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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의 자화상 ‘셀피’를 말하다

사비나 미술관 기획전 ‘#셀피-나를 찍는 사람들’

대중에게 자신 드러내면서

본 모습 최대한 숨기려는

21세기 이중적인 소통방식

예술 시각으로 우회적 표현

작가 아말리아 울만은 가상인물인 모델 지망생의 일상을 지속적으로 인스타그램에 올렸고, 이것이 허구임을 알렸지만 13만 명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사진제공=사비나미술관




제 19대 대통령선거일이던 지난 9일 SNS는 유권자들의 ‘투표 인증샷’이 분위기를 달궜다. 어느덧 자리 잡은 ‘인증샷’은 모바일미디어 시대 ‘셀피(selfie)’ 문화의 산물이다. 스마트폰 등으로 자신의 사진을 찍고 이를 SNS에 올리는 행위까지 포괄해 지칭하는 ‘셀피’는 2013년 옥스퍼드 사전이 올해의 단어로 선정했을 정도다.

종로구 율곡로 사비나미술관은 기획전 ‘#셀피-나를 찍는 사람들’을 통해 이 같은 셀피 현상을 예술적으로 진단하고 있다. 투표소 앞에서 사진촬영이 가능하기에 ‘투표 인증샷’이 확산됐듯 미술관이 촬영을 허용하면서 ‘셀피’에 불을 붙였다. 셀피는 자신을 드러내고자 하는 자기만족적 노출욕 혹은 경험을 공유하고픈 사회적 욕구의 반영으로 다양하게 해석된다.

관객이 주인공처럼 ‘셀피’를 찍을 수 있는 김가람의 설치작품 ‘#셀스타’ /사진제공=사비나미술관


김가람 작가가 꾸민 미술관 1층은 ‘대놓고’ 사진을 찍으라고 유혹한다. 화사한 조명과 에뛰뜨하우스에서 협찬받은 화장품이 구비돼 있다. 셀피 퍼포먼스를 유도하는 설치작품 ‘#셀스타’는 주인공을 꿈꾸며 재미있게 살고 멋있어 보이고 싶어하는 셀피족의 심리를 반영한다.

작가듀오 ‘신남전기’는 작품 ‘마인드 웨이브(Mind Wave)’ 앞에 선 관객의 얼굴을 화사한 포토샵 보정, 예쁘게 보이는 얼짱각도 등 다양한 이미지의 왜곡을 체험하게 한다. 자신의 본래 얼굴을 최대한 숨기는 셀피의 속성을 우회적으로 표현한다. 내용과는 별개로 화려한 음악에 맞춰 자유자재 변하는 얼굴을 보는 재미가 발길을 붙든다.

한경우 ‘가까운 만남’ /사진제공=사비나미술관


전시관 전 층에 흩어진 4개의 자리에 각각 앉아있던 관객들은 한경우 작가의 ‘가까운 만남’에 의해 마치 한 테이블에 마주앉은 사람들처럼 모니터에 나타난다. 물리적으로 대면하지 않는 상태에서 오히려 더 편안함을 느끼거나 서로 모르는 사이임에도 마치 친한 것처럼 보이는 가상 공간에서의 소통방식을 보여준다.

작가 김인숙과 독일의 사회과학자 벤야민 라베가 협업한 작품은 한국과 일본의 셀피 현상을 비교해 보여준다. /사진제공=사비나미술관




2층 전시장에서는 다양한 현대인들의 자화상을 보여준다. 재일교포로 정체성에 대한 탐구를 진행해 온 김인숙 작가는 독일의 사회과학자 벤야민 라베와 함께 한국과 일본의 셀피현상을 비교분석했다. 인스타그램에 가상인물인 모델지망생의 화려한 일상 사진을 지속적으로 올리면서 13만명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한 작가 아말리아 울만은 온라인에서 보이는 진실과 거짓의 경계에 대해 질문한다.

올리비아 무스의 ‘뮤지움 셀피 프로젝트’ 전시작 일부 /사진제공=사비나미술관


덴마크 출신의 독립큐레이터 올리비아 무스의 ‘뮤지엄 셀피 프로젝트’도 흥미롭다. 미술관이나 박물관에 전시된 고전 작품 초상화가 셀카로 찍은 ‘셀피’ 형태로 선보인 작품들이다. 관객도 실시간으로 참여할 수 있다.

이명옥 사비나미술관 관장은 “인증샷 시대를 주목해 21세기형 현대인의 자화상을 탐구해 전시로 풀어보고자 했다”면서 “1인 미디어 시대가 우리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개개인의 욕망이 어떤 방식으로 표출되는지 살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8월 4일까지.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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