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장수 현대무용축제인 ‘모다페 2017 제36회 국제현대무용제(이하 모다페 2017)’가 오는 17~31일 아르코예술극장, 이음아트센터 등 서울 대학로 일대에서 열린다.
11일 서울 광화문의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모다페2017 운영위원장을 맡은 김혜정 한국무용협회 회장은 “‘헬로, 마이, 라이프?!(Hello, My, Life?!)’를 주제로 총 7개국 31개 예술단체 186명의 아티스트들이 관객을 맞는다”며 “이번 행사는 현대무용을 더 가까이 접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깊고 섬세한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작품들 위주로 편성했다”고 밝혔다.
올해 개막작은 영국 대표 현대무용단 발레보이즈의 ‘라이프’다. 영국 로열 발레단의 주요 무용수로 활동한 마이클 눈과 윌리엄 트레빗이 2000년 설립한 단체로 한영수교 130주년을 맞아 처음으로 내한한다. 이번 행사에서는 10명의 남성무용수들이 남성 인체의 아름다움과 절제된 힘을 보여줄 예정이다. 유럽 최고의 안무가 폰투스 리드버그의 ‘래빗’과 자비에 드 프루토스가 안무한 ‘픽션’ 두 작품으로 구성된 ‘라이프’에 대해 영국 ‘데일리 텔레그래프’는 “발레보이즈의 민첩성과 운동능력을 뽐낼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폐막작은 세계적인 무용단인 이스라엘 키부츠현대무용단의 ‘홀시스 인 더 스카이(하늘의 말들)’다. 이스라엘 테크노 음악선구자 중 하나인 음향예술가 오리 리치틱의 타악 음향에 샤론 에얄의 현대 무용과 클럽 문화를 결합한 작품으로 16명의 무용수가 80분간 펼치는 이 공연에 대해 뉴욕타임스는 “마음을 뒤흔들며, 절로 기립 박수가 터져나온다”고 극찬했다.
이와 함께 선보이는 벨기에 페트리 디쉬의 안나 닐슨과 사라 르메이어가 안무한 ‘만료일’은 소진되는 삶을 춤, 연극, 저글링, 애크러배틱으로 섬세하게 표현한다. 또 다른 해외 초청작인 이탈리아 마티니댄스컴퍼니의 ‘스카라베오 : 각도와 공간’은 지난해 11월 이스라엘의 저명한 축제인 커튼 업 페스티벌에서 초연한 작품이며 미국 안무가 린지 르네 데리의 ‘외딴 몸’은 오지를 여행하면서 탐구한 고립감을 표현하면서 존재에 대해 묻는, 북미 지역 특유의 색채를 띤 무용작품이다.
국제공동작업으로는 한국의 고블린 파티와 덴마크 무용단체 포스워크가 협업한 ‘은유적 손’을 선보인다. 호흡과 손을 이용한 안무작업이다.
국내 작품 가운데선 최청자(툇마루무용단) 안무가의 ‘해변의 남자’, 이숙재(밀물현대무용단·현대무용전용관 M극장 대표)의 ‘(신)찬기파랑가’, 전미숙(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안무가의 ‘가지마세요’가 ‘현대무용 불후의 명작’으로 선정됐다. 김혜정 위원장은 “옛 레퍼토리를 재연하고 발전시키는 과정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는 취지에서 불후의 명작을 초청했다”고 설명했다.
현대무용계 주목할만한 젊은 안무가 4인방인 김보라(소무), 이동하(게르니카 어게인), 정수동(사브라사브라), 전혁진(생산적 삶)의 무대, 또 모다페의 중추 역할을 하는 중견안무가 류석훈(시퀀스), 김영미(앙리의 빨간 물고기) 등의 무대도 마련된다.
모다페의 한 코너로 현대무용계 신인안무가의 등용문으로 통하는 스파크플레이스를 통해서는 최은지의 ‘환상’, 이현경의 ‘텍스처’, 손민의 ‘하룻밤 사이’, 권혁의 ‘엠프티’ 등이 공연된다.
/서은영기자 supia92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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