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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와치] 전용기 타고 럭셔리 세계 일주...VVIP서비스의 진화 끝이없다

<슈퍼럭셔리 경제학>

럭셔리 개념 단순 고가 사치품 넘어

프리미엄·차별화된 경험으로 확산

1억5,000만원 달하는 여행상품 등

'슈퍼리치'들을 위한 서비스 잇따라

명품·백화점 "특급쇼퍼가 매출 좌우"

프라이빗 쇼핑 등 통해 고객확보 나서





#1달가량 안식년을 맞은 이모 씨는 오는 27일부터 6월14일까지 19일간 포시즌스 전용 프라이빗 제트기를 서울에서 타고 출발해 도쿄·홍콩·치앙마이·뭄바이·플로렌스·리스본·코펜하겐·파리 등 유럽과 아시아 지역 9개 도시를 여행한다. 일명 ‘포시즌스 컬리너리 디스커버리’ 패키지는 전용기로 최소한 동선을 줄이고 각 도시의 포시즌스 호텔에 투숙하며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을 포함해 최고 수준의 다채로운 일품 요리를 경험하도록 했다.

출발지인 서울에서는 창덕궁을 비공개 방문하는 것으로 시작해 한식의 대가라 불리는 이정국 셰프 자택의 유명한 ‘농장에서 식탁에 그대로 올린’ 요리를 경험할 수 있다. 그림같이 아름다운 북한산 자락에 있는 진관사를 방문해 불교 사찰 음식 준비법을 배우며 광주요를 방문해 한국 문화도 엿보고 전통 한국 도자기를 직접 빚는 시간도 갖는다. 다음날 바로 도쿄로 옮겨서는 미슐랭 3스타 프렌치 레스토랑 ‘레페르베상스’에서 프라이빗 디너를 즐기고 영화 ‘킬 빌’에서 검투 장면을 안무한 시마구치 테츠로에게 검투도 배운다.

홍콩에서는 미슐랭 스타 셰프와 함께 하는 쿠킹 클래스를, 치앙마이에서는 푸른 정글을 배경으로 프라이빗 만찬 시간을 갖는다. 플로렌스에서는 키안티로 가서 중세 마을 산 미니아토의 숲에서 송로버섯 채집을 떠나기도 한다.



듣기만 해도 영화 같은 이 서비스는 포시즌스 호텔 앤 리조트가 2014년부터 시작했는데 포시즌스 서울이 최근 생기면서 이번 5월에 처음 포함됐다. 윤소윤 포시즌스 서울 홍보팀장은 “이런 패키지는 ‘내 인생 온리원 여행’이라고 생각해서 과감하게 투자하는 고객이 대부분일 것으로 생각했는데 이 패키지를 여섯 번째 참가하는 고객이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포시즌스 컬리너리 디스커버리 패키지는 자그마치 1억5,000만원에 달한다. 올해는 9월 3일부터 26일까지 24일간 문화 탐방을 테마로 시애틀·교토·몰디브·세렝게티·마라케시 등 8개국 9개 도시를 순회하는 ‘인터내셔널 인트리그’가 남아 있다.

VVIP 서비스는 어디까지일까. 남들과는 차별화된 경험을 원하는 고객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슈퍼 럭셔리 상품과 서비스가 갈수록 진화되고 있다. 최근 럭셔리라는 개념은 단순히 고가의 사치품을 넘어 이제는 나를 위한 프리미엄하고 차별화된 경험으로까지 확산되는 추세다. 따라서 슈퍼 럭셔리란 럭셔리의 끝판왕, 결정판, 정수(essence)라는 의미에다 보다 프라이빗한 개념이 더해지며 기업들의 고민은 깊어지는 모습이다.

포시즌스호텔의 경우처럼 VVIP 서비스를 펼치는 대표적인 업계는 역시 호텔이다.

롯데호텔이 야심 차게 선보인 6성급 호텔 ‘시그니엘 서울’은 공항 픽업 헬기 서비스나 도로를 이용할 때 롤스로이스로 안내하는 서비스를 펼친다. 고객에게 1대1 프라이빗 쇼퍼가 밀착해 어떤 제품이 필요하다고 하면 단시간에 원하는 제품을 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직접 상담해주고 면세점이나 백화점으로 직접 안내해준다.



백화점들도 다양한 VVIP 서비스로 충성 고객을 확보하는 데 전념한다.

갤러리아백화점은 지난 15일 ‘VIP데이’를 갖고 휴점인 월요일 VIP를 불러 핑거푸드 서비스를 펼치는 한편 이들에게만 대폭 할인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갤러리아백화점의 한 고객은 “이 VIP데이에 초대 받기 위해서라도 연간 VIP 회원 자격을 유지하려는 사람들이 많다”며 “뭔가 특별한 서비스를 받고 있다는 느낌이 좋다”고 귀띔했다. 현대백화점은 연간 1억원 이상, 누적으로 10억원 이상 매출을 일으킨 고객에게는 요트 이용·정박·수리 서비스 및 홈 피트니스 센터를 만들어주는 등 1년간 특별한 혜택을 제공하기도 한다.

이런 것들이 그나마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서비스라면 전혀 알려지지 않은 ‘그들만의 파티’도 넘쳐난다.

국내에 들어와 있지 않은 한 럭셔리 가방 브랜드는 매년 2~3차례 한국을 방문해 특급호텔의 스위트룸을 빌려 국내 VVIP 수십 명만 따로 초대해 프라이빗 쇼핑을 제공한다. 간단한 음식과 음료를 먹으며 브랜드 대표와 함께 다과 시간을 갖고 그로부터 직접 어울리는 제품을 추천 받는다.

몇 년 전 에비뉴엘에서는 4~5명의 초특급 고객을 불러다 헤어·메이크업·의상까지 스타일링 해주고 김용호 등 유명 사진작가를 초청해 독사진을 찍어 액자를 선물하는 서비스로 쇼퍼들의 감동을 자아내기도 했다. 개인당 스타일링 비용만 2,000만원에 달했다. 한 고객은 “시즌마다 VVIP 서비스가 다른데 할리우드를 데려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쇼파드 럭셔리 주얼리 브랜드는 왕복 퍼스트클래스 비행기 표를 끊어주고 파리 칸느 영화제에 보내주기도 해 퍼스트 쇼퍼들의 깊은 감동을 끌어내기도 했다. 루이비통은 VVIP를 대상으로 1달가량 유럽 크루즈 여행을 보내주기도 하며 한 수입 주류 업체는 20명가량의 고객을 불러 제주도에서 폴로 게임을 한 후 ‘위대한 개츠비’에 나오는 영화 같은 프라이빗한 만찬을 제공해 고객 관리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명품 업계 관계자는 “럭셔리 업계에서는 큰손인 VVIP를 어떻게 만족시키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지 무대 뒤 전쟁이 치열하다”면서 “서비스의 내용과 품질에 따라 적게는 수억원 많게는 수백억원까지의 매출이 왔다갔다 한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따라서 사내에 이처럼 전문 서비스를 만드는 팀이 존재할 정도”라면서 “일급 정보에 포함시켜 밖으로 유출되는 것을 극히 조심하고 이 같은 서비스 정보를 고객들에게도 공유하지 못하도록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심희정기자 yvett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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