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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마켓 인사이드] '프렉시트' 해소에 경제회복 기대감...글로벌자금, 다시 유럽으로

美주식펀드서 빠진 222억弗중 67억弗 유입

유럽주식 투자 '글로벌 ETF' 수익률도 호조

그리스 경제 불안·獨 총선 등 리스크는 상존





‘친유럽연합(EU)’ 노선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취임을 계기로 글로벌 투자자들의 눈길이 미국에서 유럽으로 본격 이동하고 있다. 프랑스 대선이 EU 체제의 분열 리스크를 가라앉힌데다 최근 유럽 경제의 펀더멘털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는 상황을 반영한 것이다. 특히 경기 변화에 민감한 글로벌 펀드 자금과 외환시장에서 이 같은 추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유럽투자청(EPFR)의 자료를 인용해 지난 3일까지 최근 7주간 미국 주식 펀드에서 유출된 자금이 총 222억달러(약 25조원)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같은 기간 유럽으로는 67억달러가 순유입돼, 미국을 빠져나간 자금이 상당 부분 유럽을 향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독일이나 프랑스 등 유럽 주식에 투자하는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는 유럽 자본시장의 상승세를 반영하듯 수익률 호조를 보이고 있다. 최근 3개월간 프랑스 CAC40지수가 11.5%, 독일 DAX지수가 각각 9% 오르며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총자산 122억달러에 달하는 글로벌 자산운용사 뱅가드의 ‘FTSE 유럽 ETF’는 연초 이후 수익률이 15.2%를 기록하고 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운용하는 ‘아이셰어즈 MSCI 유로존 ETF’(117억달러)와 ‘아이셰어즈 MSCI 프랑스 ETF’(5억달러)도 연초 이후 17%가 넘는 수익률을 달성했다. 스테이트스트리트글로벌어드바이저스(SSGA)의 ‘SPDR 유로스톡스 50 ETF’도 비슷한 수준의 수익률을 투자자들에게 안겨주고 있다.

WSJ는 여전히 대다수 투자자들이 미국 주식을 핵심 투자자산으로 삼고 있지만, 유럽 시장의 선전이 이어지면서 향후 최대 투자이익을 누리기 위해서는 이미 오를 만큼 오른 미국이 아니라 유럽을 눈여겨봐야 한다는 관측이 힘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투자심리 변화가 이어진다면 유럽을 향한 글로벌 자금의 흐름에 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얘기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윌리엄 블레어 앤 컴퍼니의 브라이언 싱어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투자 테이블이 회전하기 시작했다”며 “우리 회사도 스페인과 이탈리아, 러시아 주식을 (포트폴리오에) 추가했다”고 말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미국 주식이 유럽 등 다른 지역에 비해 과대 평가됐다는 점을 지적하며 유럽의 투자가치를 강조하고 있다. 매캐나캐피털매니지먼트사에 따르면 미 주식의 계절조정 주가수익배율(CAPE)은 22배까지 오른 반면 유럽은 16.7배에 머문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식시장이 미국 위주로 돌아간 결과다. 2009년 초부터 현재까지 뉴욕증시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66% 급등했다. 같은 기간 유럽 주식은 99%, 신흥시장 주식은 74% 오르는데 그쳤다.



유럽 경제가 오랜 침체기를 끝내고 성장세로 돌아섰다는 점도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높이는 이유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1·4분기 경제성장률은 0.5%, 연율 기준으로는 1.8%로 같은 기간 미국의 성장률 0.7%를 웃돌았다. 국제통화기금(IMF)는 지난 5년간 미국의 성장률이 유로존보다 연평균 1.4%포인트나 높았지만, 앞으로 3년간은 그 격차가 0.6%포인트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유로화 가치도 통합의 깃발 아래 다시 뛰는 유럽경제에 대한 기대를 반영하고 있다. BoAf는 올해 말 유로화 가치 전망을 종전의 1유로당 1.02달러에서 1.08달러로, 도이체방크는 0.97달러에서 1.05달러로 각각 올려잡았다. 씽크마켓츠의 나임 아슬람 수석 애널리스트는 CNN머니에 “이미 기대가 충분히 반영되어 단기적으로 유로의 상승 압력은 제한적이겠지만 장기적으로는 환율이 1유로당 1.12~1.14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유럽 시장이 장밋빛으로 가득한 것은 아니다. WSJ은 그리스와 이탈리아 등 역내 일부 국가의 경제가 여전히 불안한데다, 인구 고령화가 이미 진행된 구조적 한계도 성장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마크롱 대통령 당선으로 EU가 분열의 고비를 일단 넘기긴 했지만 정치 리스크는 여전히 남아 있다. 연내 치러지는 프랑스와 독일 총선 결과에 따라서는 국정 혼란은 물론 유럽이 다시 분열 위기에 빠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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