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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와치] 유통가에 부는 ‘그리너리 열풍’ ...집으로 초대한 작은 숲, 지친 삶에 위로가 되다

'그리너리' 색상의 옷·액세서리 넘어

반려식물 기르기·플랜테리어로 확산

"인테리어 효과에 공기정화까지 가능"

몬스테라 등 낯선 이름의 식물 '불티'

롯데마트 원예용품 매출 배이상 껑충

비스타 워커힐·더플라자 도심 호텔도

800년 된 나무 등 자연콘셉트로 새단장

# 올해 전 세계를 물들이고 있는 하나의 색이 있다. 바로 ‘그리너리’. 연두를 뜻하는 이 색은 세계적인 색채 전문기업 팬톤사가 올해의 대표색으로 선정한 컬러다. 팬톤은 그리너리를 선정한 이유로 “자연·싱그러움·편안함을 상징하는 그리너리는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생동감을 주는 색”이라며 “새로운 희망을 이야기하자는 취지”라고 밝혔다.

공기 정화 효과가 있어 인기를 끌고 있는 틸란드시아(가운데). /사진제공=롯데마트




도시의 살풍경과 복잡한 인간관계에 지친 현대인들은 자연을 연상시키는 그리너리에 열광한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는 단순히 그리너리 색상의 옷을 입거나 액세서리를 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집 안에서 화분을 기르거나 베란다에 텃밭을 가꾸는 홈가드닝에 대한 관심으로 번지고 있다. 식물이 가장 트렌디한 실내 장식 아이템으로 급부상하자 원예에 자신이 없는 사람도 식물 그림이라도 사서 벽에 거는 것이 유행할 정도다. 그리너리 열풍은 ‘플랜테리어’라는 신조어도 만들어냈다. 대형마트와 온라인 몰에서는 원예 및 식물 관련 매출이 급증하는 상황이다.



더 플라자 호텔이 올해 선보이는 ‘로맨틱 그리너리’ 웨딩. /사진제공=더 플라자


스타필드 하남 프리미엄 식품매장 PK마켓에 설치된 화훼 특설매장. /사진제공=이마트


◇인테리어 효과에 공기정화 기능까지…‘플랜테리어’ 대유행
=‘몬스테라·아레카야자·아가베아테누아타·틸란드시아.’ 생소한 이름이지만 요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뒤덮고 있는 식물의 이름들이다. 집 안에서도 숲 속에 있는 듯한 기분을 내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선명한 녹색과 무성한 이파리가 특징인 이런 식물들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식물을 뜻하는 단어 ‘플랜트’에 실내 장식을 뜻하는 단어 ‘인테리어’를 조합한 ‘플랜테리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특히 일부 식물은 공기정화 효과가 있다고 알려지면서 ‘미세먼지 퇴치용’으로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서울 양재동에서 원예 유통업에 종사하고 있는 한혜림씨는 “지난해에는 식목일에도 화분이 거의 팔리지 않았는데 올해는 하루에 주문이 수백 개씩 쏟아져 물량을 감당하기가 어렵다”며 “스투키나 홍콩야자 등 인기 식물은 특히 물량이 달려 대기해야 한다”고 전했다.



실제로 마트와 온라인에서도 식물 매출은 꾸준한 상승세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4월27일까지 원예 용품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배 가까이 증가했다. 화분 132%, 화초 89%, 원예 재료는 13%나 더 팔려나갔다. 화초 중에서도 공기정화 식물이 168.0%, 조화가 374.9%가량 신장했다.

온라인에서도 식물에 관한 관심은 뜨겁다. 전자상거래 업체 G마켓에 따르면 화분류 매출은 올 들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 늘어났으며 그중에서도 공기정화 식물은 60%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이마트의 한 관계자는 “공기정화 효과가 있는 스투키와 포름알데히드 제거 능력이 뛰어나 새집증후군을 없애는 데 좋은 홍콩야자, 화학물질 제거 능력이 우수한 고무나무 등이 고객 호응이 좋다”고 전했다.

식물이 인기를 끌자 덩달아 ‘식물세밀화(보태니컬아트)’도 전에 없던 인기를 누리고 있다. 식물을 기르는 데 자신이 없거나 간편하게 그리너리 인테리어를 하려는 사람들을 겨냥한 틈새 상품이다. G마켓 담당자는 “홈가드닝을 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식물을 주제로 한 보태니컬아트 액자도 인기”라며 “취향에 맞는 식물세밀화를 거실이나 침실에 배치하면 생동감 있는 집안 분위기를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고객들의 관심에 유통업체들은 관련 상품을 강화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과거 소규모로 있던 원예 매장을 2~3배 확장해나가고 있으며 양덕점과 구로점 등 전국 17개 지점에 원예 특화 매장을 두고 생화와 가드닝 관련 물품은 물론 서적과 아로마 등 힐링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마트는 스타필드 하남에 위치한 프리미엄 식품관 PK마켓에 소규모 화훼 특설매장을 마련했다.

G마켓에서 판매 중인 다양한 보태니컬 아트 액자. /사진제공=G마켓


광진구 비스타워커힐 호텔 로비에 들어선 800년된 올리브 나무./서울경제DB


◇진정한 휴식은 자연…호텔도 ‘그리너리’=이처럼 식물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것은 현대인들이 식물을 삭막한 도시 생활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는 하나의 탈출구로 여기기 때문이다.

직장인 이효인씨도 최근 스트레스가 심해 꽃꽂이 클래스를 수강하고 있다. 꽃꽂이 자체를 배우고 싶어서라기보다는 오랜만에 살아 있는 식물을 만져보고 싶다는 생각에서였다. 이씨는 “도시에서 살다 보니 식물을 가까이 한 기억이 거의 없다”며 “저렴한 가격은 아니지만 아름다운 꽃을 꽂는 데 몰두하면서 일상의 스트레스를 잊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장인 김가영씨 역시 얼마 전부터 아가베아테누아타 화분과 행운죽을 반려식물로 기르고 있다.

김씨는 “두 아이 모두 자기만의 이름을 붙여줬다”며 “1년 내내 파릇파릇한 두 식물을 보면 기분이 절로 상쾌해진다. 바깥에서는 음악이 끊이지 않고 사람들을 만나면 대화하느라 시끌벅적해도 결국에는 헛헛한 느낌이 드는 반면 식물은 조용하게 나를 치유해주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롯데마트 측은 “과거에는 일부 관심 있는 사람들만 화분을 기르고 원예를 했다면 최근에는 많은 고객들이 원예를 하나의 힐링 수단으로 여기는 것 같다”며 “또한 식물을 ‘반려식물’이라고 부르며 가족의 일원으로 인정하는 문화도 빠르게 확산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처럼 자연과 함께하는 휴식을 선호하는 고객들이 늘어남에 따라 도심에 위치한 호텔들도 저마다 자연 콘셉트로 고객 모시기에 한창이다.

SK네트웍스는 W호텔을 ‘비스타워커힐서울’로 리뉴얼하면서 호텔 로비에 이탈리아 시칠리아에서 살았던 800년 된 올리브 나무를 심었다. 또 스카이야드라는 공간에 약 4억년 전부터 지구에 서식해온 고사리과 식물 딕소니아와 나무수국·산수국·정향나무·만병초 등 25종의 식물을 심었다.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비스타워커힐은 150년 역사의 식물 전문기업 ‘하나우’의 5대 사장 니시하타 세이준과 협업했다. 니시하타는 일본 전국과 전 세계 수십 개국에서 수집한 수천 가지의 식물을 소재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해온 일명 ‘플랜트 헌터’다. 비스타워커힐 측은 “자연과 사람, 미래가 만나는 비스타워커힐서울의 콘셉트에 맞춰 다양한 식물을 중심으로 호텔을 꾸미게 됐다”며 “고객들이 자연 속에서 오감을 깨워 행복을 경험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한화호텔앤리조트가 운영하는 더플라자호텔에서도 올해 웨딩 콘셉트를 ‘그리너리 스몰 럭셔리 웨딩’으로 잡고 관련 상품을 내놓았다. 실내 웨딩이지만 야외 정원인 듯 동백나무 잎과 레몬트리 등으로 장식한 것이 특징이다. /박윤선기자 sep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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