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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서민금융 대선 공약' 입법화 속도낸다

'소멸시효 완성' 대출채권, 채무자에 통지 의무화 추진

내일부터 집값 만큼만 갚는 책임한정형 주담대도 확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금융당국이 문 대통령의 서민금융 정책 공약 입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금융당국은 우선 채권 소멸시효가 완성된 대출채권에 대해 시중은행 등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의무적으로 통지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소멸시효가 지난 채권을 대부업체 등이 헐값에 사들여 편법으로 시효를 살려내 다시 추심하는 부작용을 막기 위한 차원이다.

9일 금융당국의 한 고위관계자는 “소멸시효가 지난 채권에 대해 대부업체 등이 불법적으로 재추심하면서 서민들이 받는 불이익이 너무 크다는 판단에 따라 이를 원천 차단할 수 있는 내용의 관련법 개정을 법무부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당국은 우선 소멸시효가 완성될 경우 이를 채무자에게 의무적으로 통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채권의 공정한 추심에 관한 법률(채권추심법)’ 개정 작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소멸시효 완성 채권에 대해 추심을 전면 금지할 경우 채권자의 이익을 제한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우선 소멸시효 완성 채권에 대해서는 이를 보유한 시중은행이나 대부업체 등이 채무자에게 의무적으로 통지하는 방안을 개정 법안에 담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출채권은 5년 이상 채권자로부터 유선이나 우편 등 어떤 형태로든 연락을 받지 않았다면 해당 채권의 권리가 사라진다. 즉 채무자는 해당 금액을 갚을 의무가 없다. 하지만 채무자가 소멸시효가 지난 채권에 대해 일부라도 상환하면 소멸시효가 되살아난다. 이를 악용해 대부업체들은 소멸시효가 완성된 부실채권을 은행권에서 헐값에 사들여 채무자에게 ‘일부 상환 시 나머지를 탕감해주겠다’고 제안해 돈을 받아내고 이를 통해 채권시효를 부활시켜 다시 추심에 나서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소멸시효가 완성된 채권의 매각을 금지해 불법 추심을 막는 내용의 ‘대출채권 매각 가이드라인’을 제정, 시행 중이다. 하지만 당국은 이보다 더 나아가 법 개정을 통해 은행 등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소멸시효가 완성된 대출채권에 대해 일일이 의무적으로 통보하는 내용의 법제화를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채무자가 자신의 대출채권이 소멸시효가 완성됐다는 사실을 알게 해 불법 추심에 원천적으로 응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일부에서는 돈을 빌려 놓고 5년간만 잠적하는 등 소멸시효를 악용하는 모럴해저드(도덕적해이)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 채무자 권리를 추가로 강화하는 데 대한 우려도 나오지만 당국은 빚에 눌려 사회활동 복귀가 원천적으로 차단된 서민층을 위해서는 도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에 힘을 실어준 것이다.

금융당국은 또 대부업체들의 연대보증을 폐지하는 내용을 포함하는 대부업체 관련 정책을 조만간 발표할 계획이다. 당국은 지난해 말 이후 정책을 준비해오다 새 정부의 정책 철학에 부합하는 것으로 보고 발표 시기를 조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담보로 잡힌 집값이 떨어져도 주택가격을 초과하는 대출금을 따로 갚지 않아도 되는 비소구(책임한정형) 주택담보대출도 확대 시행된다. 당국에 따르면 주택금융공사는 대선 직후인 11일부터 비소구 주담대를 4조원 규모로 판매한다. 비소구 주담대는 이미 주택도시기금에서 4조원 규모로 취급하고 있지만 주금공까지 가세하면서 전체 자금 규모가 8조원으로 확대된다.

/김흥록기자 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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