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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풍 올라 탄 洪, 보수 이탈한 安… 4.2%P差 접전

보수 표심 洪에게 쏠리며

文 독주체제 더욱 견고해져

沈 진보층 공략에 지지율↑

劉는 반등 모멘텀 못찾아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2위 주자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와의 지지율 격차를 ‘사정권’ 안으로 좁히는 데 성공한 것은 앞뒤 재지 않고 시종일관 보수 유권자들을 공략한 전략이 주효했기 때문이다.

안 후보의 경우 대선국면 초반의 판세가 양강 구도로 형성되자 호남과 보수의 표심을 동시에 노리는 자세를 취했다. 지지층을 중도·보수층으로 넓히기 위해 당론마저 깨고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찬성 입장을 밝히는가 하면 기업정책에 대해서도 유연한 입장을 폈다. 다른 한편으로는 호남 지역과 진보유권자를 동시에 겨냥한 행보로 지속했다. 자유한국당·바른정당을 ‘박근혜 정권 창출세력’으로 규정하고 범보수 후보들과의 단일화·연대론을 줄기차게 거부한 것이다. 좌-우, 진보-보수의 노선 사이에서 모호한 줄타기를 하는 전략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각을 세우고 비문(非 文)진영의 대표 주자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불가피했다.

반면 홍 후보는 대권 도전 초반부터 자신의 정치적 정체성을 분명히 했다. 기업 및 노동정책, 동성애 문제, 대북정책, 복지정책 등에서 선명한 보수우파 노선을 고수하면서 문·안 후보와 차별화를 확실히 했다. 이 과정에서 막말을 내놓는가 하면 학창시절 친구의 일탈행위를 막지 않고 동조했던 과거 사실이 재조명되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노이즈마케팅은 오히려 진보와 보수의 유권자층을 확실히 갈라놓는 효과를 냈다. 그 결과 안 후보가 진보와 보수 양측의 맹공을 받아 주춤한 사이에 홍 후보는 정통보수 지지층의 표심을 돌려놓을 수 있었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실제로 리얼미터가 30일 공개한 여론조사(27~29일 조사)에서 홍 후보는 안 후보를 오차범위 이내인 4.2%포인트의 격차로 추격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28~29일 1,0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문 후보 41.4%, 안 후보 22.1%, 홍 후보 16.6%의 지지율로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이로써 최근 약 2주간 흔들리던 문·안 후보의 양강구도는 확실히 붕괴됐고 문 후보의 우세 속 안·홍 후보가 경합하는 ‘1강 2중’ 구도가 형성됐다.

3주 전까지 안 후보가 양대 선두 후보로 평가받았던 것은 무엇보다 대구경북(TK)의 지지 덕분이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사태와 자유한국당의 내홍으로 구심점을 잃었던 TK 표심은 당시 잠시나마 중도보수를 표방했던 안 후보를 대안으로 삼았다. 그러나 최근 대선후보 TV토론회 등에서 안 후보가 기대에 못 미치는 리더십을 보여주고 노선도 모호해지자 TK를 중심으로 한 보수표심은 다시 한국당의 홍 후보로 돌아왔다.

박지원 국민의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안 후보 배후의 실세라는 정치권 일각의 평판도 안 후보에게는 치명타가 됐다. 영남 유권자들은 국민의당이 가뜩이나 호남기반이어서 갈등을 해왔는데 안 후보가 집권 시 실제 국정마저 정통 호남맨인 박 위원장의 입김에 좌우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을 갖게 됐다는 게 경쟁 후보 진영의 분석이다. 박 위원장은 백의종군 선언까지 하며 오해를 불식시키려 했지만 이미 표심에 악재가 반영된 후였다.



국가정보원장 출신인 남재준 통일한국당 대선후보가 ‘홍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29일 사퇴한 것도 보수 결집을 가속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 관계자는 “지금의 흐름대로라면 안 후보를 따돌리는 ‘실버 크로스(지지율 2·3위 후보 간 역전)’도 충분히 가능하다”며 “보수 지지를 기반으로 막판 대역전극을 노리겠다”고 말했다.

보수 표심이 홍 후보에게로 확연히 쏠리기 시작하면서 오히려 문 후보의 독주체제는 더욱 견고해지고 있다. 대선국면 초반 안 후보에게 몰렸던 보수층의 지지가 ‘문재인은 절대 안 된다’는 심리의 산물이었다면 문 후보 지지층의 상당수는 ‘반드시 문재인이어야 한다’고 믿는 충성 유권자들이다. 이 같은 ‘콘크리트 지지층’에다 중도·보수 단일화의 가능성마저 희박해지면서 문 후보는 40% 안팎의 단단한 지지율을 기복 없이 나타내고 있다.

실제로 문 후보는 이날 리얼미터 조사에서 서울(42.3%), 경기·인천(47.3%), 충청(37.0%), 부산경남(41.4%), 대구경북(33.5%), 호남(51.4%) 등 대부분의 지역에서 지지율 1위를 기록했다. 특히 보수층 지지 이탈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안 후보가 호남(31.7%)에서도 문 후보에게 크게 밀리기 시작한 것은 안철수 캠프 입장에서는 매우 뼈아픈 부분이다.

대선 판세의 ‘1강(强)-2중(中)’ 구도 재편은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의 지지율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문·안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점점 벌어지면서 진보 유권자들이 자신 있게 심 후보에게 한 표를 던지는 ‘소신 투표’로 마음을 굳히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다섯 차례의 TV토론에서 확인된 심 후보의 압도적인 대화 기술도 지지율 상승을 이끈 요인으로 풀이된다. 반면 심 후보와 함께 ‘토론의 강자’라는 이미지를 확고히 한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는 좀처럼 반등의 모멘텀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유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분당을 주도했다는 ‘배신자 프레임’을 떨치지 못한 채 자신의 고향이자 지역구인 TK에서조차 바닥을 맴돌고 있다.

한편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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