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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준호의 유럽축구 엿보기] <8>트레블의 추억

유벤투스, 유럽 사상 9번째 주요대회 3관왕에 사실상 한 조각 남겨

1967년 셀틱 시작으로 2015년 바르사까지 3관왕 영광

1999년 맨유 가장 극적인 트레블, 인터밀란서 대업 이끌었던 모리뉴 다음 시즌 맨유서 다시 일 낼까

유벤투스 선수들이 18일 코파이탈리아 우승을 차지한 뒤 트로피를 들고 환호하고 있다. /로마=AP연합뉴스




다음달 4일(이하 한국시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을 앞둔 유벤투스 팬들의 설렘이 한층 커졌다. 유벤투스가 18일 라치오를 2대0으로 누르고 코파이탈리아 우승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이탈리아프로축구 정규리그 세리에A 우승도 예약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21일 있을 약체 크로토네전 승리가 확실해 보이기 때문이다.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와의 챔스 결승마저 챙기면 마침내 유벤투스는 역사상 9번째 ‘트레블(treble)’의 주인공이 된다.

자국 리그와 챔스, 자국 최대 컵대회를 한 시즌에 모두 제패해야만 달성이 가능한 트레블은 유구한 유럽축구 역사상 단 8차례밖에 없었다. 만약 유벤투스가 이뤄낸다면 9번째다. 1966-1967시즌 스코틀랜드리그의 셀틱이 최초였는데 당시의 셀틱은 시즌 전체 62경기에서 단 세 차례밖에 지지 않았고 196골을 몰아넣었다. 경기당 3골 이상을 넣었다는 얘기다. 이 사이 수집한 트로피는 5개에 이른다. 1964년과 1965년 챔스(당시 유러피언컵) 2연패를 달성한 인터밀란(이탈리아)도 1967년 결승에서 셀틱을 당해내지는 못했다. 당시 사령탑은 조크 스타인. “팬이 없는 축구는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긴 바로 그 스타인이다. 스코틀랜드 대표팀 감독 시절에는 알렉스 퍼거슨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이하 맨유) 감독이 코치로 그를 보좌하기도 했다. 스타인 시절의 셀틱은 리그 9연패의 무적이었다. 특히 1966-1967시즌의 셀틱은 맨유를 어렵지 않게 이기던 팀이었고 레알과 싸워도 밀리지 않았다.

1970~80년대는 네덜란드의 시대였다. 1971-1972시즌 요한 크루이프를 앞세운 ‘토털사커’의 아약스는 챔스 결승에서 크루이프의 2골로 트레블을 이뤘다. 당시 결승 상대 역시 인터밀란이었다. 바통을 이어받은 것은 1987-1988시즌 PSV에인트호번이었다. 1987년 초보감독으로 부임한 거스 히딩크는 첫 풀 시즌에 덜컥 트레블을 완성했다. 챔스 4강에서 레알을 꺾은 에인트호번은 벤피카(포르투갈)와의 결승에서 승부차기 끝에 역사를 썼다. 간판 미드필더 루드 굴리트를 AC밀란(이탈리아)에 팔고 난 첫 시즌에 이룬 성과였기에 히딩크의 지도력과 선수단 장악력은 더욱 조명받았다. 히딩크는 일흔이 넘은 지금도 사령탑 러브콜을 받고 있는데 히딩크 신화의 시작이 바로 1988년 에인트호번 시절이었다.



다음은 그 유명한 맨유의 1998-1999시즌 트레블이다. 프리미어리그에서 막판 역전 우승에 성공한 맨유는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4강에서도 다 진 것 같은 경기를 되돌려 결국 우승까지 내달렸다. 라이벌 아스널과의 준결승 종료 직전 골키퍼 피터 슈마이켈의 페널티킥 선방과 연장전에서 라이언 긱스가 수비수 4명을 따돌리고 터뜨린 결승골은 지금도 회자되는 명장면이다. 챔스 결승은 더 짜릿했다. 로이 킨과 폴 스콜스의 경고누적 결장 탓에 바이에른 뮌헨(독일)의 우승 전망이 뚜렷한 상황. 실제로 0대1로 끌려가던 맨유는 그러나 후반 추가시간 터진 두 교체 멤버 테디 셰링엄과 올레 군나르 솔샤르의 연속골로 기적을 건져 올렸다. 당시 사진과 영상 속의 데이비드 베컴과 긱스, 게리 네빌, 니키 버트 등 ‘퍼기(퍼거슨)의 아이들’의 모습은 언제나 축구 팬들의 가슴을 뛰게 한다.

바르셀로나는 트레블을 두 차례 달성한 유일한 팀이다. 주제프 과르디올라 감독의 부임 첫해인 2008-2009시즌 최전방 사뮈엘 에토오와 측면의 티에리 앙리, 리오넬 메시로 스페인을 넘어 유럽을 제패했다. 당시 챔스 결승 상대 맨유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웨인 루니, 라이언 긱스, 박지성 등으로 맞불을 놓았지만 0대2로 돌아섰다. 바르셀로나는 6관왕 신기록을 썼다. 2014-2015시즌의 바르셀로나도 신임 루이스 엔리케 감독에 대한 불안감을 트레블을 넘어선 5관왕으로 비웃었다. 당시 챔스 결승 상대는 유벤투스였다. 분데스리가 ‘1강’ 뮌헨도 빼놓으면 섭섭하다. 2013년 리그와 독일컵을 간단히 평정한 뮌헨은 챔스 결승에서 도르트문트(독일)를 제압, 트레블의 마지막 단추를 끼웠다.

앞서 2010년은 조제 모리뉴의 해였다. 모리뉴는 1965년 이후 멀어졌던 인터밀란의 유럽 제패 꿈을 되살려놓았다. 디에고 밀리토와 에토오, 베슬러이 스네이더르 등이 주축이 된 인터밀란은 챔스 4강에서 바르셀로나를, 결승에서 뮌헨을 연파했다. 2004년 포르투(포르투갈)에서도 챔스 우승을 이끌었던 모리뉴는 트레블 직후 “각기 다른 3개 구단에서 챔스를 제패하는 첫 감독이 되고 싶다”는 말을 남기고 인터밀란을 떠났다. 모리뉴는 이후 레알과 첼시(잉글랜드)를 거쳐 올 시즌 맨유로 건너갔지만 세 번째 챔스 트로피는 들어 올리지 못했다. 맨유 팬들은 그가 인터밀란에서 그랬던 것처럼 부임 두 번째 시즌에 대업을 이루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을 것이다. 물론 현재 결승에 올라있는 유로파리그에서 우승, 챔스 출전권을 얻는 게 먼저다.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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