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의 3대 합병증 중 하나인 당뇨 망막병증은 성인 실명의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통증이 없고 시력이 서서히 떨어져 병변이 진행돼도 환자가 자각하는 경우가 드물다.
기초과학연구원(IBS) 고규영 혈관 연구단장(KAIST 의과학대학원 특훈교수)과 박도영 박사가 망막 내 혈관 주위 세포의 소실이 당뇨 망막병증을 악화시키는 주요 원인임을 밝혔다.
연구진은 다양한 망막 혈관 질환에서 혈액-망막 장벽의 파괴가 관찰된다는 점에 주목했다. 혈액-망막 장벽은 혈액 내 물질들의 비정상적인 이동을 차단하며, 시각 기능에 중요한 망막 내 신경세포를 보호한다.
먼저 정상 망막 혈관을 가진 대조군과 망막 혈관에서 혈관 주위세포가 제거된 실험군으로 나눠 실험이 진행했다. 실험군 동물모델에서는 혈액-망막 장벽 파괴로 인해 망막 혈관의 누출, 시각기능 상실 등 당뇨 망막병증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병변이 나타났다. 실험 결과, 연구진은 혈관 주위 세포가 떨어져 나오면 혈관 안정성이 무너지면서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됨을 확인했다.
이어진 실험은 성체 생쥐에서 혈관 주위세포를 먼저 소실시키고, 추가적으로 혈관내피성장인자를 주입했다. 이 결과 사람의 망막병증과 유사한 병변을 보이는 모델을 만들 수 있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로 혈관 주위 세포가 혈액-망막 장벽을 조절할 뿐만 아니라 망막 내 혈관 안정화에 다양한 역할을 수행함을 발견했다.
고규영 단장은 “당뇨병성 망막병증과 같이 혈관 주위 세포가 소실된 망막 혈관 질환의 새로운 치료법 개발에 본 연구가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16일 게재됐다.
/문병도기자 d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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