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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터디 모임마저 경력자만…울상짓는 취준생

스펙 부족하지 않는데도

면접 경험 없으면 '퇴짜'

초짜 취업준비생들 한숨

"기업들 세부 과정 미공개

깜깜이 채용이 원인" 지적





지난 2월부터 취업준비생 대열에 오른 박모(27)씨는 시작부터 ‘멘붕’이다. 은행권 취업을 목표로 그룹 스터디 7곳에 지원했지만 결과는 전패였다. 서울에서 4년제 대학을 졸업한 박씨는 토익점수 900점에 학점도 3점대 후반이다. 그다지 부족한 스펙이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공채 경험이 없다는 게 발목을 잡았다. 스터디 4곳에서는 ‘서류전형 통과자만 받는다’며 거절했고 나머지는 아예 답장조차 주지 않았다. 박씨는 “스터디원(스터디그룹 멤버)을 뽑는 데 경력을 보면 이제 취업준비를 시작하는 사람은 어쩌라는 건지 모르겠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청년취업이 어려워지자 취업을 준비하는 스터디 모임에서도 경력자를 우대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채용 과정을 경험한 ‘경력 취준생’을 선호하는 스터디가 늘고 있는 탓이다.

최근 온라인 취업 커뮤니티인 ‘독취사’와 ‘스펙업’ 등에 올라온 스터디원 모집 글에는 ‘지원서에 공채 경험을 기재해달라’는 내용이 거의 빠짐없이 들어 있다. 취업 포털 인크루트가 회원 59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10명 가운데 6명꼴로 ‘취업 스터디에 진입장벽이 있다’고 답했다.

유통 업계 취업을 노리는 김모(29)씨는 면접전형을 경험한 취준생들로만 스터디를 꾸렸다. 김씨는 “면접에 올라온 지원자들 실력이 엇비슷하다 보니 작은 차이에서 당락이 결정되는 것 같다”며 “경험 많은 취준생들과 준비하다 보면 경험에서 나온 실무 팁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력 취준생들만 모인 스터디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는 직장인 성진욱(29)씨는 “입사 당시 면접관의 질문이 마침 스터디원이 말해줬던 내용이라 어렵지 않게 대답해 취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경력 취준생’만 찾는 스터디가 늘어나다 보니 경력을 속이는 취준생도 생겨나고 있다. 2년째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류모(28)씨는 “스터디에 들어가기 위해 최종면접에서 떨어졌다고 거짓말한 적이 있다”며 “당장 취업이 급한데 정보가 부족하니 어쩔 수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취준생들은 기업들의 깜깜이 채용이 경력 취준생 선호현상을 부채질한다고 입을 모은다. 대다수 기업은 채용 세부 과정을 공개하지 않고 지원자에게 합격·불합격 사실만 통보하기 때문에 취준생으로서는 당락 기준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취업준비 2년 차인 한 취준생은 “인·적성 시험 문제는 문제집으로 나오기도 하지만 면접에서는 무슨 질문이 나왔는지, 면접관들이 어떤 부분을 집중적으로 평가하는지를 알기 어렵다”며 “경험자들끼리 실패 요인을 분석하며 대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변정현 한국고용정보원 부연구위원은 “공채 과정에 수십만명이 지원하기도 하는 하는데 기업에 일일이 전형 과정에 대한 피드백을 요구하는 건 다소 무리”라며 “다만 기업이 채용 과정에서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보는지를 조금 더 명확하게 제시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김우보기자 ub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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