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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단지 폭격에…"한강은 지금 쓰레기공원"

■한강공원 공공질서 단속반 동행취재

여의나루역 입구부터 전단지 살포

30m 걷는동안 10여장 손에 들려

대부분 공원 바닥 곳곳에 버려져

화기사용 금지에도 삼겹살 파티

안전관이 주의 주자 되레 큰소리

목줄없는 애완견에 어린이 다칠뻔

지난 29일 여의도 한강공원 입구에 버려진 배달 음식업체들의 전단지들이 어지럽게 나뒹굴고 있다. /신다은 기자




“한강공원에서 치킨 드세요. 전화 주시면 바로 배달 갑니다. 이거 받으세요.”

‘황금연휴’의 시작인 지난 29일 5호선 여의나루역 3번 출구 앞. 치킨·피자·중화요리 등 배달음식 전단지를 나눠주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이들은 한강공원을 찾은 시민들에게 무차별 ‘전단지 폭격’을 퍼부었다. 기자가 3번 출구에서 한강공원으로 불과 30m 남짓 걸어가는 동안 받아든 전단지만 무려 10장. 받자마자 땅바닥에 버린 전단지들은 편의점 앞에 수북이 쌓여 있었다. 한강공원 안도 사정은 마찬가지. 곳곳에 버려진 전단지들이 한강 둔치는 물론 아이들이 물놀이를 하는 호수 안에도 둥둥 떠다녔다.

여의도 한강공원이 ‘전단지 쓰레기’에 몸살을 앓고 있다.

서울경제신문이 지난 29일 한강공원 단속반과 동행 취재한 결과 여의도 한강공원 입구부터 공원 내부까지 곳곳에 전단지 쓰레기가 지저분하게 널려 있었다.

취재진이 현장을 방문한 오후 4시께 전단지 수거함은 이미 꽉 차 수거함 주위에도 전단지가 산처럼 쌓여 있었다. 공원 안 곳곳에서도 버려진 전단지들이 즐비했다. 황금연휴 첫날 한강공원으로 나들이를 나온 시민들도 불편함을 호소했다. 친구와 함께 한강공원을 찾은 전지혜(27)씨는 “한강공원인지 쓰레기 공원인지 모르겠다”며 “관광명소라고 말하기도 부끄럽다”고 말했다. 김유민(29)씨도 “20분째 전단지 뭉치를 들고 다니며 휴지통을 찾고 있다”며 한숨을 쉬었다. 공원 관계자는 “여의나루역 앞에서 받은 전단지는 사실상 전부 다 한강공원 안으로 들어와 버려진다”면서 “하지만 행정구역상으론 영등포구 관할이기 때문에 한강관리과가 규제하기 어렵다”고 호소했다. 한강공원에서는 광고물법상 전단지 살포가 금지되어 있지만, 공원에 들어서기 직전인 여의나루역까지는 영등포구로 분류돼 전단지 살포가 허용된다.



지난 29일 여의도 한강공원 입구에 비치된 전단지 수거함 양 옆으로 쓰레기와 전단지가 쌓여 흉물스럽다. /신다은 기자


화기 사용이 금지된 한강에서 버젓이 불을 피우는 시민들도 있었다. 이날 오후 3시30분께 마포대교 아래에서 삼겹살 파티를 벌이던 50대 남성들과 한강관리과 안전관들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졌다. 공공안전관 2명이 “한강은 취사금지구역”이라고 주의를 주자 이들은 화를 내며 굽던 고기를 팽개친 후 자리를 떴다. 현장을 단속했던 박지훈 한강관리과 안전관은 “(공원 내에서) 커피를 끓이거나 야영을 하는 등 사소한 위법행위가 하루에도 20~30건씩 된다”고 전했다.

애완동물의 목줄을 채우지 않고 다니거나 변을 치우지 않는 경우도 빈번했다. 이날도 오후 4시께 한강공원 안 물놀이장소에서 놀던 5세 어린이에게 목줄을 채우지 않은 대형견이 달려들어 위험천만한 상황이 발생했다. 놀란 아이가 소리를 지르며 바닥에 엉덩이를 찧은 후에야 주인이 일어나 애완견을 불렀다. 애완동물의 변을 치우지 않거나 휴지로 집어 하수구에 버리는 행태도 곳곳에 눈에 띄었다. 한강을 찾은 고은미(27)씨는 “봉지에 밀봉해서 버리지 않고 하수구에 그냥 버리면 비 올 때까지 냄새가 계속 날 텐데 걱정”이라며 눈살을 찌푸렸다. 실제 한강공원 단속반이 지난해 적발한 공공질서 위반건수 중 애완동물 관리 소홀은 3만8,309건으로 주차위반(5만4,024건)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정희만 한강관리과 반장은 “즐겁게 놀러 나온 시민들을 대상으로 공공질서 단속을 벌이다 보니 곳곳에서 마찰이 일어나 단속이 쉽지 않다”고 어려움을 토로하고, “현재 총 28명의 인력이 2인1조로 한강공원을 순찰하고 있지만, 시민들의 노력과 제도적 개선 없이는 지금 같은 상황이 나아지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신다은기자 down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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