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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 우려 반 기대 반 '서울로 7017'

최수문 사회부 차장





서울역 고가도로를 폐쇄하고 고가보행길인 ‘서울로 7017’로 만드는 데 대해 일부 시민은 서울역 인근의 교통 불편을 호소한다. 하지만 어차피 감내해야 할 일인 듯하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정책이 결국 차량 통행량을 줄이겠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보행친화도시’와 ‘걷는 도시’로 서울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서울시가 ‘보행친화도시 서울 비전’을 선언한 것은 박 시장이 취임하고 1년여가 지난 2013년 1월이다. 나름 획기적이었다. 이전까지 자동차 위주였던 교통 체계를 보행자 위주로 확 바꾸겠다는 취지다. 이후 차도를 막고 인도는 넓혔다. 시내에 보행자 우선도로와 보행전용거리 등이 확대됐다. 횡단보도도 부쩍 늘었다. 사대문 안을 녹색교통진흥지역으로 지정하고 차량 진입 규제를 강화하기도 했다.

이러한 비전의 결정판이 오는 5월 20일 개장하는 서울로인 셈이다. 물론 서울역 동서를 오가는 고가도로를 갑자기 폐쇄했으니 교통정체가 이만저만은 아니다. 주위의 공장과 상인들이 특히 불편을 호소한다. 서울역 앞을 지나는 운전자도 불평을 내놓기는 마찬가지다. 그래도 서울시가 큰 흐름은 잘 탔다고 할 수 있다. 걷기 좋은 도시를 만들자는데 누가 쉽게 반대할 수 있겠는가. 그것이 시장 개인의 치적으로 연결된다고 해도 일단은 양해할 수 있다. 1년6개월여의 서울로 공사에는 모두 600억원이 들어갔다고 한다. 앞으로 연간 16억원의 관리비도 발생할 예정이다.



박원순표 서울로를 보면 이명박표 ‘청계천 복원’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2005년 10월 이명박 당시 서울시장이 청계천을 덮고 있던 복개도로를 철거하고 다시 물을 흐르게 한 성과는 호평을 받았다. 자연생태계 복원이라는 공감을 불렀기 때문이다. 다만 너무 급했다. 임기 내 완성이라는 개인적 목적에 쫓겼다. 자연하천 그대로의 모습을 위해서는 인왕산 등의 물이 흘러들어가야 한다. 지금의 청계천은 한강 물을 끌어와 중간(청계광장)에서 붓는 ‘콘크리트 어항’과 다르지 않다. 그래도 명분은 근사했기 때문에 이명박식 하천 복원은 이후 전국으로 확산됐다. 겉보기에는 그럴듯하지만 인공 급수로 연명하는 무늬만 하천들이다.

자연생태계 복원이 현대 도시가 지향할 흐름이라면 보행친화도시도 마찬가지다. 박 시장의 서울로가 자동차 통행 불편을 유발하든 어떻든 전반적인 흐름에는 맞다. 문제는 이런 추세가 정착될 수 있느냐다.

이제 서울로는 도시보행 시스템의 중요한 축이 될 듯하다. 축제 같은 겉만 화려한 치장은 오히려 반감을 부를 수도 있다. ‘걷는 도시’라는 취지를 강화하고 이를 주변으로 확대해야 한다. 보행친화도시의 성공이 바로 서울로의 성공으로 이어진다. 서울로를 고립된 공원만으로 남겨둬서는 안 된다. 어중간함이라는 청계천의 한계는 반드시 피해야 한다.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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