찾아왔다고 그러실 때가 있잖아요. 그렇다고 해서 ‘돈이 필요하니 지금 주세요’라고 말할 수는 없잖아요. 그 학생에게는 20~30만 원이 아픈 어머니 약값일 수도 있고요. 본의 아니게 월급을 늦게 주면 직원들은 말도 못하고 얼마나 애가 타겠어요. 스크린 골프장은 월급일보다 조금 이른 23일에 직원 월급을 입금해요.” 그동안 경제 관련 프로그램인 ‘창업스타’(SBS), ‘강소기업이 힘이다’(YTN) 등을 진행한 그는 존경받을 만한 사장들과 가졌던 인터뷰를 최근에 엮어 ‘사장하자’라는 책을 펴냈다. 그가 사장으로 활동한 모든 경험치와 모범이 될만한 사례들이 창업자들에게 노하우가 돼 ‘사장’이라는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서경석이 사업에 몰두하게 된 데는 아버지의 영향이 있는 듯했다.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가정형편이 어려워져 육군사관학교에 진학했던 그는 “아버지의 유전자 때문에 사업을 하게 된 것 같다”고 했다. 그런 그에게 돈의 가치와 소중함에 대해 묻자 잠시 눈을 감고 생각에 잠기더니 “돈이란 정말 쉽게 들어올 수없는 것이기에 나갈 때에도 정말 의미 있게 나가야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MBC 라디오 프로그램 ‘여성시대 양희은 서경석입니다’를 진행하고 있는 그는 청취자들의 애환 속에서 경제를 실감한다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청취자들의 사연은 그 어떤 경제지표보다 정확합니다. 물가변동, 취업, 실직 등을 바로바로 경험하는 이들의 사연에서 경제 상황이 그대로 묻어나기 때문이죠.” 그러면서 그는 요즘 경제상황이 나빠져만 가고 있는 듯해 답답함을 느낀다고 했다. “‘여성시대’를 진행한지 2년 차가 되는데, 살아있는 이야기가 들어오는 게 사실이에요. 현재 대한민국의 하루하루, 정치와 경제를 다 볼 수 있죠. 그런데 지금까지 사연들은 다 어렵다는 거에요. 2년 동안 계속 힘든 거죠. 좋았던 적이 없는데 이제는 좋아지기를 바라요.”

정신없이 바쁜 그이지만 올해는 꼭 시간을 내 어머니 팔순에 맞춰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 “지난해 가을 아버지께서 세상을 떠나셨어요. 많은 생각을 하게 됐고, 가족이랑 많은 시간을 함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형이랑 저랑 어머니랑 이렇게 삼모자가 어디 한적한 데 가서 마사지 받고 편하게 쉴 수 있는 여행을 준비 중이에요. 집사람에게도 이미 허락받았고요.” 인터뷰 도중 어머니에게서 걸려온 전화를 반갑게 받으며 다정한 대화를 나누는 서경석. 그는 늘 ‘울엄마’에게 애틋한 아들이었다.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사진=이호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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